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남미 8개국 무상 군사원조 5600만 달러로 2001년 이후 최저 수준 집계
우호 정권 들어서도 무상 지원 축소…미국산 무기 구매·국방비 증액 요구
블룸버그 "원조 축소 흐름, 미국의 영향력 유지 전략 한계 시사할 수 있어“
우호 정권 들어서도 무상 지원 축소…미국산 무기 구매·국방비 증액 요구
블룸버그 "원조 축소 흐름, 미국의 영향력 유지 전략 한계 시사할 수 있어“
이미지 확대보기블룸버그통신은 7일(현지시각) 산하 연구기관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자료를 인용해 중남미 우호국 군사원조가 200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가 무상 원조를 줄이는 대신 안보 비용 분담과 무기 구매를 요구하면서 워싱턴 안팎에서는 19세기 유럽의 서반구 개입을 막은 먼로 독트린을 빗대어 '돈로 독트린'이라 부르는 별칭도 거론되는 분위기다.
우호 정권 연쇄 집권에도 구매 압박
지난 2023년 이후 아르헨티나, 칠레, 페루, 콜롬비아 등 중남미 전역에서 친트럼프 성향 정부가 잇따라 들어섰고, 지난 1월 미군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한 베네수엘라 역시 미국과 손을 잡은 것으로 평가된다. 브라질에서도 트럼프 측근인 플라비우 보우소나루가 대선 결선 진출에 오르는 등 멕시코를 제외한 주요국 전반에 우호적 정치 지형이 형성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이들 우호 정부에 안보 자금을 무상 지원하기보다, 자체 국방 예산을 증액해 미국산 무기를 유상 구매하고 미국 주도의 마약 카르텔 소탕 작전에 동참하도록 요구하는 방식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처럼 무기를 무상 공여하는 대신 자국산 무기 구매를 대미 협력의 조건으로 내세우며 비용 부담을 압박하는 구조다.
워싱턴 전략국제연구센터의 헨리 지머 연구원은 "해외 군사 자금 지원은 이제 그만둬야 하고 해외 군사 판매가 대세"라면서 "군수품 수출은 미국의 산업 기반을 되살릴 수 있는 방법이지만 이를 공짜로 제공하려는 의지는 크지 않으며, 미국은 다른 나라들이 비용을 지불하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군사 지원 최저치와 군 파견 체제로 전환
블룸버그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남미 8개 경제국이 받은 무상 군사 원조는 5600만 달러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군사와 치안을 아우른 전체 안보 지원액 역시 2012년 20억 달러 이상에서 지난해 11억 달러(약 1조 4811억 5000만원)로 축소된 것으로 파악됐다.
전통적으로 미국 군사 원조의 최대 수혜국 콜롬비아는 8월 우익 성향 아벨라르도 데 라 에스프리엘라 정부 출범 후 신규 지원을 약속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미 국무부가 콜롬비아·에콰도르·페루·파나마 4개국에 배분할 추가 군사 자금 5200만 달러(약 700억 1800만원)조차 과거 클린턴 행정부 시절 콜롬비아 한 나라에 매년 수억~수십억 달러를 투입했던 '콜롬비아 계획'과 비교하면 극히 일부에 그친다는 분석이다.
재정 지원을 줄인 미국은 직접적인 병력 파견 중심의 개입 체제로 전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출범한 범죄 대응 체제인 미주 방패 협약에는 14개국이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은 최근 에콰도르 경찰 수색을 지원하고 파나마에서 정글 훈련을 진행했으며, 해상 마약 운반선 단속 작전 과정에서 220명 이상을 사살했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선별적 개입과 미국의 전략적 한계
이념적 성향이 대미 지원의 절대 기준은 아니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좌파 성향의 멕시코는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이 외국 군사 작전을 거부하면서도 오랜 핵심 협력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미국은 선거를 앞둔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밀레이 정부에는 자금 지원을 약속하고, 법원의 전직 대통령 쿠데타 혐의 철회를 거부한 브라질에는 관세를 매기는 등 선별적 압박 수단을 동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히메나 주니가와 코트니 맥브라이드 연구원은 분석 보고서에서 실제 지원 흐름이 공식 발언과 어긋난다는 견해를 밝혔다.
향후 전개 상황의 핵심은 중남미 국가들이 미국의 무기 구매 요구를 얼마나 수용할지 여부다. 무상 지원이 줄어든 상태에서 미국산 무기 도입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국가들이 중국 등 대체 협력국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제기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최삼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syis@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