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확률 86%·10년물 5% 육박·유가 100달러에도 3대 지수 주간 상승
빅테크 5곳 설비투자 전망 잇따라 상향…“경기 버티면 고금리에도 주가 상승 가능”
빅테크 5곳 설비투자 전망 잇따라 상향…“경기 버티면 고금리에도 주가 상승 가능”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86%까지 치솟고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5%에 육박했지만 미국 증시는 사상 최고치 부근에서 좀처럼 밀리지 않고 있다.
국제유가까지 배럴당 100달러(약 13만4000원)를 넘어섰지만 월가에서는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설비투자와 강한 기업 실적이 고금리 충격을 상당 부분 흡수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야후파이낸스는 이번 주 시장의 최대 관심사는 오는 16일(이하 현지시각) 연준의 금리 결정이지만 금리 인상이 현실화하더라도 AI 투자 사이클이 증시의 상승동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더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13일 분석했다.
지난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8% 올랐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도 각각 0.9% 상승했다.
금리와 유가가 동시에 뛰는 상황에서도 3대 지수가 모두 주간 상승한 것이다.
◇금리 인상 확률 86%…워시 첫 시험대
연준은 16일 오후 기준금리 결정을 발표하고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에 나설 예정이다.
시장은 금리 인상을 사실상 기본 시나리오로 받아들이고 있다.
8월 CPI는 대체로 시장 예상에 부합했지만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의 월간 상승률이 예상보다 다소 높게 나오면서 금리 인상 가능성은 약 86%까지 올라갔다.
JP모건의 마이클 페롤리 미국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상승률이 올해 매달 3%를 웃돌았고 연준의 2% 목표를 향한 진전도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을 인상 근거로 들었다.
워시 의장도 지난 잭슨홀 회의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분명히 했다.
그는 “물가 안정은 저절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며 인플레이션이 반드시 평균으로 회귀하는 것도 아니다”며 안정적인 물가를 만드는 것이 연준의 임무라고 강조했다.
야후파이낸스는 이 같은 발언을 고려하면 연준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오히려 정책 신뢰도가 훼손될 수 있다는 시각도 시장에 있다고 전했다.
페롤리는 실제 인상 여부가 시장이 반영하는 것보다는 접전에 가깝다고 평가하면서도 워시 의장이 반복적으로 인플레이션에 강경한 발언을 해온 만큼 행동이 뒤따르지 않으면 연준의 제도적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10년물 5%·유가 100달러에도 증시는 버텨
금리 인상 전망보다 더 눈에 띄는 것은 주식시장의 반응이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5%에 접근했고 연준은 통상 기업과 금융시장에 부담을 주는 금리 인상을 준비하고 있다.
이란 전쟁도 다시 격화하면서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그럼에도 미국 주요 주가지수는 사상 최고치에서 크게 멀어지지 않았다.
RBC캐피털마켓의 로리 칼바시나 미국 주식전략 책임자는 단기적으로 일반적인 수준의 조정 위험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배럴당 100달러에 이른 유가와 미국·캐나다 무역갈등 등이 투자심리를 압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장기 전망에서는 여전히 긍정적인 입장을 유지했다.
RBC는 향후 12개월 S&P500 목표치를 8150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금리에 대한 우려가 완화될 경우 현재 수준보다 약 6%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빅테크 5곳, AI 설비투자 다시 상향
월가가 증시를 낙관하는 핵심 근거 가운데 하나는 AI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투자 사이클이다.
LPL파이낸셜의 제프 부크바인더 수석 주식전략가는 “높은 금리와 유가 등 각종 악재에도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 부근을 유지하는 데 AI 투자 확대가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2분기 미국 기업 실적도 전반적으로 강했다.
엔비디아는 다시 월가의 이익 전망을 웃돌았다.
여기에 알파벳,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오라클 등 대형 기술기업들은 모두 설비투자 전망을 추가로 높였다.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클라우드, 네트워크에 대한 투자가 금리 상승에도 계속 확대되고 있다는 의미다.
부크바인더는 금리 인상이 시장 변동성을 높일 수는 있지만 강한 경제 펀더멘털이 유지되면 고금리의 부담을 상쇄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경기침체 위험이 낮고 경제성장이 유지되는 한 과거에도 주식시장이 금리 상승기에 오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연준이 금리를 올리더라도 ‘AI 경제 머신’이 충격을 흡수할 수 있다는 논리다.
◇유가 100달러, 연준엔 또 다른 부담
다만 국제유가는 연준과 증시에 여전히 큰 변수다.
브렌트유는 지난 9일 약 두 달 만에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7개월째 이어지고 호르무즈 해협의 에너지 수송이 제한되는 가운데 공급 차질 우려가 다시 커졌다.
예멘 후티 반군의 사우디 에너지 시설 공격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주요 수송로까지 차질을 빚고 있다.
북쪽에서는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정유시설을 공격하면서 세계 정제유 공급에 추가 부담을 주고 있다.
PVM오일어소시에이츠의 타마스 바르가 애널리스트는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정상적으로 개방되고 원유가 방해받지 않고 흐르지 않는 한 공급과 수요가 조만간 균형을 이루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주에는 연준 결정 외에도 제조업 관련 지표가 잇따라 발표된다.
15일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에 이어 18일 연준의 산업생산과 제조업 생산 지표가 나온다.
야후파이낸스는 이들 지표가 AI 인프라 붐이 미국 경제를 점차 더 물리적인 설비투자 중심으로 바꾸고 있는지를 판단할 추가 단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결국 이번 주 증시의 핵심은 금리 인상 여부만이 아니다.
연준이 실제 금리를 올리고 장기 국채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더라도 AI 설비투자와 기업 실적이 시장을 계속 떠받칠 수 있는지가 미국 증시의 다음 방향을 가를 전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