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간 1.3대 생산 한계로 공급망 붕괴…호주 혈세유출 경고
英 어스튜트급 정비차질 가동률 저하…조선소 인프라 한계
英 어스튜트급 정비차질 가동률 저하…조선소 인프라 한계
이미지 확대보기말콤 턴불(Malcolm Turnbull) 전 호주 총리가 미국, 영국, 호주의 안보 동맹인 오커스(AUKUS) 협정에 대해 원자력 추진 잠수함(SSN)을 실제로 인도받을 확률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며 고강도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턴불 전 총리는 미국과 영국의 잠수함 건조 역량 부족과 공급망 붕괴를 지적하며, 오커스 협정이 호주 국민의 혈세를 미·영 양국에 쏟아붓는 거대한 부의 이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영국 시사 주간 매체 더 스펙테이터(The Spectator)는 8월 12일(현지 시각) 테리 반스(Terry Barnes) 기자의 칼럼을 통해, 턴불 전 총리가 호주 오커스 공개 청문회 및 채텀하우스(Chatham House) 연설 등에서 오커스 프로젝트의 현실적 이행 가능성을 맹렬히 공격했다고 전했다.
오커스 협정은 당초 미 해군의 버지니아급(Virginia-class) 원자력 잠수함 최대 3대를 호주에 우선 매각한 뒤, 영국의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되는 차세대 'SSN-오커스' 잠수함을 호주 및 영국에서 공동 건조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전략적으로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확장세를 저지하기 위한 강력한 안보 축이지만, 정치 및 기술적 현실은 녹록지 않다.
정치적 격랑과 공급망 병목 현상이 불러온 오커스 회의론
실제로 미 해군의 버지니아급 잠수함 건조 속도는 연간 1.3대에 불과해 목표치인 2대에 크게 미달하고 있다. 대릴 코드네(Daryl Caudle) 미 해군 작전사령관이 오는 2032년까지 연간 2대 생산을 달성하겠다고 증언했으나, 트럼프 행정부의 아메리카 퍼스트 기조와 국방부 내부의 유보적 태도 역시 호주로의 잠수함 인도가 후순위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를 자아낸다.
영국 해군 전력의 현실과 구조적 한계
영국의 사정 또한 명확한 확답을 주지 못하고 있다. 영국 국방부(MoD)는 오커스 이행에 대한 완벽한 의지를 표명했으나, 정작 영국 해군이 운용 중인 5대의 어스튜트(Astute)급 공격 원자력 잠수함이 정비 및 인력 문제로 운용 차질을 경험하는 등 가동률 저하에 시달린 바 있다. 배로인퍼니스(Barrow-in-Furness) 조선소에서 차세대 잠수함을 차질 없이 건조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론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아울러 턴불 전 총리가 재임 시절 추진했던 프랑스와의 560억 유로 규모 디젤 잠수함 계약이 오커스 체결로 파기된 바 있어 그의 발언에 정치적 앙금이 섞여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영 양국의 군수 인프라 한계와 수조 원에 달하는 예산 소요는 오커스 프로젝트가 넘어설 핵심 과제로 남아있다. 미·영·호 3국 정부가 기술, 인력, 자본 투입을 신속히 드라이브 걸지 않는다면, 오커스 협정은 인도·태평양 안보 지형에 거대한 불확실성을 남기게 될 전망이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