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계 브랜드 점유율 12.9%→28.1%…하이브리드 증가폭 전기차의 두 배
EU와 관세 보조 맞춰도 효과 제한 우려…재쿠7은 9월 판매 1위
EU와 관세 보조 맞춰도 효과 제한 우려…재쿠7은 9월 판매 1위
이미지 확대보기영국이 중국산 전기차에 유럽연합(EU) 수준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중국 자동차업체들의 영국 시장 공세를 막기에는 전기차 관세만으로 부족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계 자동차업체들이 배터리 전기차뿐 아니라 추가 관세의 직접적인 대상이 되지 않는 하이브리드차 판매도 빠르게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CNBC는 영국이 EU와 무역정책을 맞추기 위해 중국산 전기차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지를 놓고 어려운 선택에 직면했다고 9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현재 영국은 중국산 전기차에 중국을 겨냥한 별도 관세를 부과하지 않고 일반 수입차와 마찬가지로 10%의 기본 관세만 적용한다.
반면 미국은 중국산 전기차에 100% 관세를 부과해 사실상 시장 진입을 차단했다. EU도 모든 수입차에 적용되는 10% 관세 외에 중국산 전기차에 업체별로 최대 35.3%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영국이 관세 정책 변경을 검토하는 배경에는 EU가 추진하는 '메이드 인 유럽' 정책이 있다.
EU는 유럽에서 생산한 제품을 공공조달과 정부지원, 산업정책에서 우대하는 산업가속화법을 추진하고 있다. 영국이 이 제도의 장벽을 피하고 EU 시장에서 자국 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중국산 전기차 관세를 포함해 EU 무역정책과 더 밀접하게 보조를 맞춰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영국 정부 대변인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추가 관세를 아직 부과하지 않았다면서 업계와 긴밀히 협의해 자동차산업과 국익을 반영한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계 자동차 점유율 1년 만에 두 배 이상
영국이 관세 문제를 고민하는 사이 중국 자동차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자토 다이내믹스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중국계 자동차업체의 배터리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등록 대수는 51만9424대에 달했다.
시장 점유율은 28.1%로 지난해 같은 기간 12.9%에서 두 배 이상으로 뛰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하이브리드차다.
같은 기간 중국계 업체의 하이브리드 등록 증가 대수는 6만2655대로 배터리 전기차 증가분 3만2565대의 거의 두 배에 달했다.
폴 힐튼 자토 다이내믹스 소매부문 책임자는 중국에서 생산한 배터리 전기차만 겨냥한 관세로는 시장 확대의 한 부분만 늦출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이브리드차 판매 확대와 중국 이외 지역에서 생산되는 차량은 물론 비용, 공급망, 신차 개발 속도 등 중국 업체들이 가진 경쟁력까지 관세 하나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힐튼은 “지속 가능한 대응을 위해서는 무역구제 조치와 함께 영국 내 생산 확대, 경쟁력 있는 에너지·배터리 비용, 충전 인프라, 인력 육성, EU 시장 접근 규정과의 연계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테무 레인지로버' 재쿠7, 영국 판매 1위
중국 브랜드의 약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모델은 체리자동차 계열 재쿠의 중형 SUV 재쿠7이다.
재쿠7은 지난달 영국에서 1만814대가 판매돼 테슬라 모델3, 포드 푸마, 기아 스포티지를 제치고 전체 자동차 판매 1위에 올랐다.
영국에서는 레인지로버와 비슷한 외관에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을 갖췄다는 의미에서 '테무 레인지로버'라는 별명도 붙었다.
재쿠7의 영국 판매가격은 약 2만9000파운드(약 5160만원)부터 시작한다.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츠의 약 4만5500파운드(약 8090만원)보다 크게 낮다.
중국 업체들이 전기차에 국한되지 않고 하이브리드와 다양한 가격대의 모델로 판매를 확대하면서 영국의 관세정책도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EU 맞추면 중국 보복 가능성
영국에는 EU와의 관계 개선이라는 또 다른 문제가 있다.
앤디 번햄 영국 총리는 2020년 EU를 공식 탈퇴한 이후 소원해진 양측 관계를 다시 긴밀하게 만들겠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EU 측은 지난달 영국이 '메이드 인 유럽'에 따른 무역장벽을 피하려면 중국산 전기차 관세를 높이고 EU의 무역정책과 더 밀접하게 연계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영국이 중국산 전기차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 중국의 보복 가능성이 커진다.
주영 중국대사관은 지난 6일 영국의 추가 관세 검토 보도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중국 제품을 겨냥한 차별적인 관세 인상이나 제한조치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리코 루먼 ING 운송·물류 부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영국과 EU의 자동차 무역정책 차이가 확대될수록 영국이 EU와 동등한 경쟁환경을 유지하기 위한 선택지는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중국산 배터리 전기차에만 관세를 부과하더라도 하이브리드차와 중국 밖에서 생산되는 중국 브랜드 차량까지 막기는 어렵다.
CNBC는 중국 자동차업체들의 영국 시장 확대가 전기차를 넘어 하이브리드와 현지·역외 생산으로 넓어지고 있어 영국의 관세 선택이 단순한 전기차 문제를 넘어 자동차 산업 전체의 경쟁정책 문제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