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주간 본격 협상…아직 합의 안 돼
지난해 6922억원 투자 거절했던 허깅페이스…인수 땐 ‘중립성’ 시험대
지난해 6922억원 투자 거절했던 허깅페이스…인수 땐 ‘중립성’ 시험대
이미지 확대보기불과 지난해 말 허깅페이스가 엔비디아의 5억 달러(약 6922억 원) 투자 제안을 지배적인 단일 투자자의 영향력을 우려해 거절했던 만큼 이번 협상이 실제 인수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인수가 성사되면 엔비디아는 AI 반도체 공급을 넘어 전 세계 개발자들이 모델과 데이터세트를 공유하고 활용하는 핵심 플랫폼까지 확보하게 된다. 반면 AMD와 인텔 등 엔비디아 경쟁사의 하드웨어도 지원해온 허깅페이스의 중립성은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
엔비디아와 허깅페이스가 최근 몇 주 동안 허깅페이스의 기업가치를 130억 달러 이상으로 평가하는 인수 방안을 놓고 진지한 협의를 진행했다고 비즈니스인사이더가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27일(이하 현지 시각) 보도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양사는 아직 거래에 합의하지 않았으며 협상이 최종적으로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 매각 후보 찾던 허깅페이스…엔비디아가 전면 등장
이번 보도는 허깅페이스가 회사 매각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지 나흘 만에 나온 후속 내용이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앞서 허깅페이스가 투자은행과 함께 기업가치 130억 달러 이상을 전제로 잠재적 인수자의 관심을 파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에는 구체적인 인수 후보가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에는 엔비디아가 허깅페이스와 직접 본격적인 인수 협의를 벌여온 기업으로 확인됐다.
마이크로소프트도 허깅페이스 측과 만났지만 현재 양측 간 협상은 진행되고 있지 않다고 사안에 밝은 복수의 관계자가 전했다.
엔비디아와 허깅페이스의 관계는 이미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
엔비디아는 2023년 허깅페이스가 2억3500만 달러(약 3253억 원)를 조달한 투자 라운드에 참여했다.
당시 허깅페이스의 기업가치는 45억 달러(약 6조2000억 원)로 평가됐다.
이번에 논의되는 130억 달러 이상의 인수가격은 당시 기업가치의 거의 세 배에 이른다.
◇ 지난해엔 엔비디아 6922억 원 투자 거절
양사의 관계에서 특히 주목되는 것은 지난해 말 있었던 투자 협상이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허깅페이스는 엔비디아가 제안한 5억 달러(약 6922억 원) 규모의 투자를 거절했다.
당시 제안은 허깅페이스의 기업가치를 70억 달러(약 9조7000억 원)로 평가하는 조건이었다.
허깅페이스는 한 투자자가 지나치게 큰 영향력을 갖고 회사의 의사결정을 좌우하는 상황을 원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단순한 지분투자를 넘어 엔비디아가 회사를 인수하는 방안을 놓고 양측이 직접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단일 투자자의 영향력을 우려했던 허깅페이스가 엔비디아의 완전 인수 가능성을 어떻게 판단할지가 협상의 핵심 변수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
◇ 엔비디아, AI 개발자 접점까지 확보 가능
허깅페이스는 오픈소스 AI 생태계의 중심 플랫폼 가운데 하나다.
전 세계 개발자들이 수백만 개의 AI 모델과 데이터세트를 올리고 공유하며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AI 서비스를 개발한다.
엔비디아가 허깅페이스를 인수하면 AI 모델 개발자들과의 접점을 크게 확대할 수 있다.
개발자들이 허깅페이스에서 모델을 시험하고 배포하는 과정에서 엔비디아의 반도체를 더 많이 사용하도록 연결할 가능성도 커진다.
엔비디아가 그래픽처리장치(GPU) 공급업체를 넘어 AI 개발 과정 전반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허깅페이스 인수가 엔비디아에 개발자 생태계에서 더 큰 기반을 제공하고 자사 반도체에서 처리되는 AI 작업을 늘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 AMD·인텔도 지원…‘중립 플랫폼’ 흔들릴 수도
그러나 엔비디아의 인수는 허깅페이스가 지금까지 구축해온 강점 가운데 하나인 중립성을 흔들 수 있다는 관측이다.
허깅페이스는 특정 반도체나 AI 기업에 종속되지 않고 업계 전반의 모델과 하드웨어를 지원해왔다.
엔비디아뿐 아니라 경쟁사인 AMD·인텔의 하드웨어도 플랫폼에서 지원한다.
개발자들이 어떤 업체의 반도체를 이용하든 허깅페이스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플랫폼의 폭넓은 채택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엔비디아가 허깅페이스를 소유하게 되면 경쟁 반도체 업체와 개발자들이 현재와 같은 수준의 중립성이 유지될지를 우려할 가능성이 있다.
엔비디아에는 개발자 생태계를 자사 반도체 쪽으로 끌어올 수 있는 기회지만 허깅페이스 입장에서는 플랫폼의 독립성과 개방성을 유지해야 하는 문제가 동시에 제기되는 셈이다.
◇ 엔비디아, 66조 원 비상장 지분 보유…M&A 확대
이번 협상은 엔비디아가 막대한 현금을 앞세워 AI 생태계 전반에서 투자와 거래를 빠르게 늘리는 가운데 진행되고 있다.
엔비디아는 26일 현재 비상장기업 지분을 479억 달러(약 66조3000억 원) 보유하고 있으며 이번 회계연도 남은 기간 추가 지분투자에 180억 달러(약 24조9000억 원)를 투입하기로 약정했다고 밝혔다.
허깅페이스를 130억 달러 이상에 인수하면 엔비디아가 추진해온 거래 가운데서도 상당한 규모의 인수합병(M&A)이 된다.
다만 현재 협의는 최종 계약 단계에 이른 것은 아니다.
양사가 가격과 지배구조, 허깅페이스의 플랫폼 중립성 등을 놓고 어떤 조건에 합의할지도 공개되지 않았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엔비디아와 허깅페이스가 최근 몇 주 동안 본격적인 인수 대화를 진행했지만, 아직 계약은 체결되지 않았고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고 전했다.
허깅페이스가 지난해에는 엔비디아의 지분 확대를 경계했지만 이번에는 회사를 통째로 넘기는 협상에 나선 만큼 실제 거래 성사 여부와 함께 오픈소스 AI 생태계의 핵심 플랫폼이 세계 최대 AI 반도체 업체의 영향권에 들어갈지가 주목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