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SID 특별위원회, 中 투자자 판정 취소 신청 '전부 기각'… 2024년 본안 각하 판정 확정
"사기 대출·불법 투자는 한·중 투자협정 보호 대상 아냐"… 재판부 판단 재확인
투자자 측에 한국 정부 법률 비용 15.1억 원 및 절차 비용 42.6만 달러 '전액 환수' 명령
"사기 대출·불법 투자는 한·중 투자협정 보호 대상 아냐"… 재판부 판단 재확인
투자자 측에 한국 정부 법률 비용 15.1억 원 및 절차 비용 42.6만 달러 '전액 환수' 명령
이미지 확대보기중국 투자자가 한국의 금융기관 담보권 실행과 사법 절차를 문제 삼아 제기했던 2,641억 원 규모의 투자자-국가 간 분쟁해결(ISDS) 사건에서 한국 정부가 최종적인 완전 승소를 확정 지었다.
세계은행 산하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 특별위원회가 투자자 측의 중재 판결 취소 신청을 전격 기각하면서, 당초 최대 2조 원에 달했던 천문학적인 국가 배상금 청구가 정부 측의 완벽한 배상금 '0원' 방어로 최종 종결됐다.
특히 중재판정부는 불법적인 수단과 대출 사기로 형성된 자산은 국제투자협정(BIT)의 보호 대상이 아니라는 '불법 투자 배제의 원칙'을 확고히 재확인했으며, 한국 정부가 지출한 약 15억 원의 소송 방어 비용 전액을 중국인 투자자가 물어내도록 명령했다.
9월 13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영문 통신사 유에이뉴스(UA.NEWS)와 대한민국 법무부 발표에 따르면, ICSID 취소위원회는 13일 오전(한국시각) 중국 국적 투자자 민펑전(Min Fengzhen·민영장) 씨가 제기한 중재판정 취소 신청을 전부 기각하고 한국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베이징 화푸빌딩 개발 PF 부실서 촉발… 3,800억 대출 미상환이 발단
이번 분쟁의 시작은 19년 전인 지난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중국계 투자자인 민 씨는 베이징의 대형 상업용 부동산인 '화푸(Hua Fu) 빌딩'을 매입·개발하기 위해 한국 내에 투자목적법인(SPC)인 '파이코리아'를 설립했다.
이어 한국의 우리은행 등 금융권으로부터 총 3,800억 원 규모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을 조달하면서, 자신이 보유한 파이코리아 지분 100%를 담보로 제공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사업이 표류하고 파이코리아가 수차례의 만기 연장에도 대출금을 전혀 상환하지 못하자,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은 채권 회수를 위해 2011년 정당한 담보권을 실행했다.
이후 2014~2015년에 걸쳐 담보로 잡혀 있던 파이코리아 주식을 매각 처분했다.
민 씨는 은행의 담보 처분이 부당하다며 한국 법원에 주식 매각 효력정지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으나, 2017년 7월 대한민국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 판결을 받았다.
이와 별도로 민 씨는 대출 성사 과정에서 우리은행 임직원들에게 금품과 뇌물을 제공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증재 등)가 유죄로 인정되어 2017년 3월 한국 법원에서 징역형의 형사처벌까지 확정받았다.
"불법 투자는 협정보호 불가"… 2024년 본안 승소 이어 취소 신청도 '완패'
한국 법원에서 민·형사 판결이 모두 확정된 후 3년이 지난 2020년, 민 씨는 한·중 양자투자협정(BIT)을 근거로 한국 정부를 상대로 ICSID에 돌연 ISDS 중재를 제기했다.
그는 은행의 담보 주식 매각과 한국 사법당국의 수사 및 재판 과정이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간접 수용'이자 공정·공평 대우 의무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당초 청구액으로 무려 2조 원을 요구했다가 최종 변론에서 파이코리아 주식 반환 또는 2,641억 원 상당의 금전 배상으로 청구를 축소했다.
이에 대해 법무부와 정부 대리인단(법무법인 율촌 등)은 강력한 법리로 맞섰다.
정부 측은 "투자자가 은행 직원에게 뇌물을 공여해 사기 대출을 일으킬 목적으로 회사를 설립한 행위는 한국 국내법을 위반한 명백한 불법 행위"라며 "애초에 투자 유치국의 법률을 정면 위반한 불법 투자는 한·중 BIT의 보호 대상인 '합법적 투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일관되게 주장했다.
또한, 민간 은행의 정당한 채권 담보권 실행은 국가 행위로 귀속될 수 없으며, 국내 사법 절차 역시 적법하게 진행됐다고 반박했다.
상설중재재판소(PCA) 관할 중재판정부는 정부의 주장을 전면 인용해 지난 2024년 5월 31일, "해당 투자는 한국 국내법을 위반한 범죄 계획에 사용된 불법 투자로서 한·중 BIT 보호를 받을 수 없다"며 중재 관할권 부존재를 이유로 민 씨의 청구를 전격 기각(각하)했다.
이에 불복한 민 씨는 "판정부가 권한을 남용했고 변론 기회를 박탈당했다"며 ICSID에 판정 취소를 신청했으나, 취소위원회 역시 이번 결정에서 "투자자의 위법한 금융 조달은 수사 기록으로 객관적 입증이 끝났으며 절차적 정당성에도 아무런 흠결이 없다"며 최종 기각을 선언했다.
소송비 15.1억 원 환수 판결… 정부, 피신청인 재산 강제집행 착수
이번 판정으로 한국 정부는 2,600억 원대의 잠재적 재정 손실을 완벽히 털어냈을 뿐만 아니라, 중재 및 취소 과정에서 소요된 국가 소송 비용까지 전액 회수할 수 있는 법적 권리를 확보했다.
ICSID 취소위원회는 기각 결정과 함께, 민 씨에게 한국 정부가 취소 절차에서 지출한 법률 변호 비용 약 15억 1,000만 원과 지연 이자, 그리고 ICSID 절차 비용 42만 6,751달러(약 5억 7,000만 원)를 전액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이는 지난 2024년 본안 판정 당시 명해졌던 49억 원 상당의 소송 비용 상환 명령과 합산되어 집행될 예정이다.
법무부는 판정문 분석을 마치는 대로 민 씨의 국내외 잔여 재산 및 채권을 전방위로 추적해 소송 비용 회수를 위한 강제집행 절차에 신속히 돌입할 방침이다.
한국 정부의 이번 ISDS 완전 승소는, 향후 ‘국내 금융 질서를 교란한 해외 사기성 자본이 국제중재 기구를 악용해 거액의 국가 배상금을 노리는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를 완벽히 차단하고 국가 재정을 지켜낸 상징적 쾌거’인 동시에 ‘유치국의 실정법을 위반한 불법 투자에 대해서는 국제투자협정(BIT)의 보호망이 일절 적용되지 않는다는 엄격한 국제중재 법리를 글로벌 사법 무대에서 다시금 확립한 중대한 선례’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