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6000만 개 생산 규모 갖춰… 은 가격 폭등 대응 '백금 도금 라인' 핵심 기지로 육성
美 관세 충격과 인플레이션 소비 둔화 속 원가 절감 사활… 7000명 고용·100% 재생에너지 가동
북미·유럽 역성장 속 아시아 매출 11% 급증… 베트남 거점 삼아 글로벌 공급망 재편 본격화
美 관세 충격과 인플레이션 소비 둔화 속 원가 절감 사활… 7000명 고용·100% 재생에너지 가동
북미·유럽 역성장 속 아시아 매출 11% 급증… 베트남 거점 삼아 글로벌 공급망 재편 본격화
이미지 확대보기최근 2년 새 두 배 이상 폭등한 은(Silver) 원자재 가격 압박을 타개하기 위해 백금(플래티넘) 도금 라인을 대대적으로 확충하는 한편, 미국의 대(對)태국 관세 부과 위험과 지정학적 리스크를 분산하기 위한 전략적 탈위험(디리스킹) 행보에 나선 것이다.
이번에 문을 연 베트남 공장은 연간 최대 6,000만 개의 보석 제품을 쏟아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춰 판도라의 전 세계 총생산량을 단숨에 50% 끌어올리게 된다. 최대 소비 시장인 미국과 유럽이 고물가에 따른 소비 위축(K자형 경제)으로 정체를 겪는 사이, 두 자릿수 성장세를 구가하는 아시아 시장을 배후에 두고 글로벌 원가 경쟁력을 극대화하겠다는 승부수로 풀이된다.
10월 1일(현지시각)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 보도에 따르면, 판도라는 전날 베트남 남부 빈즈엉성(현 호치민 인근) 산업단지에서 주요 경영진과 현지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해외 최대 생산시설의 준공식을 가졌다.
연간 6천만 개 생산 규모… 은 가격 급등 대응해 '백금 도금' 대체 가속
축구장 10개 규모에 달하는 부지에 독특한 반지(링) 형태로 설계된 이 공장은 7,000여 명의 현지 기술 인력을 고용하며, 지붕형 태양광 패널을 통해 100% 재생에너지로 가동되는 친환경 수출 전용 기지로 운영된다. 2025년 기준 전 세계에서 1억 1,200만 점의 주얼리를 판매했던 판도라는 이번 증설로 연간 총 1억 7,000만 개 이상의 완제품 생산 체제를 완성하게 됐다.
특히 이번 베트남 기지는 판도라의 '원자재 대체 전략'을 물리적으로 뒷받침할 핵심 전초기지로 낙점됐다. 100% 재활용 은·금과 랩그로운(인공) 다이아몬드만을 사용하는 친환경 정책을 고수해 온 판도라는 최근 1년간 국제 은 시세가 2배 이상 폭등하면서 극심한 원가 상승 압박에 직면해 왔다.
이에 대응해 판도라는 오는 2027년까지 전체 은 소비량의 절반을 상대적으로 원가 통제가 용이하고 내구성이 뛰어난 '백금 도금' 라인업으로 대체한다는 중장기 로드맵을 수립했다. 베트남 공장은 정밀 박막 도금 및 자동화 라인을 집중 배치해 백금 도금 주얼리 제품을 전담 양산하는 허브 역할을 하게 된다.
美 태국산 관세 충격에 탈출구 모색… 베트남·美 무역협정 수혜 기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도입된 고율 관세의 상당 부분이 폐지되고 세금 환급 절차가 진행 중이지만, 여전히 미국 세관의 12.5% 수입 관세 장벽이 상존해 기업 실적에 부담을 주고 있다.
판도라는 안정적인 재생에너지 인프라, 물류 접근성, 숙련된 노동력과 경쟁력 있는 인건비를 다각도로 평가한 끝에 베트남을 낙점했다. 베트남 역시 대미 관세 위험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으나, 지난 9월 22일 또 럼(To Lam)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이 유엔 총회를 계기로 뉴욕을 방문해 미국과의 포괄적 통상 협력 타결이 임박했다고 밝힌 만큼 상당한 관세 완화 특혜를 기대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서구권 'K자형 양극화'로 소비 둔화… 11% 성장하는 아시아가 미래 지탱
판도라의 공격적인 생산능력 확충은 글로벌 소비시장의 지각변동과도 맞닿아 있다.
그동안 실적을 견인해 온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는 만성적인 고물가와 금리 부담으로 중저소득층의 가처분소득이 급감하면서 매장 방문객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판도라 경영진은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소비 양극화가 심화되는 'K자형 경제'로 인해 필수재가 아닌 반지나 수집용 참(부적) 같은 선택적 패션 지출이 직격탄을 맞았다고 토로했다.
반면 아시아 시장은 독보적인 성장 엔진으로 떠올랐다. 2026년 상반기 기준 판도라의 북미와 유럽 매출이 소폭 감소세를 보인 반면, 중국, 일본, 호주를 중심으로 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연율 11%의 견고한 급증세를 기록했다.
베르타 드 파블로스-바르비에(Berta de Pablos-Barbier) 판도라 최고경영자(CEO)는 베트남 공장 개설이 미래 성장을 지탱할 제조 역량과 공급망 유연성, 기술 혁신을 안겨줄 기념비적인 새로운 장이라고 평가했다. 태국이라는 단일 바구니에서 벗어나 베트남이라는 친환경 대량 생산 기지를 장악한 판도라가 원자재 인플레이션과 글로벌 관세 파고를 뚫고 패션 주얼리 패권을 지켜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