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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AGI 도래’ 선언에도 엔비디아 주가는 2% 하락

오픈AI, 아스트라 새 지능으로 묘사하면서도 통제·정렬 경고…시장선 “아직 특이점 아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사진=로이터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오픈AI의 최신 인공지능(AI) 모델 GPT-6 아스트라를 두고 범용인공지능(AGI)이 도래했다고 선언했지만 금융시장의 반응은 엇갈렸다.
아스트라와 직접 연결된 일부 AI 인프라 기업 주가는 크게 올랐지만 정작 엔비디아 주가는 하락했다. 오픈AI 내부에서도 아스트라를 인간과 다른 새로운 형태의 지능으로 묘사하면서 동시에 AI 통제와 정렬 문제를 경고하고 있어 ‘AGI 도달’을 둘러싼 논쟁이 기술계를 넘어 금융시장으로 확산하고 있다.

10일(이하 현지시각) 톰스하드웨어와 포춘에 따르면 아스트라를 둘러싼 오픈AI 내부의 안전 경고와 금융시장의 반응이 이같이 나오고 있다.

앞서 황 CEO는 지난 6일 X를 통해 챗GPT에서 추론 모델 o1을 거쳐 아스트라까지 4년이 걸렸다며 “AGI가 도래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아스트라가 엔비디아 그레이스 블랙웰 시스템 10만개 이상으로 훈련됐으며 앞으로 40만개의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추가 가동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포춘에 따르면 미국 금융시장이 노동절 연휴를 마치고 처음 거래를 재개한 8일 엔비디아 주가는 2% 하락했다. 반면 오픈AI의 컴퓨팅 인프라와 밀접하게 연결된 코어위브는 15% 급등했고 소프트뱅크는 2% 올랐다.

◇ “AGI 왔다”는데 엔비디아는 하락


포춘은 따라서 “시장 반응이 황 CEO의 AGI 선언을 그대로 받아들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D.A.데이비슨의 길 루리아 기술리서치 책임자는 시장이 전혀 반응하지 않은 것은 아니라면서 아스트라로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되는 소프트뱅크, 오라클, 코어위브 등에 매수세가 집중됐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는 이미 2024년 이후 AI 시장의 지배적인 기업으로 자리 잡아 개별 AI 모델 발표에 따라 움직이기에는 규모가 지나치게 커졌다는 분석이다.

엔비디아는 최근 분기 매출 960억달러(약 129조336억원)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06% 성장했으며 이번 분기 매출로 1080억달러(약 145조1628억원)를 제시했다.

루리아는 엔비디아가 너무 높은 성장 기대를 받고 있어 투자자들이 이런 성장세가 계속될 수 있을지를 오히려 의심하는 단계라고 평가했다.

AGI라는 개념 자체에 대해서도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황 CEO는 지난 3월 AGI를 10억달러(약 1조3441억원) 규모의 회사를 만들어낼 수 있는 AI로 정의한 바 있지만 이번 아스트라 관련 발언에서는 그 기준을 언급하지 않았다.

버지니아대의 바실 할페린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AI 모델의 능력이 놀라운 수준인 것은 맞지만 널리 사용되는 엄격한 AGI 기준으로 보면 아직 도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 진짜 AGI 신호는 주가 아닌 ‘실질금리’


할페린은 AGI의 경제적 효과를 확인하려면 기술주 주가보다 실질금리를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AI가 경제성장률을 크게 높인다면 미래 성장 기대가 실질금리 상승으로 연결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의 경험칙에 따르면 경제성장률이 추가로 1%포인트 높아질 때 실질금리도 약 1%포인트 상승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시장에서는 AI가 경제를 단기간에 급격하게 변화시키는 이른바 ‘특이점’에 도달했다는 신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 그의 평가다.

할페린이 참여한 조사에서 일반인부터 AI 연구자까지 대부분은 AI가 경제성장률에 더할 효과를 약 0.5%포인트로 예상했다.

그는 향후 5년을 닷컴 붐보다 두 배 빠르고 강한 변화로 전망하면서도 이를 특이점으로 보지는 않았다.

◇ 오픈AI도 “우리가 만든 AI 이해하기 어려워”


오픈AI 내부의 메시지도 단순한 AGI 승리 선언과는 거리가 있다.

야쿠브 파호츠키 오픈AI 수석과학자는 아스트라 공개에 맞춰 AI가 인간이 세부적으로 설계하는 프로그램이라기보다 훈련 과정에서 ‘길러지는’ 성격을 띤다고 설명했다.

그는 AI 개발 과정에서 연구자 자신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나타나고 그 작동 방식을 해석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

아스트라는 오픈AI가 지금까지 개발한 모델 가운데 성능과 정렬 수준이 가장 높은 모델이라고 회사는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파호츠키는 AI가 인간의 행동 일부를 모방할 수 있을 뿐 인간 자체를 재현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톰스하드웨어는 이런 점을 들어 “아스트라를 당장 AGI나 이해할 수 없는 ‘외계 지능’으로 규정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평가했다.

◇ 오픈AI “AI 개발 국제 공조 최우선 과제 돼야”


파호츠키가 특히 강조한 것은 AI 정렬과 인간의 통제권이다.

그는 AI가 인간에게 정직하고 인간의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행동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대부분의 업무를 AI가 수행할 수 있는 시대에도 인간의 자율성과 인간 자체의 가치를 지킬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AI 개발 속도를 둘러싼 국제 공조도 요구했다.

파호츠키는 미래 AI 개발에 대한 국제적 조율이 각국 정부의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며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속도를 조절하지 못할 경우 법적 개입이 필요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결국 아스트라를 둘러싼 현재 상황은 상반된 두 장면을 동시에 드러내고 있다.

엔비디아 CEO는 AGI 시대가 시작됐다고 선언하고 있지만 금융시장은 이를 경제적 특이점의 도래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오픈AI 역시 최신 모델의 능력을 강조하면서 한편으로는 인간보다 뛰어난 지능이 등장할 경우에도 인간이 미래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할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포춘은 현재 시장이 예상하는 미래는 당장 AGI가 경제 질서를 뒤집는 특이점보다는 과거 닷컴 붐보다 훨씬 빠르고 강력한 AI 투자·생산성 확대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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