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펑 주미대사, 인민일보 기고 통해 "대립하면 공멸… 주권·체제·발전 권리 도전 불용"
시진핑 국빈 방미 직전 美 압박 구실 중단 촉구… 140억 달러 대만 무기 지원 견제구
관영 매체 '중성' 논평 "美의 잘못된 전략적 경쟁 인식이 갈등 근원… 정책 연속성 지켜야"
시진핑 국빈 방미 직전 美 압박 구실 중단 촉구… 140억 달러 대만 무기 지원 견제구
관영 매체 '중성' 논평 "美의 잘못된 전략적 경쟁 인식이 갈등 근원… 정책 연속성 지켜야"
이미지 확대보기통상 마찰, 첨단기술 통제, 대만해협 안보 등 전방위적 현안을 둘러싸고 양국 관계에 안정을 불어넣기 위한 최고위급 담판이 임박한 시점에서 중국 측이 회담 테이블에서 양보할 수 없는 주권의 한계선을 대외적으로 명확히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23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셰펑 주미 중국대사는 이날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에 게재된 기고문에서 "양국 간 이견 관리는 상호 선의에 달려 있다"면서 "미국은 국가 안보, 경제 불균형, 강제 노동 등을 구실 삼아 중국을 억압하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합치면 이롭고 싸우면 다친다"…'4대 레드라인' 도전 불용 천명
셰펑 대사는 "중국과 미국이 협력하면 양쪽 모두 이익을 얻지만(合則兩利), 서로 대립하면 양쪽 모두 피해를 본다(鬪則俱傷)"는 오랜 외교원칙을 재차 상기시켰다.
이어 그는 "중국의 주권, 안보 그리고 발전 이익은 결코 침해될 수 없다"며 △대만 문제 △민주주의와 인권 △중국의 독자적 발전 경로와 정치 시스템 △중국의 합법적 개발 권리 등 '4대 레드라인'은 결코 도전받아서는 안 된다고 강한 어조로 경고했다.
셰펑 대사는 "중국은 평화적 발전을 일관되게 추구하고 있으며, 미국 역시 이를 향해 마주 보며 나아가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타이베이 당국의 거센 반발에도 민주적으로 통치되는 대만을 자국 영토로 간주하고 있으며, 미국은 대만과 공식 외교관계가 없는데도 유사시를 대비한 가장 중요한 무기 공급자이자 국제적 안보 후원자 역할을 유지하고 있다.
셰펑 대사는 또한 정상 간의 최고위급 셔틀 외교야말로 미·중 관계를 지탱하는 가장 확고한 '안정의 손길'이라며, 양국 간에 존재하는 구조적 차이 자체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고 짚었다.
관영 매체 '중성(鐘聲)' 논평… "美의 적대적 경쟁관이 관계 악화 근본 원인"
같은 날 인민일보에는 중국 외교정책의 최고 권위를 상징하는 필명인 '중성(鐘聲·중국의 목소리)' 명의의 별도 논평이 실리며 미국을 향한 압박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논평은 미국이 중국에 대해 품고 있는 왜곡된 인식과 '전략적 경쟁'이라는 대결적 틀을 고집하는 태도가 최근 수년간 양국 관계를 수렁으로 몰아넣은 근본 원인이라고 비판했다.
중성은 "최근 몇 년간 미·중 관계가 겪은 험난한 여정은, 미국이 중국에 대해 갖는 잘못된 인식과 '전략적 경쟁'이라는 개념을 끝내 놓지 않으려는 태도가 반복되는 위기의 뿌리임을 명확히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양측은 큰 대가를 치르고 어렵게 마련한 현재의 유리한 협상 모멘텀을 소중히 여기고, 올바른 협력 방향을 유지하며, 외부의 정치적 간섭을 단호히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논평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직접 겨냥해 "미국 측은 대중국 정책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흔들림 없이 유지해야 하며, 기왕에 맺은 약속을 성실히 이행함으로써 양국 관계에 확실성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140억 달러 대만 무기 지원·기술 봉쇄 맞물려 팽팽한 긴장감
이번 셰펑 대사의 경고는 백악관에서 마주 앉을 트럼프-시진핑 정상회담의 의제 조율이 막판까지 얼마나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앞서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중국의 희토류 자석 수출 쿼터를 문제 삼아 '부산 무역 휴전' 연장 합의를 보류하는 한편, 미국 의회와 보수 진영에서는 약 140억 달러(약 18조7000억 원) 규모에 이르는 대만 무기판매 패키지의 신속한 집행을 백악관에 강력히 압박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이 클라우드 원격 접속 차단과 인공지능(AI) 기술 봉쇄망을 연일 조여오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는 '대만'과 '개발 권리'라는 마지노선을 그어 미국의 일방적 양보 요구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배수진을 친 셈이다.
백악관 의장대의 국빈 사열 리허설이 진행되는 가운데 발표된 주미 중국대사의 레드라인 경고는, 미·중 양국이 겉으로는 파국을 막기 위한 '건설적 전략적 안정'을 표방하면서도 물밑에서는 국가 안보와 영토 주권, 기술 패권을 둘러싸고 단 한 치의 양보도 허용하지 않는 치열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아울러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핵심 이익을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실리적 무역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아니면 대만 해협과 첨단 통제를 둘러싼 상호 레드라인 충돌로 신냉전의 골이 더욱 깊어질지 전 세계의 시선이 워싱턴으로 쏠리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