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GM 로드스타운 공장 생산 재개했지만 600명 무기한 대기
포드·SK온 켄터키 사업, 당초 5000명 고용계획에서 2100명으로 축소
EV 수요 둔화·정책 변화 맞물려…유휴 배터리 설비 ESS 전환
포드·SK온 켄터키 사업, 당초 5000명 고용계획에서 2100명으로 축소
EV 수요 둔화·정책 변화 맞물려…유휴 배터리 설비 ESS 전환
이미지 확대보기미국에서 지난해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취소된 전기차(EV)·배터리 사업이 당초 약속했던 일자리가 약 2만7000개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참여한 미국 배터리 생산거점도 가동 조정과 고용 축소, 생산품 전환을 겪고 있다.
로이터는 9월 15일(현지시각) 비당파 연구기관 아틀라스 퍼블릭 폴리시 자료를 분석해 이같이 보도했다. 약 2만7000개는 실제 해고 인원이 아니라 취소된 사업이 당초 제시했던 계획 일자리 합계다. 고용계획이 공개되지 않았거나 사업 규모만 줄어든 사례 등은 집계에서 빠졌다.
미국 EV 투자는 전기차 수요 둔화가 이어진 가운데 구매 세액공제 폐지와 환경·연비 규제 변화, 완성차 업체의 수익성 재검토가 맞물리면서 조정 국면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미국에 생산기지를 확대해 온 한국 배터리 업체도 EV 전용 설비의 가동을 조정하거나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생산으로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200억 달러 사업 취소…EV 투자 둔화
미국 자동차 업계는 2019년부터 2024년까지 EV와 배터리를 중심으로 생산시설 투자를 늘렸다. 로이터가 자동차연구센터 자료를 인용한 내용에 따르면 이 기간 미국 자동차 제조 투자는 직전 6년보다 두 배 이상 늘었으며, 증가분은 EV 관련 투자에서 나왔다.
흐름은 지난해부터 달라졌다. 아틀라스 자료를 토대로 한 로이터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취소된 사업 규모는 약 200억 달러였다. 신규 투자 발표액은 약 65억 달러로 줄었다. 2023년 투자 발표액은 약 550억 달러였다.
올해도 사업 취소는 이어졌다. 아틀라스 퍼블릭 폴리시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올해 2분기 미국 청정에너지 제조 분야에서 취소된 투자액을 29억 달러로 집계했다. 이들 사업에 연계됐던 계획 일자리는 2800개였다. EV 조립과 태양광, 수소 전해조 제조 사업 등이 포함됐다.
다만 EV 투자 조정을 정책 변화 하나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미국에서는 정책 전환 이전부터 높은 차량 가격과 주행거리 우려 등이 EV 판매 확대를 제약했다. 완성차 업체가 예상했던 만큼 소비자가 빠르게 전기차로 이동하지 않았다는 게 로이터의 분석이다.
정책 변화가 투자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는 완성차 업체의 설명도 있다. 포드의 짐 팔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7500달러 규모의 EV 구매 세액공제가 종료된 뒤 판매가 감소한 것이 대규모 EV 투자 손실을 결정하는 계기가 됐다고 로이터에 밝혔다.
백악관은 다른 입장을 내놨다. 쿠시 데사이 백악관 대변인은 바이든 행정부의 보조금이 EV에 ‘인위적인 수요’를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규제 완화와 무역협정 재협상, 감세를 통해 새로운 제조업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엔솔 생산 재개…600명 무기한 대기
얼티엄셀즈는 약 480명을 무기한 해고했다. 나머지 약 850명에게도 수개월 동안 근무하지 않는다고 통보했다.
공장은 지난달 중순 배터리 셀 생산을 재개했다. 얼티엄셀즈는 대기 인력 가운데 약 700명을 복귀시켰다. 그러나 약 600명은 여전히 무기한 대기 상태라고 회사 측은 로이터에 밝혔다.
GM은 미국에서 EV 사업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도 보조금 종료 뒤 EV 수요가 둔화됐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전동화를 장기 시장으로 보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EV 생산설비를 ESS용으로 활용하는 움직임도 시작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3월 18일 GM과 운영하는 테네시주 스프링힐 얼티엄셀즈 공장의 기존 EV 배터리 생산라인 일부를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생산라인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회사가 밝힌 설비 전환 투자액은 약 7000만 달러다.
포드·SK온 합작 정리…ESS 생산으로 전환
켄터키주 글렌데일에서는 포드와 SK온이 추진했던 배터리 사업의 고용 규모가 당초 계획보다 줄었다. 두 회사는 2021년 글렌데일에 58억 달러를 투자해 배터리 생산시설을 짓기로 했다. 당시 신규 고용계획은 5000명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현지 노동자 약 1500명이 해고 통보를 받았다. 포드와 SK온은 같은 달 미국 배터리 합작사업을 정리하는 내용의 계약을 맺고 생산거점 운영구조도 재편했다.
포드 발표에 따르면 켄터키 공장은 포드 측이 독립 운영하는 구조로 바뀌었다. SK온은 테네시 공장을 맡는 구조로 재편됐다. 이에 따라 두 회사가 함께 추진했던 미국 배터리 생산체계도 각사 운영체제로 나뉘었다.
포드는 글렌데일 공장을 ESS용 배터리 생산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회사는 로이터에 이곳에서 2100명을 고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생산 시작 목표는 2027년 말이다. 이는 처음 제시했던 5000명 고용계획의 절반에 못 미친다.
SK온과 해산된 블루오발SK 측은 글렌데일의 고용 감소에 관한 로이터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미국 배터리 생산거점의 사업 재편은 이미 ESS 분야에서 구체화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테네시 얼티엄셀즈의 EV 배터리 생산라인 일부를 ESS용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포드도 켄터키 공장을 ESS 생산기지로 바꿔 2027년 말까지 연간 최소 20기가와트시(GWh)의 생산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EV용으로 지은 배터리 공장을 다른 수요처에 얼마나 활용할 수 있는지가 미국 생산시설 재편 과정에서 확인할 변수로 남았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