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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G7 ‘대표 매파’ 굳히나…이번주 두 번째 금리 인상

예금금리 2.25%→2.50% 인상 사실상 기정사실
시선은 ‘다음 인상’으로…유로존 경기 예상보다 견조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ECB 본부.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ECB 본부. 사진=로이터


유럽중앙은행(ECB)이 이번 주 다시 기준금리를 올리며 주요 7개국(G7) 중앙은행 가운데 가장 선명한 긴축 행보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시장에서 0.25%포인트 인상이 사실상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면서 관심은 이번 결정 자체보다 ECB가 이후에도 추가 인상 가능성을 얼마나 열어둘지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ECB가 오는 10일(이하 현지시각) 예금금리를 현재 2.25%에서 2.50%로 0.25%포인트 올릴 것이 거의 확실시된다고 6일 전망했다.

실제 인상이 이뤄지면 지난 6월 이후 두 번째다.

ECB는 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충격이 인플레이션 전반으로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6월 2023년 9월 이후 처음으로 금리를 올렸다.

지난 7월에는 일단 금리를 동결했지만 당시 회의에서도 추가 인상이 필요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을 유지했다.
블룸버그는 ECB가 다른 G7 중앙은행보다 적극적으로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면서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 가운데 대표적인 매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8월 물가 3.3%…에너지 충격 다시 확대

추가 인상을 뒷받침하는 가장 직접적인 요인은 물가다.

유로존의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3%로 7월 2.9%에서 크게 높아졌다.
ECB의 중기 목표인 2%를 여섯 달 연속 웃돌았다.

물가 상승을 주도한 것은 에너지다. 8월 에너지 가격 상승률은 14.3%까지 높아졌다.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해협을 둘러싼 공급 차질이 이어지면서 원유뿐 아니라 유럽 경제에 중요한 천연가스 가격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식품과 에너지 등 변동성이 큰 항목을 제외한 근원 물가 상승률은 2.4%로 낮아졌다.

이는 현재의 물가 상승이 광범위한 수요 과열보다는 에너지 공급 충격에 상당 부분 집중돼 있음을 나타낸다.

ECB도 최근 자체 분석에서 올해 물가 상승의 대부분이 에너지 공급 충격에서 비롯됐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높은 에너지 비용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기업의 판매가격 인상과 임금 요구, 서비스 물가 상승으로 번지는 이른바 ‘2차 파급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ECB가 비교적 빠르게 금리를 올리는 이유도 이러한 확산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경기 예상보다 잘 버텨…긴축 여력 커져

ECB가 금리를 올릴 수 있는 또 다른 배경은 유로존 경제가 당초 우려보다 탄탄하다는 점이다.

유로존 경제는 2분기 전분기 대비 0.4% 성장했다.

이란 전쟁과 에너지 비용 급등 속에서도 기업심리 지표 역시 전쟁 직후의 하락분을 상당 부분 회복했다.

경기가 급격히 위축되지 않은 만큼 ECB가 물가 억제를 위해 금리를 추가로 올릴 수 있는 여지가 커졌다는 의미다.

이는 미국, 영국 등 다른 G7 중앙은행과 차이를 만든다.

미 연방준비제도는 물가가 목표치를 웃돌고 있지만 노동시장과 인플레이션 지표를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 나오고 있다.

영국 중앙은행도 에너지 가격 상승이 임금과 서비스 물가로 확산되는 2차 효과가 아직 제한적이라는 판단을 보여왔다.

반면 ECB는 에너지발 물가 상승이 고착되기 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 같은 차이가 ECB를 현재 G7 중앙은행 가운데 가장 적극적인 긴축 주체로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진짜 쟁점은 ‘세 번째 인상’

금융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이미 거의 확정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이번 인상 이후의 행보라는 지적이다.

시장은 ECB가 2.50%에서 긴축을 끝내지 않을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전쟁 시작 이후 다시 고점을 향하고 있고 유로존 경제도 높은 에너지 비용을 예상보다 잘 견디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근원 물가와 임금 등에서 에너지 충격이 광범위한 인플레이션으로 번지고 있다는 증거는 아직 뚜렷하지 않다.

이에 따라 ECB 내부에서도 추가 인상 속도를 놓고 신중론이 남아 있다.

ECB가 10일 0.2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더라도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가 기자회견에서 연내 추가 금리에 어떤 신호를 보내느냐가 금융시장의 실질적인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ECB가 추가 인상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열어둘 경우 이번 긴축은 6월과 9월 두 차례에 그치지 않고 본격적인 인상 사이클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에너지 가격 상승의 2차 파급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점을 강조하면 이번 인상이 사실상 마지막이 될 가능성도 있다.

블룸버그는 결국 이번 주 ECB 결정에서 0.25%포인트 인상 자체보다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메시지가 더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6월 G7 가운데 가장 먼저 이란 전쟁발 인플레이션에 금리 인상으로 대응했던 ECB가 이번 주 두 번째 인상에 나선다면, 시장의 다음 질문은 이미 ‘얼마나 더 올릴 것인가’로 넘어가게 된다는 관측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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