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은행 27곳 중위 ROE 1.61% '최악 수익성'… 도이체방크, 칭다오 이어 충칭 지점 폐쇄
HSBC·스탠다드차타드 지점 통폐합 가속… 국영은행 벽 부딪혀 '디지털·WM' 선택과 집중
외은 자산 비중 1.3% 불과… 1인당 운용자산(AUM) 2.1배 높은 '고액자산가·크로스보더' 승부
HSBC·스탠다드차타드 지점 통폐합 가속… 국영은행 벽 부딪혀 '디지털·WM' 선택과 집중
외은 자산 비중 1.3% 불과… 1인당 운용자산(AUM) 2.1배 높은 '고액자산가·크로스보더' 승부
이미지 확대보기예금 수취와 일반 대출 등 마진이 낮고 망 유지비가 많이 드는 전통 소매금융(리테일)을 과감히 덜어내고, 초고액 자산가 대상 자산관리(WM)와 국경 간 무역·투자(크로스보더) 등 고부가가치 비즈니스로 체질을 전환하는 이른바 '선택과 집중' 전략이다.
10월 18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씨티그룹이 중국 소매금융 사업에서 공식 철수한 데 이어 도이체방크, HSBC, 스탠다드차타드(SC) 등 주요 글로벌 은행들이 잇달아 중국 내 2선 도시 거점 지점을 닫고 있다.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체방크(중국)는 올해 초 칭다오 지점을 정리한 데 이어 지난달 충칭 지점 폐쇄를 공식화했다. 이로써 도이체방크가 중국 본토에 운영하는 오프라인 지점은 베이징 본사를 포함해 단 4곳으로 줄어들었다. HSBC와 스탠다드차타드 역시 지난 12개월 사이 각각 충칭 지점을 폐쇄했으며, HSBC는 수도 베이징의 일부 하위 지점까지 통폐합했다.
중위 ROE 1.6%… "중국 은행 시스템 내 최하위 수익성"
외국계 은행들이 지점망 축소에 나선 근본적인 원인은 극심한 수익성 악화다.
싱가포르국립대학교(NUS) 방문 선임연구원인 제이슨 베드포드(Jason Bedford)가 분석한 중국 내 27개 외자 독립법인 은행의 연간 재무제표에 따르면, 이들 은행의 지난해 자기자본이익률(ROE) 중위값은 1.61%에 그쳤다.
베드포드 연구원은 "통상 은행업에서 건강한 수준으로 평가받는 'ROE 10% 이상'을 달성한 외국계 은행은 27곳 중 단 2곳에 불과했다"며 "외국계 은행군은 현재 중국 은행 시스템 전체를 통틀어 단연코 가장 수익성이 떨어지는 취약 집단"이라고 꼬집었다.
중국 정부 공식 통계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중국 내 41개 외자계 금융기관의 총자산은 4조 8,700억 위안(약 7,270억 달러)으로, 400조 위안을 웃도는 중국 은행 산업 전체 자산의 1.3%에 불과하다.
거대한 점포망과 수십만 명의 직원을 거느린 공상은행·건설은행 등 중국 4대 국영 상업은행과의 규모의 경제 싸움에서 외국계 은행이 애초에 경쟁 상대가 될 수 없었다는 분석이다.
"후퇴 아닌 오프라인 다이어트"… PB 1인당 AUM은 국내 은행의 2.1배
국제신용평가사 피치(Fitch Ratings)의 그레이스 우(Grace Wu) 금융기관 수석디렉터는 외은의 지점 폐쇄를 단순한 철수가 아닌 '선택적 네트워크 최적화'로 규정했다.
우 디렉터는 "모바일 뱅킹 등 금융 디지털화의 진전으로 단순 입출금 오프라인 점포에 대한 의존도가 급감했다"며 "외국계 은행의 오프라인 감축은 중국 당국이 부실 농촌·소형 은행 670여 곳을 강제 정리한 '금융 리스크 축소 캠페인'과는 결이 다른 독자적 생존 전략"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외국계 은행들은 일반 점포를 줄이는 대신 고액 자산가를 위한 프리미엄 '웰스 센터(Wealth Centre)'로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
중국 금융 데이터에 따르면 외국계 은행 프라이빗 뱅킹(PB) 고객 1인당 운용자산(AUM)은 중국 로컬 은행 대비 평균 2.1배에 달한다.
HSBC 대변인은 지점 철수 논란에 대해 "2024년 이후 중국 본토 11개 주요 거점 도시에 총 15개의 특화 웰스 센터를 신설했다"며 자산관리 중심 재편을 분명히 했다. 스탠다드차타드와 도이체방크 역시 "시장 상황에 맞춘 탄력적 점포 조정일 뿐, 중국 시장에 대한 장기적 약속과 투자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19일 개막 '금융가포럼' 개방 기대… "본사와 잇는 가교 가치는 여전"
금융 전문가들은 중국 법인의 낮은 표면 ROE만으로 외국계 은행의 중국 비즈니스 가치를 속단할 수 없다고 설명한다.
중국 본토 라이선스를 유지함으로써 현지 대기업의 해외 진출, 역외 채권 발행, 무역금융 등 해외 본사 및 글로벌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막대한 '크로스보더 수수료 이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오는 19일 개막하는 베이징 '금융가포럼(Financial Street Forum)'에서 판궁성 인민은행장 등이 참석해 파생상품 시장 개방과 국경 간 자본 연계(커넥트) 확대 등 추가 개방 카드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외국계 은행들의 역할은 전통 예대마진에서 글로벌 자본 중개로 급속히 이동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