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분쟁발 공급 충격에 LNG 가격 2배 급등… 한·중·일 원전·석탄 대체로 아시아 수요 3~10% 하락
단기 연료 충격에도 탈탄소 투자는 지속… '가스텍 2026'서 자율운항·풍력보조·LNG벙커링선 계약 체결
HD현대삼호·아비커스 자율운항 LNG선 실증, 한화오션 벙커링선 기본설계… K-조선 기술 초격차 입증
단기 연료 충격에도 탈탄소 투자는 지속… '가스텍 2026'서 자율운항·풍력보조·LNG벙커링선 계약 체결
HD현대삼호·아비커스 자율운항 LNG선 실증, 한화오션 벙커링선 기본설계… K-조선 기술 초격차 입증
이미지 확대보기중동 분쟁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위기와 카타르 수출 차질 여파로 국제 천연가스 가격이 폭등하면서 2026년 아시아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수요가 2년 연속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현물 가격이 백만BTU(mmBtu)당 26달러 선까지 치솟자 한국, 중국, 일본 등 동북아시아 주요 소비국들이 원자력 및 석탄 발전 가동을 늘리며 가스 수요를 대폭 억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단기적인 가스 소비 위축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해운·조선업계의 ‘선박 탈탄소화와 친환경 고효율 선박 전환 인프라 투자’는 오히려 속도를 내며 정반대의 활황세를 나타내고 있다.
태국 방콕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스·에너지 전시회 ‘가스텍(Gastech) 2026’에서는 자율운항 시스템, 풍력 보조 추진 장치(WAPS), 친환경 LNG 벙커링선, 액화이산화탄소(LCO2) 운반선 등 차세대 해운 기술 협약이 쏟아지며 글로벌 조선·에너지 공급망의 체질 개선 열기를 입증했다.
9월 17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Reuters)과 영국 해사 전문 매체 리비에라 뉴스(Riviera News)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에너지 시장은 단기 연료 가격 급등에 따른 수요 파괴와 장기 규제 대응을 위한 선박 기술 혁신이라는 극명한 '디커플링(탈동조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에너지 시장] 현물가 26 달러 급등에 동북아 '수요 파괴'… 아시아 LNG 수요 3~10% 위축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에너지 시장 분석기관들은 2026년 아시아 전체 LNG 수요가 전년(2025년) 대비 3~10%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당초 올해 아시아 수요는 미국과 카타르의 신규 증설 물량에 힘입어 4~7% 회복될 것으로 기대됐으나, 지난 2월 발발한 중동 군사 충돌로 카타르에너지(QatarEnergy)가 수출 불가항력(포스 마주르)을 선언하는 등 공급망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수급이 급격히 타이트해졌다.
이에 따라 아시아 스팟(현물) LNG 가격은 2022년 12월 이후 최고치인 mmBtu당 26달러까지 두 배 이상 치솟았다.
가격이 폭등하자 동북아 국가들은 값비싼 가스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기저 전력으로 눈을 돌렸다.
라이스타드 에너지(Rystad Energy)의 루밍 팡(Lu Ming Pang) 애널리스트는 "동북아시아 국가들은 원자력 발전과 석탄 화력을 적극적으로 가동해 전력 믹스를 조정함으로써 LNG 소비를 대거 흡수·축소시켰다"며 "여기에 한국과 일본의 전력 수요 둔화까지 겹쳤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데이터 분석업체 케플러(Kpler)에 따르면, 세계 최대 수입국인 중국의 올해 LNG 수입량 역시 높은 가격 부담으로 세라믹, 메탄올, 유리 등 에너지 집약 산업 공장들이 잇따라 가동을 멈추면서 전년 대비 약 610만 톤 급감할 것으로 관측됐다.
다만 인도와 방글라데시는 도시가스 및 비료 생산을 위해 고가에도 불구하고 현물 화물을 꾸준히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스텍 2026] 단기 가스난에도 '선박 친환경 개조·자율운항' 계약은 봇물
반면 에너지 해운 시장의 하드웨어 투자 열기는 단기 수요 침체를 완전히 비웃고 있다.
방콕에서 열린 ‘가스텍 2026’ 현장에서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 강화와 탄소 배출권 비용 부담에 대비하려는 선주사들의 친환경·고효율 선박 계약이 줄을 이었다.
HD현대삼호와 HD현대의 해양 자율운항 전문 자회사 아비커스(Avikus), 일본선급(ClassNK)은 현재 건조 중인 18만㎥ 대형 LNG선에 자율항해 시스템인 '하이나스 컨트롤(HINAS Control)'을 탑재·검증하는 공동 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지난 7월 발효된 IMO 해상자율운항선박(MASS) 코드에 발맞춰 선박 운용 효율을 극대화하려는 시도다.
HD현대중공업, 한국선급(KR), 영국 바 테크놀로지스(BAR Technologies), 라이베리아 기국은 17만 4,000㎥ LNG 운반선에 풍력 보조 추진 돛인 윈드윙스를 장착하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거주구를 선체 전방으로 배치하는 혁신 선형을 통해 바람의 힘으로 연료 소모를 대폭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한화오션(Hanwha Ocean)은 한국선급(KR)과 손잡고 신형 1만 8,000㎥급 LNG 벙커링선 기본 설계 개발에 착수했다. 화물창 배치와 고효율 연료 주입 운영 개념을 선제적으로 확립해 늘어나는 이중연료 추진선 연료 공급망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미쓰이OSK라인 등 일본 해운 4개 사와 ClassNK의 4만 2,000㎥ 대형 액화이산화탄소(LCO2) 운반선 기본승인(AIP), 케이조선(K Shipbuilding)의 에탄올 추진 5만 DWT급 중형 탱커 및 2028년 개정 IGC 코드를 충족하는 에너지 절감 핀 장착 5만㎥ LPG 운반선 개발 계약 등이 잇따라 발표됐다.
"연료 수요는 사이클 타지만, 탈탄소 규제는 불가역적"
전문가들은 이번 가스텍 2026의 계약 성과에 대해, 해운업계가 단기적인 에너지 현물 가격의 변동성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2030~2050년으로 이어지는 온실가스 감축 규제라는 '구조적 전환'에 맞춰 장기 인프라 투자를 흔들림 없이 집행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평가했다.
선주사들 입장에서는 고유가와 비싼 LNG 연료비 부담을 덜어내기 위해서라도 풍력 보조 추진 장치나 AI 자율운항 알고리즘 같은 에너지 효율화 기술(Energy Efficiency Technologies)의 도입이 더욱 시급해졌기 때문이다.
아울러 메탄 배출을 최소화한 신형 벙커링선과 LCO2 운반선 등은 향후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가치사슬의 핵심 물리적 인프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아시아 LNG 시장의 2년 연속 수요 후퇴와 친환경 조선 계약의 급증은, 향후 ‘지정학적 리스크가 촉발한 화석연료 가격 변동성이 아시아 국가들의 단기 가스 소비를 위축시키는 동시에 대체 전원 다변화를 강제하는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동시에 ‘글로벌 조선 해운 산업은 풍력 추진, 자율운항, 친환경 벙커링 등 하드웨어 초격차 엔지니어링을 무기로 단기 시황 악화를 정면 돌파하며 장기 탈탄소 패권을 확고히 다져나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명확한 신호’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