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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보 노디스크, 신약 5개 약속에도 투자자 냉담

위고비·오젬픽 미국 특허 2032년 만료…차세대 성장 청사진 공개에도 주가 8% 하락
마이크 두스트다르 노보 노디스크 CEO.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마이크 두스트다르 노보 노디스크 CEO. 사진=로이터

비만치료제 위고비와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으로 급성장한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가 특허 만료 이후를 대비해 대형 신약을 잇달아 내놓겠다는 청사진을 공개했지만 투자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노보 노디스크는 향후 수년간 새로운 ‘멀티 블록버스터’급 의약품을 출시하고 비만·당뇨병 이외의 치료 분야로 사업을 넓히겠다고 밝혔지만 시장에서는 위고비와 오젬픽의 성장 공백을 메울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가시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22일(이하 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노보 노디스크가 전날 영국 런던에서 열린 투자자 행사에서 장기 성장전략을 공개했지만 주가는 약 8% 하락했다.

◇위고비·오젬픽 매출 3분의 2…2032년 미국 특허 만료

마이크 두스트다르 노보 노디스크 최고경영자(CEO)는 “향후 수년 동안 여러 개의 새로운 대형 신약을 출시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노보 노디스크는 오는 2030년까지 ‘멀티 블록버스터’급 신약을 최소 5개 출시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비만·당뇨병 분야에서는 최소 5개의 새로운 후기 임상시험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겸상적혈구병, ATTR 심근병증 등 다른 치료 분야에서도 비슷한 수의 후기 임상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노보 노디스크는 현재 개발 중인 신약 파이프라인에서 2035년 1500억덴마크크로네(약 31조300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그러나 WSJ에 따르면 투자자들의 관심은 위고비와 오젬픽의 특허 만료 이후에 쏠렸다.

두 제품의 주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는 지난해 노보 노디스크 전체 매출의 약 3분의 2를 차지했다. 미국에서는 2032년 위고비와 오젬픽의 특허 보호가 만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마글루타이드는 이미 캐나다, 인도, 브라질, 튀르키예에서 특허 보호가 끝났으며 중국에서도 올해 독점권이 만료된다.

두스트다르 CEO는 “특허 만료에 따른 가격 압박을 과소평가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가격이 하락하면 판매량 증가가 일부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격이 50% 떨어지더라도 판매량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릴리보다 몇 년 뒤처져”…신약 경쟁력에 의문

투자자들이 신중한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는 경쟁사 일라이 릴리와의 격차라는 지적이다.

노보 노디스크는 위고비와 오젬픽을 앞세워 비만·당뇨병 치료제 시장을 개척했지만 최근 주사형 비만치료제 시장에서는 마운자로와 젭바운드를 보유한 일라이 릴리에 주도권을 내줬기 때문이다.

구겐하임증권의 시머스 페르난데스 애널리스트는 “노보 노디스크가 공개한 신약 후보군의 차별성이 제한적이며 경구용 비만치료제를 제외하면 전체 파이프라인이 일라이 릴리보다 몇 년 뒤처졌다”고 평가했다.

노보 노디스크 측은 최근 출시한 먹는 형태의 위고비가 좋은 출발을 보인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두스트다르 CEO는 경구용 위고비의 초기 판매가 잃어버린 시장점유율을 되찾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나 차세대 치료제 개발에서도 차질이 있었다.

실험용 심혈관 치료제는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위험을 기대만큼 낮추지 못했고 차세대 비만·당뇨병 치료제 카그리세마도 혈당 감소 효과에서 일라이 릴리의 티르제파타이드와 비교해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2035년 신약 매출 31조원 목표에도 시장은 ‘보수적’

노보 노디스크는 2035년 현재 파이프라인에 포함된 치료제에서 1500억덴마크크로네 이상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이는 약 230억달러(약 31조3400억원)에 해당한다.

그러나 일부 투자자들은 이 목표조차 기존 시장 기대와 비교하면 보수적이라고 평가했다.

BMO캐피털마켓의 에번 사이거먼 애널리스트는 이날 주가 하락의 배경에 새로운 성장전략에서 시장을 놀라게 할 만한 내용이 부족했다는 점이 있다고 분석하면서 “입증 책임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노보 노디스크 주가는 올해 들어 약 22% 하락했으며 2024년 6월 기록한 사상 최고가와 비교하면 73% 떨어진 상태다.

두스트다르 CEO는 지난해 취임 이후 신약 후보 확보를 위한 인수에 나서는 한편 이사회 개편과 구조조정을 추진했다. 회사는 9000명을 감원하는 비용절감 계획도 발표했다.

그러나 시장의 시선은 비용절감보다 위고비와 오젬픽 이후를 책임질 새로운 성장동력을 실제로 만들어낼 수 있느냐에 집중되고 있다.

WSJ은 투자자들이 노보 노디스크가 경쟁사들과 비슷한 수준의 성장을 이어갈 수 있다는 설명만으로는 2032년 이후의 성장 공백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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