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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버틴 거대 송전망 흔드는 중국산 배터리값 60% 급락…한국산 가격 벽 넘어야

- 중국발 장주기 저장 장치 단가 급락 속 중앙집중형 전력망 존립 기반 균열
- 북미전력신뢰도공사 계통 스트레스 경고 속 카네기멜런대 연구진 분산화 제언
- 5년 내 전 세계 배터리 판매량 2배 전망 속 미국산 한국 배터리 가격 과제 부상
전력망용 배터리 가격이 2020년 이후 실질 기준으로 60%가량 하락하면서 백 년 넘게 이어진 중앙집중형 송전망 체계의 경제성이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 LA 송전탑 모습.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전력망용 배터리 가격이 2020년 이후 실질 기준으로 60%가량 하락하면서 백 년 넘게 이어진 중앙집중형 송전망 체계의 경제성이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 LA 송전탑 모습. 사진=로이터

전력망용 배터리 가격이 2020년 이후 실질 기준으로 60%가량 하락하면서 백 년 넘게 이어진 중앙집중형 송전망 체계의 경제성이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

에너지 전문 매체 오일프라이스닷컴은 2026년 10월 8일(현지시각) 재생에너지와 배터리를 결합한 분산형 시스템이 기존 초고압 송전선 중심 전력망 공급 가격을 정면으로 위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기업이 저가 장주기 배터리 공급을 주도하는 가운데 국가 안보 위협을 차단하려는 미국 시장에서는 중국산 대비 최대 50% 비싼 미국 현지 생산 한국 배터리의 가격 경쟁력 확보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중앙 발전망 전제 흔드는 배터리 단가 하락


전통 전력망은 대형 중앙 발전소가 소형 분산 발전 시설보다 전기를 저렴하게 생산한다는 원칙과 대규모 전력 저장이 기술적으로 어렵다는 전제 위에 세워졌다. 이 논리는 한 세기 동안 유효했으나 2010년 이후 재생에너지 발전 단가가 낮아지면서 균열이 생겼다. 재생에너지는 발전량이 불규칙하다는 약점을 안고 있었으나 대용량 배터리가 이를 메우기 시작했다.
저장 장치 가격 하락을 이끈 주체는 중국 제조업체들이다. 중국의 한 배터리 제조사는 16시간 동안 방전할 수 있는 장주기 배터리 생산 계획을 제시했다. 발전 사업자는 수요처 인근에 재생에너지와 배터리를 묶어 기존 송전망 공급 가격에 맞서는 패키지를 구성할 수 있게 됐다.

재생에너지는 연료비가 들지 않아 지역 간 전력 가격 격차를 좁힌다. 원거리 송전선 융통 수요 자체를 줄이는 효과를 낸다. 배터리 저장 장치가 피크 시간대 공급을 보완하면서 과거 발전소 가동 중단 시 타 지역 계통에 의존하던 부하 다변화 체계도 점차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사이버 안보 위험과 비중국 공급망의 가격 장벽


초고압 송전망 자체의 신뢰도 하락도 분산화를 재촉하는 요인이다. 북미전력신뢰도공사는 전력 수요 증가 속도에 맞추지 못한 송전망의 병목과 스트레스가 계속 심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변압기 고장이나 미국 오하이오주 수목 접촉 사고가 대규모 광역 정전으로 이어졌던 구조적 취약점이 도마 위에 올랐다.

카네기멜런대학교 헨리 크레이사와 피비 베니치 연구원은 국가 안보 측면에서 전력 계통 분산화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중국 정부의 사이버 공격이나 통제를 벗어난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미국 송전망을 침투해 마비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두 연구원은 배터리 기반 분산형 전력망을 구축해야 사이버 공격의 피해 범위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짚었다.

문제는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을 중국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장비 내 악성 코드 삽입이나 부품 공급 차단 우려 때문에 미국은 중국산 배터리 도입을 기피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내 생산 기반을 갖춘 한국 기업 배터리를 조달하는 방안이 유력하지만, 이 경우 중국산 제품보다 가격이 최대 50% 비쌀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5년 내 판매량 2배 성장과 분산화 가속


세계 배터리 판매량은 향후 5년 안에 두 배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판매 증가분의 상당수는 미국과 유럽을 제외한 제3국 시장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며, 가격 우위를 갖춘 중국 기업들이 해당 시장을 선점할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시장에서는 높은 조달 비용에도 분산형 배터리 시스템 도입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신규 송전선 건설과 인허가에 수년이 걸리는 중앙 전력망의 경직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다. 송전망 증설이 지연되는 사이 수요처들은 빠른 설치와 전력 공급이 가능한 배터리 저장 설비로 눈을 돌리고 있다.
반대 시나리오도 존재한다. 초고압 송전선 효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신소재가 상용화되거나 소형원자로를 비롯한 차세대 기저 발전원이 빠르게 보급될 경우 송전망 해체 속도는 둔화될 수 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저장 비용 하락에 기반한 분산화가 전력 산업의 현실적 대안으로 자리 잡는 모양새다.

미국 정부의 비중국산 배터리 지원 정책 실행 속도와 중국산 대비 50% 높은 가격 차이를 좁히는 시점이 전력 시장 재편의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인허가 병목에 갇힌 노후 송전망의 교체 속도 역시 분산형 전력 시스템 안착을 좌우하는 변수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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