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2027년 말~2028년 승계 방안 검토…솔로몬은 1~2년 집행회장으로 잔류 가능성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데이비드 솔로몬 최고경영자(CEO)의 후임으로 존 월드런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선임하는 구체적인 승계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드런 COO는 수년간 골드만삭스의 가장 유력한 차기 CEO 후보로 꼽혀왔지만, 이사회가 솔로몬 CEO의 퇴진 시점과 이후 역할까지 포함한 승계계획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은 한층 진전된 움직임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사안을 잘 아는 관계자들을 인용해 골드만삭스 이사회가 솔로몬 CEO가 이르면 내년 물러나고 월드런 COO가 뒤를 잇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2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논의 중인 일정에 따르면 월드런 COO는 내년 말 또는 2028년께 골드만삭스의 최고경영자에 오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솔로몬 CEO는 CEO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약 1~2년 동안 이사회 집행회장을 맡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승계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사회 승인이 필요하며 승계 시기 역시 유동적이어서 향후 변경될 수 있다고 WSJ은 전했다.
◇월드런, 수년간 사실상 후계자…8000만달러 붙잡기
올해 57세인 월드런은 골드만삭스에서 오랫동안 솔로몬의 후계자로 평가받아왔다. 지난 2000년 골드만삭스에 합류한 뒤 투자은행 부문에서 경력을 쌓았으며 솔로몬이 2018년 CEO에 오른 뒤 사장 겸 COO로 발탁됐다.
현재 골드만삭스의 일상적인 글로벌 운영을 총괄하며 주요 고객들과의 관계에서도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월드런의 이탈 가능성을 막기 위해 골드만삭스가 거액의 보상까지 지급한 사실도 그의 후계자 위상을 보여준다.
골드만삭스 이사회는 2024년 하반기 월드런이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를 비롯한 다른 투자회사들과 이직을 논의하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이후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1월 월드런에게 향후 5년간 회사에 남는 조건으로 8000만달러(약 1090억원)의 잔류 보너스를 지급하기로 했다. 솔로몬 CEO에게도 같은 규모의 보너스가 주어졌다.
월드런은 지난해 골드만삭스 이사회에도 합류했다.
그보다 앞서 사모투자회사 칼라일이 새로운 CEO를 찾을 당시에도 월드런은 이직 가능성을 논의했다. 당시 골드만삭스 고위 경영진은 그가 회사에 남으면 차기 CEO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WSJ은 전했다.
이사회는 월드런을 지나치게 오래 기다리게 할 경우 다른 회사로 떠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솔로몬, 소비자금융 실패 딛고 핵심사업 회귀
솔로몬 CEO가 물러날 경우 2018년부터 이어진 그의 골드만삭스 경영도 약 10년 만에 막을 내리게 된다.
솔로몬 체제는 한때 상당한 내부 반발과 사업 실패를 겪었다.
그는 전임 경영진이 시작한 소비자금융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했지만 기대했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골드만삭스는 2020년 이후 소비자금융 사업 상당 부분에서 세전 기준 약 70억달러(약 9조5000억원)의 손실을 입었으며 현재 관련 사업에서 대부분 철수하는 단계다.
잦은 자산운용 조직 개편 과정에서 파트너들이 회사를 떠나는 일도 잇따랐다.
솔로몬 CEO가 공개 행사에서 디스크자키(DJ)로 활동한 것도 회사 안팎에서 논란이 됐다. 이후 그는 공개적인 DJ 활동을 중단했다.
그러나 최근 골드만삭스는 다시 투자은행·시장 사업과 자산·자산관리라는 핵심 사업에 집중하면서 실적과 주가가 크게 개선됐다.
솔로몬이 추진한 부서 간 고객 연결 전략도 투자은행과 자산관리, 기업금융 등 여러 사업의 거래 확대에 기여했다고 WSJ은 전했다.
골드만삭스 주가는 솔로몬이 CEO에 취임한 2018년 10월 이후 4배 넘게 올랐다. 같은 기간 은행주 지수의 상승률은 약 67%였다.
◇CEO 교체되면 월가 최고경영진 연쇄 이동 가능성
월드런이 CEO에 오르면 골드만삭스의 다른 최고위 경영진 인사에도 연쇄적인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1년 동안 월드런이 COO로 맡아온 일부 업무를 데니스 콜먼 최고재무책임자(CFO)에게 넘기고 있다.
인사업무 일부와 회사 내부 운영체계를 바꾸고 생산성을 높이는 인공지능(AI) 혁신 프로그램 ‘원GS 3.0’도 이에 포함된다.
월드런이 CEO가 되면 사장 자리 역시 비게 된다.
WSJ에 따르면 이사회는 주요 임원들이 원하는 직책을 얻지 못할 경우 회사를 떠날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다.
후보군에는 글로벌뱅킹·마켓 부문 공동대표인 댄 디스, 아쇼크 바라단, 자산·자산관리 부문 글로벌 대표 마크 나흐만 등이 포함된다.
디스는 최근 스페이스X 기업공개(IPO)에서 골드만삭스가 대표 주관사 지위를 확보하는 데 기여하면서 내부 평가가 높아졌다.
월드런은 대형 기업 CEO와 정부 인사 등 폭넓은 인맥을 보유한 대표적인 투자은행가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2018년부터 사장 겸 COO를 맡아 솔로몬과 함께 차세대 경영진을 발굴하는 역할도 해왔다.
골드만삭스의 승계 논의가 최종 확정되면 수년간 사실상의 후계자로 평가받아온 월드런이 솔로몬에 이어 월가의 대표 투자은행을 이끌게 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