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너스, 취임 첫날 X 데뷔…공개 활동 거의 없던 하드웨어 엔지니어
블룸버그 “CEO 역할, 경영 넘어 대중과 직접 소통으로 확대”
블룸버그 “CEO 역할, 경영 넘어 대중과 직접 소통으로 확대”
이미지 확대보기애플의 새 최고경영자(CEO) 존 터너스가 취임과 동시에 소셜미디어 X에 등장했다. 첫 게시물은 단 한 단어, “hello”였다.
그동안 공개적인 소셜미디어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던 터너스 CEO는 이 한마디만으로 취임 첫날 약 100만명의 팔로어를 끌어모았다.
세계 최대 전자업체를 이끌게 된 터너스에게 제품 개발과 인공지능(AI) 경쟁력 회복뿐 아니라 대중과 직접 소통하는 ‘CEO의 얼굴’을 어떻게 만들어갈지도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4일(이하 현지시각)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터너스의 취임을 계기로 CEO의 소셜미디어 활동이 기업 경영에서 차지하는 역할을 조명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터너스는 지난 1일 팀 쿡의 뒤를 이어 애플 CEO에 공식 취임했다.
그는 취임 첫날 X 계정을 공개하고 소문자로 “hello”라고 적은 첫 게시물을 올렸다. 별도의 취임 메시지나 제품 전략, 경영 철학을 길게 설명하지 않았지만 게시물은 빠르게 확산됐고 팔로어도 하루 만에 약 100만명으로 불어났다.
◇25년 애플맨이지만 대중에는 낯선 얼굴
터너스는 애플 내부에서는 오랫동안 핵심적인 역할을 맡아온 인물이지만 일반 소비자에게는 전임자인 쿡보다 훨씬 덜 알려져 있다.
지난 2001년 애플에 입사해 25년 동안 근무했으며 CEO 취임 전에는 하드웨어 엔지니어링을 총괄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 등 애플의 핵심 하드웨어 개발을 이끌어온 엔지니어지만 회사 밖에서 자신의 의견이나 일상을 적극적으로 공개하는 유형의 경영자는 아니었다.
CEO가 되기 전까지 공개적인 소셜미디어 존재감도 거의 없었다.
블룸버그가 터너스에게 ‘소셜미디어 변신’이 필요하다고 평가한 배경이다.
CEO라는 자리는 내부 조직과 제품을 관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투자자와 소비자, 직원, 정부 관계자 등 수많은 이해관계자에게 회사를 대표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애플처럼 소비자 브랜드 자체가 기업가치의 핵심인 회사에서는 CEO의 공개 발언 하나하나가 제품 이미지와 회사의 메시지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다.
◇CEO도 직접 말하는 시대…SNS가 기업 메시지 통로
기업 최고경영자의 소셜미디어 활동은 최근 들어 더욱 일반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기업 홍보조직이나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회사의 입장을 전달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CEO가 직접 제품과 사업전략, 사회적 현안에 대해 메시지를 내는 일이 늘었다.
소셜미디어를 활용하면 기존 언론이나 기업 홍보 채널을 거치지 않고 소비자와 투자자에게 직접 접근할 수 있다.
그만큼 CEO 개인의 공개적인 이미지와 회사 브랜드 사이의 경계도 흐려지고 있다.
터너스가 X에 등장하자 첫 게시물이 폭발적인 관심을 받은 것도 애플이라는 회사와 새 CEO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그대로 개인 계정으로 옮겨간 사례다.
블룸버그는 터너스가 첫날 약 100만명의 팔로어를 단숨에 확보한 사실을 통해 그가 이미 막강한 소통 플랫폼을 손에 넣었다는 점을 주목했다.
문제는 이를 앞으로 어떻게 활용하느냐다.
제품 발표를 전달하는 공식적인 채널로만 사용할 수도 있고 자신의 경영 철학이나 애플의 기업문화, 직원과 소비자에 대한 메시지를 보다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말 많은 CEO’가 반드시 정답은 아니다
소셜미디어 활동이 많을수록 좋은 CEO라는 의미는 아니다.
기업 최고경영자가 지나치게 자주 개인적인 의견을 공개하면 회사의 공식 입장과 구별하기 어려워지고 예상하지 못한 논란을 일으킬 위험도 있다.
반대로 대중과 거의 소통하지 않을 경우 CEO 개인의 메시지가 회사 밖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애플은 특히 경영진 개인보다 제품과 회사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워온 기업이다.
따라서 터너스가 다른 기술기업 CEO들처럼 개인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구축할지, 아니면 애플 특유의 절제된 소통 방식을 유지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가 첫 게시물로 긴 취임사 대신 “hello” 한 단어만 선택했다는 점도 이러한 애플식 접근과 맞닿아 있다.
다만 첫 게시물이 순식간에 대규모 관심을 끌면서 터너스의 향후 모든 SNS 활동은 과거보다 훨씬 큰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9일 신제품 행사서 첫 대형 공개무대
터너스는 취임 직후부터 대중 앞에 본격적으로 나서야 한다.
애플은 오는 9일 신제품 발표행사를 열 예정이며 터너스가 CEO 자격으로 이끄는 첫 대형 제품 공개무대가 된다.
애플의 첫 폴더블 아이폰을 비롯한 주요 신제품이 공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터너스가 어떤 방식으로 애플의 새로운 시대를 대중에게 설명할지도 관심사다.
하드웨어 엔지니어로 오랫동안 제품 개발을 이끌어온 터너스에게는 기술과 제품을 어떻게 설명하느냐도 CEO로서 중요한 능력이 될 수 있다.
블룸버그는 터너스가 이제 단순히 애플의 제품을 만드는 사람에서 애플이라는 기업 자체를 대외적으로 대표하는 위치로 이동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취임 첫날 “hello” 한마디로 약 100만명의 팔로어를 얻은 것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세계적으로 가장 주목받는 기업 가운데 하나의 CEO가 된 터너스가 자신의 대외 이미지를 어떻게 만들어가고 애플의 메시지를 어떤 목소리로 전달할지가 그의 새로운 경영 과제 가운데 하나가 될 전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