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일프라이스, 2020년부터 누적된 중질유 부족이 빚은 구조적 위기 경고
- 2020년 세계 1인당 디젤 소비 16% 급감 후 미회복…경질유 증산 한계 노출
- 고도화 설비 갖춘 한국 정유 4사 중간유분 마진 방어 속 원유 조달비 상승 이중고
- 2020년 세계 1인당 디젤 소비 16% 급감 후 미회복…경질유 증산 한계 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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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세계 디젤과 항공유 공급 부족이 2026년 중동 분쟁 이전부터 누적된 구조적 결함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에너지 분석가 게일 트버그는 2026년 9월 30일(현지시각) 에너지 전문 매체 오일프라이스 기고를 통해 중간유분 공급 부족이 최소 2020년부터 지속됐다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 일대의 통항 위험과 해상 운송비 상승이 시장 불안을 키웠으나 근본 원인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가벼워진 원유가 부른 디젤 부족
디젤과 항공유를 아우르는 중간유분은 주로 무거운 중질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나온다. 최근 세계 원유 공급 증가는 가솔린과 석유화학 원료를 주로 생산하는 경질유에 쏠렸다.
미국의 셰일오일 증산이 초경질 원유와 가솔린 비중을 키웠으나 디젤 원료를 늘리는 데는 뚜렷한 한계를 보였다. 정작 산업 현장에 필요한 디젤 원료는 늘어나지 못한 채 공급 구조의 불균형만 심해졌다.
영국 에너지연구소가 발간한 2026 세계 에너지 통계 리뷰 자료를 보면 세계 1인당 디젤과 항공유 합산 소비량은 2005년을 정점으로 정체 국면에 머물렀다. 2020년에는 전년 대비 16% 급감한 뒤 종전 수준을 온전히 회복하지 못했다.
트버그는 채굴이 쉬운 재래식 원유 생산이 2005년 전후 정점에 도달한 뒤 중질유 신규 투자가 위축되면서 공급 결핍이 굳어졌다고 분석했다.
생산 원가 상승과 신흥국 소비 추월
중질유와 역청은 채굴과 정제뿐 아니라 황 성분 제거와 운송 전 단계에 막대한 에너지가 들어가 생산 단가가 높다. 트버그는 중질유 개발 원가를 맞추려면 같은 부피 기준 디젤 가격이 가솔린보다 훨씬 높게 형성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디젤 가격 상승은 농업과 물류비용을 자극해 식료품 물가를 끌어올린다. 물가를 잡기 위한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정유·석유 기업의 신규 유전 투자를 억제하는 악순환도 발생한다.
수요 구조도 달라졌다. 에너지연구소 자료 기준 연간 총소비량에서 중국, 러시아, 이란을 포함한 비선진국 그룹은 2020년을 기점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인 선진국 소비를 넘어섰다. 반면 선진국의 1인당 디젤·항공유 소비량은 서비스업 중심 산업 구조 전환 영향으로 2005년 이후 내림세를 나타냈다.
트버그는 원유 생산국과 소비국 사이의 가격 긴장이 현재의 지정학 갈등을 자극하는 복합 배경 가운데 하나라고 짚었다.
한국 정유업계의 정제마진 방어와 도입 원가 압박
중동산 중질 원유 도입 프리미엄과 해상 보험료가 동시에 뛰면 원재료 조달 부담이 함께 커진다. 중동 분쟁에 따른 운송 위험과 겨울철 수요가 겹치는 단기 국면에서는 배럴당 디젤 정제마진 강세가 실적을 방어할 수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화물 운송 수요 자체가 꺾이면 원유 도입 원가를 최종 제품 판매 가격에 전가하기 어려워 수익성이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수급 긴장이 해소되려면 초경질유를 화학 공정으로 가공해 중간유분을 대량 합성하는 기술이 조기 도입되거나 북남미 초대형 중질유전 프로젝트가 저비용 상업 생산 체제에 진입해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세계 석유 시장은 고비용 중간유분을 감내하며 공급망을 재편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