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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도매물가 상승세 둔화…소비자물가 상승세도 더 낮아지나

7월 PPI 전년비 4.7%↑…6월 5.5%서 큰 폭 둔화
근원 PPI도 4.2%로 낮아져…연준 9월 동결 여지 확대
지난 2025년 2월 21일(현지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멘도타의 HCC 공장에서 한 근로자가 콤바인 생산에 쓰일 철강 부품의 자동 용접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25년 2월 21일(현지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멘도타의 HCC 공장에서 한 근로자가 콤바인 생산에 쓰일 철강 부품의 자동 용접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의 도매물가 상승세가 지난달 큰 폭으로 둔화하면서 앞으로 소비자물가 압력도 점차 낮아질 수 있다는 신호가 나타났다.
이란 전쟁으로 급등했던 휘발유 가격이 되돌림을 보이고 다른 비용 상승세도 완화되면서 생산 단계의 물가 압력이 약해졌다.

생산자물가 일부 항목은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가장 중시하는 물가지표에도 반영되는 만큼 다음 달 통화정책 결정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미 노동부가 지난 13일(이하 현지시각) 발표한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4.7% 상승했다. 6월의 5.5%보다 상승률이 0.8%포인트 낮아졌다.
AP통신은 도매물가 둔화에 주목하면서 이는 향후 몇 달 동안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더 낮아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14일 보도했다. 전월 대비 PPI는 변동이 없었다. 6월에는 전월보다 0.1% 하락했다.

◇ 근원 PPI도 4.7%→4.2% 둔화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생산자물가 상승세도 낮아졌다.

7월 근원 PPI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4.2% 올라 6월의 4.7%보다 상승폭이 0.5%포인트 축소됐다.

전월 대비로는 0.2% 상승해 5월에서 6월 사이 기록한 0.4%보다 오름폭이 절반으로 줄었다.

PPI는 기업이 생산한 상품과 서비스가 소비자에게 도달하기 전에 형성되는 가격 변화를 측정한다.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이 일정한 시차를 두고 소매가격으로 전달될 수 있기 때문에 향후 소비자물가 흐름을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실제로 전날인 12일 발표된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상승세가 소폭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자와 소비자 단계의 물가가 동시에 진정되는 흐름을 보이면서 올해 들어 다시 커졌던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점차 약해질 수 있다는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 PPI 일부 항목, 연준 선호 PCE에 직접 반영

연준이 PPI를 주목하는 또 다른 이유는 일부 구성 항목이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산정에 사용되기 때문이다.

특히 의료와 금융서비스 등 PPI의 일부 서비스 항목은 PCE 물가지수 계산에 반영된다.

PCE 물가지수는 연준이 물가 흐름을 판단할 때 CPI보다 더 중요하게 보는 지표다. 이달 말 발표될 PCE에서도 물가 상승세 둔화가 확인될 경우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을 서두를 필요성은 더욱 낮아질 수 있다.

연준은 올해 들어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고 동결해왔다. 현재 연준 내부에서는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를 다시 올릴 것인지, 물가가 스스로 진정되는지를 지켜보면서 현 수준을 유지할 것인지를 놓고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7월 PPI의 둔화는 후자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지표다.

◇ 7월 고용 감소까지…9월 금리 인상 부담 커져


AP에 따르면 물가뿐 아니라 고용시장에서도 경기 약화 신호가 나타났다.

미국 정부는 지난주 7월 고용이 실제로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고용 감소는 경제가 약해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어 연준이 물가를 억제하기 위해 차입비용을 더 높이는 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물가가 둔화되는 동시에 고용까지 약해진다면 연준으로서는 9월 회의에서 금리를 추가로 올릴 필요성이 낮아진다.

그러나 미국 소비자들이 이미 물가 부담에서 벗어났다고 보기는 어렵다.

소비자물가는 최근 4개월 연속 임금보다 빠르게 상승했다. 주거비와 공공요금을 비롯한 필수 지출 부담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물가 상승률이 임금 상승률을 계속 웃돌 경우 가계가 앞으로 소비를 줄일 가능성도 있다.

◇ 휘발유 다시 올라…8월 물가 재상승 변수


7월 물가 둔화가 그대로 이어질지도 아직 확실하지 않다.

휘발유 가격은 7월 초 하락했지만 같은 달 후반부터 다시 상승하기 시작했고 8월 초에도 오름세를 이어갔다.

이에 따라 다음 달 발표될 8월 물가지표에서는 에너지 가격이 다시 전체 물가를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

7월 PPI가 보여준 것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문제가 끝났다는 신호라기보다 이란 전쟁 이후 급격히 높아졌던 생산 단계의 가격 압력이 일단 완화되고 있다는 점에 가깝다.

향후 소비자물가가 실제로 더 낮아질지는 휘발유를 비롯한 에너지 가격의 향방과 이달 말 공개될 PCE 물가지수에 달려 있다.

다만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가 동시에 둔화하고 고용까지 약해진 상황은 연준이 9월에 추가 금리 인상 대신 현재 금리를 유지하며 물가 흐름을 더 지켜볼 수 있는 여지를 넓혀주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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