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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으로 쌓아올린 610조 원 인공지능 탑…영국 중앙은행 '연쇄 충격' 경고장 던졌다

- 영국은행 9월 회의록 공개…모건스탠리 "9월 초 세계 인공지능 부채 4500억 달러로 전년 전체의 두 배 상회"
- 미국·이란 분쟁 격화에 브렌트유 100달러 돌파…미국·영국 국채 금리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 치솟아
- 북미 대형 정보기술 기업 차입 한계 직면 시 고대역폭메모리 등 한국 반도체 공급망 설비투자 조정 변수 부상
영국 중앙은행인 영국은행 금융정책위원회가 2026년 9월 25일(현지시각) 정례 회의를 열고 인공지능 관련 부채 급증과 지정학 충격이 겹쳐 금융 시스템 전반의 취약성이 한꺼번에 현실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영국 중앙은행인 영국은행 금융정책위원회가 2026년 9월 25일(현지시각) 정례 회의를 열고 인공지능 관련 부채 급증과 지정학 충격이 겹쳐 금융 시스템 전반의 취약성이 한꺼번에 현실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진=로이터

영국 중앙은행인 영국은행 금융정책위원회가 2026년 9월 25일(현지시각) 정례 회의를 열고 인공지능 관련 부채 급증과 지정학 충격이 겹쳐 금융 시스템 전반의 취약성이 한꺼번에 현실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은행이 2026년 9월 30일 공개한 회의록에 따르면,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2026년 들어 9월 초까지 발행된 전 세계 인공지능 관련 채무액이 4500억 달러(약 610조 6500억 원)에 달해 2025년 연간 전체 발행액의 두 배를 넘어선 것으로 추산했다. 차입에 의존해 데이터센터를 짓는 북미 대형 정보기술 기업의 자본 조달 비용이 늘어나면,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 공급 일정과 설비투자 회수 속도에도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동 분쟁 격화와 국채 금리 급등


영국은행 금융정책위원회는 지난 7월 회의 이후 전 세계 금융 시스템의 취약성이 서로 맞물려 동반 충격을 일으킬 확률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미국과 이란 사이의 군사적 충돌이 다시 격화하면서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결과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100달러 선을 넘어섰다. 영국 도매 가스 가격 역시 열량 단위인 서름당 175펜스 위로 올랐다. 유럽의 가스 저장고 비축량은 유럽연합 목표치를 밑돌고 있다.

에너지발 공급 충격은 주요국 국채 금리를 밀어 올렸다. 영국 국채와 미국 국채 수익률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상승했다. 일본 국채 금리도 30년 만의 최고치에 근접했다. 금융정책위원회는 국채 환매조건부채권 시장의 높은 헤지펀드 차입 비율을 지목하며 금리 변동에 따른 급격한 가격 조정 위험을 강조했다.

인공지능 부채 급증과 자본 조달 불투명성


금융정책위원회는 인공지능 투자 생태계 전반의 자금 조달 구조가 부채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음을 수치로 짚었다. 모건스탠리 분석에 따르면 2026년 9월 초까지 발행된 전 세계 인공지능 관련 채무액 4500억 달러는 2025년 전체 발행 총액의 두 배를 웃돌았다.

대형 기술기업의 차입 의존도는 장기적으로 더 커질 전망이다. JP모건 분석가들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채권 발행으로 메워야 할 인공지능 설비투자 수요가 4조 1000억 달러(약 5563조 7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모건스탠리 분석가들은 2026년부터 2028년 사이 데이터센터 관련 지출 가운데 7000억 달러(약 949조 9000억 원)가 사모펀드가 주도하는 민간 신용 시장에서 조달될 것으로 집계했다.

위원회는 대형 인공지능 기업들의 영국 파운드화 채권 발행이 올해 전체 파운드화 회사채 시장의 47%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위원회는 "부채 확대와 불투명성, 순환 거래 구조가 결합하면 위험 평가가 복잡해지고 기대가 꺾일 때 손실을 키울 수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자본 경색과 한국 반도체 공급망


영국은행이 제시한 글로벌 자본 시장 경색 경로는 한국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전방 수요와 맞닿아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메타 등 북미 대형 정보기술 기업의 서버 증설에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를 핵심 공급 품목으로 두고 있다. 채권 금리 상승으로 대형 기술기업의 자본 조달 비용이 증가해 데이터센터 증설 속도가 늦춰질 경우, 고대역폭메모리 장기 납품 물량 협상과 차세대 제품 생산능력 확대 일정이 조정 압력을 받는 구조다.
다만 금융 당국의 손실 흡수 능력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영국은행은 영국 은행들의 경기대응완충자본 비율을 2%로 유지하고, 국채 환매조건부채권 시장의 안전성을 높이는 제도 개혁안을 2027년 초 발표하기로 합의했다.

향후 금융시장의 향방은 대형 정보기술 기업들이 인공지능 부채의 이자 부담을 실제 소프트웨어 수익으로 회수해 채무 상환 능력을 증명할 수 있는지에 달렸다. 고금리 기조 속에서 생산성 개선 속도가 시장 기대를 밑돌 경우 자산 가격 재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 반면 중동 긴장이 완화돼 유가가 안정되고 데이터센터 도입 기업의 현금 흐름이 부채 증가율을 웃돌 경우 시스템 위기 경로는 성립하지 않는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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