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인 물가 5.0% 치솟고 이탈리아 에너지값 25.9% 폭등
- 유럽중앙은행, 물가 목표 이탈 경고하며 수신금리 2.50%로 인상
- 중간유분 공급 부족에 정제마진 뛰자 한국 정유업계 수출 채산성 촉각
- 유럽중앙은행, 물가 목표 이탈 경고하며 수신금리 2.50%로 인상
- 중간유분 공급 부족에 정제마진 뛰자 한국 정유업계 수출 채산성 촉각
이미지 확대보기유럽 주요국 소비자물가가 중동 분쟁 여파로 다시 요동치는 가운데 유럽중앙은행은 2026년 9월 10일(현지시각)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전격 인상했다.
에너지 전문 매체 오일프라이스닷컴은 9월 30일 스페인의 9월 유럽연합 조화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5.0%를 기록해 수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고 보도했다. 유럽의 경유 수입 의존과 정제 마진 급등은 현지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동시에 중간 유분을 생산하는 한국 정유업계의 수익 지표에 직접 닿아 있다.
남유럽 강타한 에너지 쇼크와 스페인 물가
스페인 국립통계원은 연료와 윤활유 가격 상승이 전체 물가 오름세를 이끈 주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유럽연합(EU) 회원국 간에 물가 상승률을 정확하게 비교할 수 있도록 통일된 기준(조화)으로 계산한 소비자물가지수인 조화물가 상승률은 스페인의 경우 9월에 8월 4.6%에서 한 달 만에 5.0%로 뛰어올랐다. 스페인 국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도 4.9%로 집계됐다.
반면 석유류와 농산물을 제외한 스페인의 근원물가 상승률은 3.1%에 그쳤다. 전체 물가 지수와 근원물가 사이에서 나타난 1.9%포인트 격차는 순수하게 에너지 비용 상승이 물가를 끌어올렸음을 증명한다. 수입 원유 의존도가 높은 남유럽 국가들이 공급망 불안의 직격탄을 먼저 맞았다.
이탈리아 물가 급등과 중앙은행 정책 고심
이탈리아 통계청 잠정 집계에서도 헤드라인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월 3.3%에서 9월 4.2%로 가파르게 올라섰다. 정부 통제를 받는 규제 에너지 가격 상승률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5.9% 폭등했다. 시장에서 자율 거래되는 비규제 에너지 가격 상승률도 22.2%를 나타냈다.
이탈리아의 전체 에너지 가격은 22.3% 뛰었으나 근원물가 상승률은 1.7%에 머물렀다. 에너지 가격 폭등이 임금이나 서비스 가격으로 넓게 전이되는 2차 파급 효과는 아직 뚜렷하게 관측되지 않았다. 충격의 범위가 에너지 분야에 국한되면서 중앙은행의 셈법은 더 복잡해졌다.
유럽중앙은행은 세 가지 정책금리를 일제히 0.25%포인트씩 올리며 시중은행 예치 자금에 적용하는 수신 금리를 2.50%로 결정했다. 중동 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 압력으로 물가가 목표치인 2.0%를 상당 기간 웃돌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중앙은행 실무진은 유로존 헤드라인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2026년 평균 3.0%, 2027년 2.5%, 2028년 2.1%로 내다봤다.
경유 수입 의존과 한국 정유업계 마진 연동
유럽은 석유와 천연가스 대부분을 역외 수입에 의존해 글로벌 공급망 충격에 취약하다. 이번 국면에서는 수송용 연료인 경유 공급난이 두드러졌다. 중동 분쟁과 러시아 정제 시설 타격이 겹쳐 원유 대비 경유 가격 우위를 나타내는 정제마진(크랙 스프레드)이 급등했다. 유럽 소비자는 원유 가격 상승과 정유공장 가공 마진 폭등이라는 이중 부담을 짊어지게 됐다.
이 같은 구조적 결핍은 한국 정유업계의 수출 환경과 맞물린다. 유럽이 아시아와 북미 등 원거리에서 대체 물량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해상 운임이 오르고, 아시아 역내 경유 현물 가격과 복합 정제 마진이 함께 지지받는 경로가 형성된다. 한국석유협회 집계 기준 국내 정유사의 전체 석유제품 수출 물량 중 경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통상 40% 안팎에 이른다.
유럽의 경유 재고 부족이 이어지면 한국 정유사들의 분기 정제마진 방어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다만 유럽중앙은행의 긴축 행보가 유럽 제조업과 소비를 냉각시키면 석유제품 총수요 위축이라는 역풍이 불가피하다.
중동 분쟁이 조기에 수습되거나 대체 정제 시설이 본격 가동돼 글로벌 중간유분 재고가 평년 수준을 되찾을 경우 가파르게 오른 정제마진은 하락세로 돌아설 수 있다. 고유가 충격이 기저 경제로 스며드는 속도와 글로벌 정제마진의 향방이 향후 실물 경기와 정유 시황을 가를 핵심 분기점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