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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투자, 8조5000억달러 회수 가능할까…월가 거품론 재점화

코어위브 주가·신용위험 악화에 AI 투자 지속 가능성 논란
가트너 "2030년까지 예상 매출 최대 3조6000억달러"…투자 회수 부담 경고
코어위브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코어위브 로고. 사진=로이터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에 천문학적인 자금이 투입되는 가운데 월가에서 AI 투자 열풍의 지속 가능성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막대한 부채를 안고 사업을 확장해 온 코어위브의 주가가 급락하고 신용위험이 높아지면서 AI 산업이 투자비용을 충분히 회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은 AI 투자 과열을 경고하는 신호가 잇따르는 가운데 월가 전문가들이 최근 시장 불안을 일시적인 조정으로 볼지, AI 투자 거품 붕괴의 전조로 판단할지를 놓고 엇갈린 견해를 내놓고 있다고 18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번 논쟁의 중심에는 AI 전용 클라우드 인프라 업체 코어위브가 있다.

최근 코어위브의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고 기업의 채무불이행 위험을 반영하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급등했다.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에 대한 투자 규모가 계속 늘어나는 상황에서 높은 차입 비용과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포춘은 “AI 관련 투자 규모가 수조달러에 이르는 만큼 향후 AI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매출이 대규모 설비투자를 정당화할 수 있을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 코어위브 신용위험 급등…월가 "이번에도 거짓 경보일 수 있다"

AI 투자 거품에 대한 경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2년 말 오픈AI의 챗GPT 등장 이후 AI 관련 주가가 급등할 때마다 시장에서는 거품 붕괴 가능성이 제기됐다.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이 2조달러, 3조달러, 4조달러, 5조달러를 넘어설 때에도 주가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형 기술업체들의 막대한 설비투자와 차입 확대도 경고 요인으로 지목됐다.
지난해 초 중국 딥시크가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개발한 AI 모델을 공개하자 미국 기술업체들의 막대한 AI 투자 필요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의 AI 거품 관련 발언과 투자자 마이클 버리의 하락 베팅 역시 시장의 불안을 키웠다.

올해 들어서는 이란 전쟁과 한국 증시 급락, AI 업체들 사이의 순환적 자금 거래 등이 새로운 위험 요인으로 거론됐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에도 기업 실적은 높은 성장세를 유지했고 미국 증시는 여러 차례 반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댄 그린하우스 솔러스얼터너티브애셋매니지먼트 전략가는 코어위브의 최근 위기가 AI 투자 붕괴가 임박했다는 확실한 신호는 아니라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 16일 CNBC와 인터뷰에서 “지난 3년간 투자자들이 새로운 약세 신호를 강세장 종료의 증거로 받아들였지만 결국 증시는 다시 고점을 높였다”고 지적했다.

그린하우스 전략가는 "지난 3년 동안 탄광 속 카나리아를 얼마나 많이 죽였느냐"고 반문했다.

과거에도 AI 투자 붕괴를 알리는 경고로 해석된 사건들이 많았지만 실제로는 상승장이 계속됐다는 의미다.

그는 이번 코어위브 사태도 과거의 다른 경고와 비교해 특별히 더 큰 의미를 부여할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다.

◇ 금리 상승에 차입 의존 AI 업체 압박…코어위브 위험 집중


그렇다고 AI 투자에 대한 위험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포춘은 이란 전쟁과 국제유가 상승 여파로 채권금리가 20여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갔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도 물가 상승 압력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다시 인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채권 발행과 차입을 통해 AI 인프라 투자를 확대해 온 업체들에 대한 시장의 경계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재무구조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기업들은 금리 상승에 따른 부담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

그린하우스 전략가는 코어위브의 무담보 채권이 집중적인 매도 압력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코어위브를 AI 인프라 투자 가운데서도 위험도가 높은 분야에 속하는 기업으로 평가했다.

다만 대만 TSMC 등 AI 반도체 공급업체들의 실적은 여전히 견조한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인프라 투자 전반이 동시에 무너지는 상황과 재무구조가 취약한 일부 기업에 위험이 집중되는 상황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그린하우스 전략가는 금리가 계속 상승하면 AI 산업의 모든 기업이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금리가 현 수준에서 추가로 0.25%포인트 또는 0.5%포인트 상승했을 때 위험이 본격적으로 드러날지는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리가 높아질수록 투기적 성격이 강한 AI 투자 분야의 수익성이 더 엄격한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코어위브 경영진은 시장의 우려를 반박하고 있다.

마이크 인트레이터 코어위브 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시장이 상황을 잘못 이해하고 비합리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회사가 확보한 계약 잔액이 부채 상환 의무를 감당하기에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코어위브의 주주인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도 지원에 나섰다.

황 CEO는 블룸버그와 최근 인터뷰에서 코어위브에 별도의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지 않다며 회사의 경쟁력이 날마다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 가트너 "AI 데이터센터 8조5000억달러 매출 필요"…수익 전망은 절반 이하


AI 투자 거품을 둘러싼 논쟁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실제 수익 창출 능력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지난 14일 AI 데이터센터 운영업체들이 2030년까지 설비투자와 금융비용을 회수하고 12%의 수익률을 확보하려면 누적 매출 8조5000억달러(약 1경1371조3000억원)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AI 데이터센터로 유입될 기업과 소비자 대상 AI 서비스 매출은 최대 3조6000억달러(약 4816조8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두 수치 사이에는 약 4조9000억달러(약 6555조2200억원)의 차이가 발생한다.

가트너는 이러한 투자와 수익의 불균형으로 2032년까지 4조달러(약 5351조2000억원)가 넘는 AI 데이터센터 자산이 가치 하락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AI 기술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더라도 인프라 투자에 들어간 막대한 자금을 모두 회수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는 의미다.

포춘은 높은 매출 성장 전망만으로는 현재 진행 중인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를 정당화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 뱅크오브아메리카 "AI 투자도 전형적인 과잉투자 사이클"


미국 대형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도 AI 투자 열풍이 과거의 전형적인 자본투자 사이클과 유사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분석가들은 16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 초기에는 높은 이익률이 형성되지만 이것이 과도한 투자와 공급능력 확대, 경쟁 심화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기술 자체가 기대에 부응하더라도 투자자들이 예상했던 수익률을 실현하지 못하는 사례가 반복됐다는 설명이다.

AI 산업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개방형 AI 모델을 중심으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AI 서비스 가격에 하락 압력이 커지고 있다.

기업들의 AI 관련 지출 증가세도 둔화하기 시작했다.

AI 서비스 이용량을 나타내는 토큰 처리량은 증가하고 있지만 토큰당 가격 하락으로 매출 증가 효과가 충분히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기대했던 수준의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는 현상이 과거 자본투자 사이클에서도 나타났던 대표적인 실패 유형이라고 평가했다.

포춘은 “AI 산업의 실적과 수요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평가가 존재하는 한편 높은 금리와 막대한 차입 부담, 투자 대비 수익 부족 가능성이 시장의 새로운 위험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월가에서는 최근 코어위브의 신용위험 급등이 일부 업체에 국한된 문제인지, AI 투자 열풍 전반의 수익성 악화를 예고하는 신호인지를 두고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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