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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자 잠들었다는 테슬라, 경찰차 충돌…경찰관 2명 중상

미국 캘리포니아 고속도로서 사고…운전자 "FSD 켜고 잠들었다" 진술
통제된 4개 차로 진입해 순찰차 추돌…FSD 실제 작동 여부 조사 중
지난 2024년 10월 12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에서 FSD 기능으로 주행하는 테슬라 모델3 화면에 운전자의 전방 주시를 요구하는 경고가 표시돼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24년 10월 12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에서 FSD 기능으로 주행하는 테슬라 모델3 화면에 운전자의 전방 주시를 요구하는 경고가 표시돼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에서 운전자가 잠들었다고 진술한 테슬라 차량이 사고 현장에 정차해 있던 경찰 순찰차를 들이받아 경찰관 2명이 중상을 입었다.

운전자는 사고 당시 테슬라의 주행보조 시스템인 '완전자율주행(FSD)' 기능을 사용하고 있었다고 주장했으나 실제 작동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미국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은 16일(이하 현지시각) 캘리포니아주 페어필드의 고속도로에서 테슬라 차량이 교통사고 현장을 통제하던 경찰 순찰차와 충돌했다며 사고 경위와 FSD 안전성 문제를 18일 보도했다.

이번 사고는 지난 13일 자정 직전 캘리포니아주 페어필드의 80번 주간고속도로 동쪽 방향 에어베이스 파크웨이 서쪽 구간에서 발생했다.

캘리포니아 고속도로순찰대(CHP)에 따르면 당시 경찰관들은 약 1시간 전 발생한 사망 교통사고를 처리하고 있었다.

앞선 사고에서는 샌파블로에 거주하는 19세 운전자가 혼다 시빅 차량의 통제력을 잃은 뒤 쉐보레 타호와 충돌해 숨졌다.

경찰은 사고 처리를 위해 고속도로 4개 차로를 폐쇄하고 조명탄과 교통안전용 원뿔 표지판을 설치해 차량 진입을 막고 있었다.

그러나 새크라멘토에 거주하는 22세 남성이 운전하던 테슬라 차량이 고속도로 주행 속도로 통제 구역에 진입해 경찰관 2명이 탑승한 닷지 차저 순찰차를 들이받았다.

경찰관 2명은 중상을 입었으며 테슬라 운전자는 경상을 입었다.

CHP는 15일 사고 장면이 담긴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했다. 충돌 장면은 사고를 당한 순찰차와 현장에 있던 다른 차량의 카메라에 포착됐다.

◇운전자 "FSD 작동 중 잠들었다"…차량 기록 확인 필요

사고를 낸 테슬라 운전자는 경찰 조사에서 FSD 기능을 사용한 상태로 운전하다 잠들었다고 진술했다.

다만 CHP는 사고 당시 FSD가 실제 작동하고 있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운전자의 진술 외에 이를 입증하는 차량 운행기록이 아직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렉트렉은 “테슬라의 차량 운행기록을 확인해야 사고 당시 FSD 작동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전했다.

현재 사고 차량의 구체적인 모델과 소프트웨어 버전도 공개되지 않았다.

테슬라의 FSD는 운전자의 감독을 전제로 차량의 조향과 가속, 제동 등을 지원하는 기술이다.

이름에 완전자율주행이라는 표현이 포함돼 있지만 운전자가 주행 상황을 계속 감시하고 필요한 경우 즉시 차량을 제어해야 한다는 뜻이다.

CHP는 사고 이후 발표한 성명에서 “FSD가 운전자의 주의 의무를 대신할 수 없으며 기술이 운전자의 안전한 차량 운행 책임을 없애주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사고 현장에는 차로 폐쇄를 알리는 조명탄과 표지판이 설치돼 있었지만 테슬라 전기차는 이를 지나 통제 구역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앞선 사망사고와 테슬라 충돌사고의 정확한 경위를 계속 조사하고 있다.

◇테슬라 긴급차량 충돌 반복…2023년 200만대 이상 리콜

테슬라 차량이 경찰차나 소방차 등 긴급차량과 충돌한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2021년 8월 테슬라 차량이 정차 중인 경찰차와 소방차 등에 충돌한 사고가 잇따르자 오토파일럿 시스템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당시 사고 가운데 상당수는 야간에 발생했으며 현장에는 조명탄과 교통안전 표지판, 긴급차량의 경광등 등이 설치돼 있었다.

이러한 조사 이후 테슬라는 2023년 12월 미국에서 차량 200만대 이상을 대상으로 리콜을 실시했다.

테슬라는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운전자의 주의 상태를 확인하고 경고하는 기능을 강화했다.

그러나 FSD 기능을 사용하던 차량이 경찰 순찰차와 충돌하는 사고는 이후에도 발생했다.

2024년 6월에는 캘리포니아주 풀러턴에서 FSD를 사용하던 테슬라 차량이 사망 교통사고 현장에 정차해 있던 경찰 순찰차를 들이받았다.

당시 운전자는 사고 발생 전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었다고 인정했다.

일렉트렉은 이번 페어필드 사고가 2021년부터 미국 교통안전 당국이 조사해 온 긴급차량 충돌 문제와 유사한 상황에서 발생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다만 이번 사고에서 FSD가 실제로 작동했는지 확인되지 않은 만큼 사고 원인을 시스템의 결함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운전자 감시 기능도 도마…잠든 운전자 감지했는지 주목

이번 사고에서는 테슬라의 운전자 감시 기능이 제대로 작동했는지도 주요 조사 대상이 될 전망이다.

테슬라의 감독형 FSD는 실내 카메라 등을 이용해 운전자가 전방을 주시하는지 확인하도록 설계됐다.

운전자가 주행 상황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경고를 보내고 필요한 경우 시스템 작동을 중단하는 방식이다.

일렉트렉은 운전자가 실제로 잠들었다면 운전자 감시 시스템이 이를 감지했어야 한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운전자가 잠든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과 카메라가 운전자의 상태를 제대로 감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로서는 어느 쪽인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일렉트렉은 과거 테슬라의 운전자 감시 기능을 간단한 물체로 우회할 수 있다는 문제를 보도한 바 있다.

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12월 FSD 사용 중 주변 교통 상황에 따라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한 점도 지적했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운전 중 문자메시지 사용이 금지돼 있다.

일렉트렉은 운전자에게 주행 감시 책임이 있다는 사실과 별개로 테슬라 역시 시스템 설계와 운전자 감시 기능의 실효성에 대한 책임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평가했다.

특히 테슬라가 감독 없는 FSD 기능의 도입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운전자 개입 없이 긴급상황을 얼마나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일렉트렉은 FSD의 성능이 개선되면서 운전자들이 시스템을 지나치게 신뢰하고 주행 감시를 소홀히 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일렉트렉은 “이번 사고 역시 운전자의 진술과 차량 기록을 대조해 실제 시스템 작동 여부를 확인해야 하지만 첨단 주행보조 기술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 초래할 수 있는 위험을 다시 부각시켰다”고 덧붙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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