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2% 불과…“10년 안에 신제품 과반 차지할 가능성”
1999달러 고가는 대중화 걸림돌…듀오 맥스·SE 등 제품군 확대도 전망
1999달러 고가는 대중화 걸림돌…듀오 맥스·SE 등 제품군 확대도 전망
이미지 확대보기애플의 첫 접이식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현재 틈새시장에 머물고 있는 폴더블폰을 스마트폰 시장의 새로운 주류로 끌어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블룸버그통신 소속의 애플 전문기자 마크 거먼은 13일(현지시각) 낸 기사에서 아이폰 듀오를 애플 역사에 남을 제품으로 평가하면서 “앞으로 10년 안에 폴더블폰이 신규 스마트폰 판매의 과반을 차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폴더블폰은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에서 약 2%에 불과한 수준이다. 삼성전자가 7년 전 갤럭시 폴드로 시장을 본격적으로 개척했지만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여전히 틈새 제품에 가깝다.
거먼은 아이폰 듀오가 이 같은 구도를 바꾸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아이폰·아이패드 처음 봤을 때와 같은 느낌”
거먼은 아이폰 듀오를 1998년 아이맥, 2001년 아이팟, 2010년 아이패드, 2015년 애플워치에 바로 뒤이어 언급될 정도로 중요한 애플 제품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자신이 스티브 잡스 시대의 첫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를 처음 접했을 때와 비슷한 인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폴더블폰이라는 개념 자체가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소프트웨어 최적화, 소재의 품질, 내구성 등을 종합하면 기존 폴더블 제품과 차별화됐다는 평가다.
거먼은 애플이 그동안 증강현실 안경이나 가벼운 혼합현실 기기, 인공지능(AI) 웨어러블 등 기존 아이폰을 대체할 완전히 새로운 기기를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아왔지만 결국 아이폰 자체의 진화를 선택했다고 분석했다.
AI 기기가 문자메시지와 일정관리, 검색, 이메일, 전화 등 많은 작업을 사용자를 대신해 수행할 수 있게 되더라도 읽기와 게임, 화상회의 등에 사용할 대형 화면을 가진 중심 기기는 계속 필요하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강력한 종합 컴퓨팅 기기로 진화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영상·게임·사진…“폴더블을 왜 써야 하는지 찾았다”
거먼이 아이폰 듀오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보는 또 다른 이유는 애플이 폴더블폰의 실제 사용목적을 비교적 명확히 제시했다는 점이다.
아이폰 듀오는 영상 시청과 게임, 사진 촬영에 폴더블 구조를 적극 활용한다.
위젯을 표시하는 스탠바이 모드를 강화했고 사진이나 페이스타임을 이용할 때 반대편 화면을 상대방을 위한 뷰파인더나 모니터로 활용할 수 있다.
기기를 접은 채 세워놓을 수 있다는 특성을 이용한 알람시계 모드도 추가했다.
거먼은 애플워치가 처음에는 패션 액세서리와 시계라는 방향을 강조했다가 건강·운동 중심으로 전략을 수정했고 비전 프로는 대중적인 사용처를 제시하는 데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아이폰 듀오는 출시 초기부터 소비자가 폴더블 구조를 왜 사용해야 하는지를 상대적으로 분명하게 보여준다는 것이다.
◇현재 2% 폴더블…거먼 “10년 내 과반 가능”
거먼은 아이폰 듀오의 잠재력을 2007년 등장한 첫 아이폰과 비교했다.
첫 아이폰이 등장하기 직전 스마트폰은 전 세계 휴대전화 출하량의 약 6%에 불과했다.
아이폰 출시 6년 뒤에는 스마트폰이 세계 휴대전화 판매의 과반을 차지했고 현재는 전체 판매량의 약 85%에 이른다.
애플 자체의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은 약 20%에 불과하지만 아이폰이 전체 산업을 터치스크린 중심 스마트폰으로 전환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 거먼의 평가다.
현재 폴더블폰의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비중은 약 2%다.
거먼은 아이폰 듀오 판매뿐 아니라 애플의 디자인을 참고한 경쟁사 제품이 늘면서 이 비율이 빠르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향후 10년 이내 폴더블폰이 신규 휴대전화 판매의 과반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형 화면을 주머니에 넣어 다닐 수 있고 일부 작업에서는 노트북이나 태블릿을 대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소비자에게 점차 받아들여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1999달러 고가는 걸림돌…가격은 점차 낮아질 전망
다만 거먼은 폴더블폰 전환이 첫 스마트폰 확산만큼 빠르게 진행되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가장 큰 이유는 가격과 제품 구조상의 타협이다.
아이폰 듀오는 1999달러(약 269만원)부터 시작한다. 일반 아이폰 두 대를 합친 것보다 비싼 수준이다.
일부 해외 시장에서는 애플이 미국 판매가격을 2000달러 미만으로 유지하기 위해 이보다 높은 가격을 책정했다.
거먼은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기술비용이 낮아지고 할부·리스 방식이 확대되면 소비자의 실질적인 가격 부담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2017년 페이스I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화면을 갖춘 아이폰을 사려면 최소 999달러(약 134만원)가 필요했지만 현재 비슷한 핵심 사양을 갖춘 아이폰17e는 최근 가격 인상 이후에도 699달러(약 94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을 사례로 들었다.
◇듀오 맥스·SE까지…폴더블 아이폰 제품군 확대 예상
거먼은 애플이 장기적으로 하나의 아이폰 듀오만 판매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이 폴더블폰을 여러 형태로 확대한 것처럼 애플도 폴더블 아이폰 제품군을 구축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는 더 큰 화면을 갖춘 ‘아이폰 듀오 맥스’, 가격이나 기능을 낮춘 ‘아이폰 듀오 SE’, 작은 클램셸 형태의 ‘아이폰 듀오 미니’와 같은 파생 제품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듀오’라는 제품명이 맥스나 SE 같은 이름을 붙이기 쉬운 구조라는 점도 제품군 확대 가능성을 뒷받침한다고 봤다.
거먼은 내년 초에는 아이폰 듀오가 폴더블폰 시장에서 가장 주도적인 제품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했다.
초기 수요가 공급을 크게 웃돌아 해외 재판매와 중고거래 가격 상승, 심각한 공급 부족까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애플이 영원히 시장을 지배할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거먼은 첫 아이폰이 스마트폰이라는 시장 자체를 확대하면서 다른 업체들의 대규모 투자를 촉발했던 것처럼 아이폰 듀오 역시 폴더블폰을 모바일 컴퓨팅의 주류 형태로 바꾸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아이폰 듀오의 진짜 영향력은 애플이 폴더블 시장을 독점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2%에 머문 제품군 자체를 스마트폰의 새로운 표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있다는 분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