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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 해역서 100만 배럴 원유선 좌초…390㎢ 기름띠 확산에 환경 생태계 ‘비상’

서방 제재 피하던 ‘그림자 선단’의 인재…두 달째 방치에 2차 대형 재앙 우려
지난 8월 5일(현지시간), 오만 도파르주 해안의 할라니야트 제도 인근에서 유출된 기름띠와 손상된 유조선 '캐롤라인 베젠기호'의 모습이 위성 사진에 포착됐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8월 5일(현지시간), 오만 도파르주 해안의 할라니야트 제도 인근에서 유출된 기름띠와 손상된 유조선 '캐롤라인 베젠기호'의 모습이 위성 사진에 포착됐다. 사진=로이터
러시아산 원유 100만 배럴을 수송하는 노후 유조선이 오만 앞바다에서 좌초하면서 여의도 면적의 130배에 이르는 대형 기름띠가 형성돼 인근 해양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0일(현지시각) 오만 정부의 공식 발표를 인용해 유조선 ‘캐롤라인 베젠기’호에서 유출된 기름띠가 오만 할라니야트 제도 북동쪽 해역 약 390㎢를 덮었으며 해안선에서 약 7km 거리까지 바짝 다가섰다고 보도했다.

지정학 리스크 속에서 서방의 제재를 피하기 위해 운항되는 이른바 ‘그림자 선단(Shadow Fleet)’의 안전 불감증과 관리 부실이 대형 환경 재앙으로 현실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청정 자연보호구역 턱밑까지 육박한 오염


이번 사고는 오만 왕실이 지정한 핵심 해양 자연보호구역 바로 인근에서 발생해 파장이 커지고 있다.

오만 환경청은 10일 성명을 통해 현재까지 담수화 시설과 주요 관광지로의 오염 물질 유입은 막아냈으며 추가 유출을 차단하기 위한 긴급 방제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발표했다.

사고 해역은 아라비아해 혹등고래와 소코트라 가마우지 같은 세계적 희귀 해양 생물의 주요 서식지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같은 날 위성 데이터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실제 해상에 형성된 기름띠의 전체 면적이 오만 정부 발표보다 넓은 약 600㎢에 달한다고 추산하며 위험의 심각성을 알렸다.

제재 피하려 선적 세탁…‘그림자 선단’의 예고된 인재

사고를 낸 캐롤라인 베젠기호는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를 회피하는 과정에서 안전 관리가 무너진 전형적인 사례로 지목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해당 선박이 2001년에 건조된 지 25년 된 노후 유조선으로 서방의 원유 가격 상한제를 우회하기 위해 선적을 지속적으로 바꿔온 '그림자 선단' 소속이라고 같은날 보도했다.

이 선박은 지난 4월 러시아 노보로시스크 항에서 원유를 실은 뒤 5월 말 수에즈 운하를 지났으며, 지난 6월 8일 예멘 인근 해역에서 선내 폭발 추정 사고 발생 후 기동력을 잃었다.

현재 카메룬 선적 명부에서 제적된 상태로 유럽연합과 영국, 캐나다 등의 제재 명단에 올라 있으며 중국계로 알려진 선주 및 관리업체는 연락이 두절됐다.

방치된 시한폭탄…장기 생태계 재앙 경고


사고 발생 후 두 달이 넘도록 적절한 수습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2차 대형 유출에 대한 우려도 증폭되고 있다.

위성 분석 전문 기관 스카이트루스의 존 에이모스 대표는 지난 10일 인터뷰에서 “사고 발생 이후 위성 영상을 분석한 결과 선박을 안정화하거나 내부 원유를 다른 배로 옮기는 이적 작업 흔적이 전혀 포착되지 않았다”며 방치 상태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에든버러 헤리엇와트대학교의 토니 구티에레즈 교수는 지난 10일 방제 시급성을 강조하며 “원유가 얕은 바다나 해안가로 진입하면 산호초와 조류, 어류 등 생태계 전체에 수십 년간 회복 불가능한 타격을 준다”고 진단했다.

그는 “1989년 알래스카 엑손 발데즈호 사태처럼 유출 원유의 후폭풍은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제 사회의 통제를 벗어난 '그림자 선단'의 방치와 안전 규제 공백이 해양 환경을 위협하는 위험으로 부각되고 있다.


심완섭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iberwld@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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