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산 녹두서 글리포세이트 기준치 5배 검출 이유로 통관 차단… 보리·와인 갈등 후 '첫 파열음'
전문가들 "전면적 무역 전쟁 재개는 아니지만, 中 경제력 바탕으로 검역·안보 통제권 강화"
호주, 다윈항 임대 회수 추진 및 中 대학 제휴 취소… 美 안보 연대 속 양국 '미묘한 긴장' 지속
전문가들 "전면적 무역 전쟁 재개는 아니지만, 中 경제력 바탕으로 검역·안보 통제권 강화"
호주, 다윈항 임대 회수 추진 및 中 대학 제휴 취소… 美 안보 연대 속 양국 '미묘한 긴장' 지속
이미지 확대보기수년간의 보리·와인·소고기 관세 분쟁을 딛고 최근 회복세를 보이던 중국과 호주의 무역 관계에서 중국 당국이 호주산 콩류 수입을 전격 거부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외교가에서는 이번 조치를 전면적인 통상 갈등의 재발로 보지는 않으면서도, 중국 당국이 커진 경제적 위상을 바탕으로 자국 농업 보호와 안보적 이익을 지키기 위해 비관세 검역 장벽을 공세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8월 18일(현지시각)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호주 방송공사(ABC) 보도에 따르면, 중국 세관 당국은 최근 수입된 호주산 녹두에서 중국 내 법적 허용 기준치를 5배 초과하는 글리포세이트(제초제) 잔류물이 검출되었다는 이유로 해당 화물의 통관을 전격 차단했다. 중국은 호주산 녹두의 최대 수입국이다.
"수세적 대응 벗어나 국익 관철"… 검역 규정 엄격 적용으로 국내 농가 보호
중국 현대국제관계연구원의 천펑잉(Chen Fengying) 연구원은 "중국은 경제적 영향력이 확대됨에 따라 더 이상 무역 분쟁에서 수세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자국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규정을 엄격히 집행하고 있다"며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서도 안정적인 양국 관계와 별개로 정밀한 검역 검사가 이뤄지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멜버른 왕립공과대학교(RMIT)의 스튜어트 오어(Stuart Orr) 교수 역시 "과거에는 묵인되던 제초제 잔류 규정을 엄격히 적용해 수입을 억제함으로써 침체된 중국 내 녹두 생산 농가를 보호하고 현지 가격을 지지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진단했다.
다윈항 회수·대학 제휴 파기… 美 안보 동맹 속 잠재적 갈등 요인 상존
일각에서는 이번 검역 조치 이면에 호주의 안보 밀착에 대한 중국의 경고 메시지가 담겨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호주 정부는 2015년 중국 랜드브리지 그룹에 99년간 장기 임대했던 전략 요충지 다윈(Darwin) 항구의 소유권을 국가 안보 차원에서 강제 회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호주국립대학교(ANU)는 미국의 대중국 제재 기조에 발맞춰 중국 산둥대학교와의 오랜 협력 파트너십을 전격 무효화하고 내년 초까지 사업을 종료하라는 정부 지침을 받았다.
푸단대학교 국제문제연구소의 린민왕(Lin Minwang) 교수는 "호주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안보 전략의 최전선에서 움직이고 있으며, 이러한 외교적 행보가 통상 관계에 잠재적 마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무역 전면전으로 비화할 가능성은 낮다고 선을 그었다. 중국 세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7월 양국 간 무역액은 전년 대비 35% 이상 급증했으며, 샤오첸 주호주 중국 대사 역시 양국 관계가 최악의 저점을 지나 안정 궤도에 올랐다고 평가한 바 있다. 양국 정상은 올해 말 예정된 G20 및 APEC 정상회의를 통해 실무 통상 대화를 이어갈 전망이다.
중국의 호주산 녹두 통관 차단과 호주의 안보 규제 강화는, 향후 ‘중국의 비관세 검역 장벽을 활용한 적극적 무역 통제권 행사’와 더불어 ‘미·중 기술 안보 경쟁 속 호주-중국 간의 경제·안보 디커플링 수위’를 가늠할 핵심 거시 통상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