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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슈퍼카 피가니 한 대 볼트값만 2억대

2000개 모두 티타늄 제작…개당 가격 약 12만원
0.002㎜ 깊이로 로고 새겨…보이지 않는 부품까지 공예품처럼 완성
메르세데스-AMG가 개발한 6.0ℓ V12 트윈터보 엔진을 탑재한 파가니 와이라. 최고출력 730마력으로 100대만 한정 생산됐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메르세데스-AMG가 개발한 6.0ℓ V12 트윈터보 엔진을 탑재한 파가니 와이라. 최고출력 730마력으로 100대만 한정 생산됐다. 사진=로이터
파가니 차량에 적용되는 티타늄 볼트. 사진=파가니이미지 확대보기
파가니 차량에 적용되는 티타늄 볼트. 사진=파가니

이탈리아 슈퍼카 제조업체 파가니가 차량 한 대를 조립하는 데 사용하는 볼트 가격만 2억원을 훌쩍 넘는 것으로 전해져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자동차 전문매체 슈퍼카블론디는 파가니 차량 한 대에 들어가는 티타늄 볼트 약 2000개의 가격이 기본형 포르쉐 911 한 대보다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고 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슈퍼카블론디에 따르면 영국 자동차 매체 카와우의 자동차 전문 유튜버 매트 왓슨은 최근 이탈리아 모데나 인근에 있는 파가니 공장을 방문해 차량 제작 과정을 살펴봤다.

왓슨에 따르면 파가니 차량에는 알루미늄이나 강철로 만든 일반적인 볼트 대신 티타늄 볼트가 사용된다. 볼트 한 개의 가격은 약 60파운드(약 12만원)다.

차량 한 대에 약 2000개가 들어가는 점을 고려하면 볼트 가격만 12만파운드(약 2억3000만원)에 달한다는 뜻이다. 이는 기본형 포르쉐 911 카레라 한 대의 가격을 웃도는 수준이다.

◇ 가벼운 장식 아닌 고성능 소재


티타늄은 강철보다 가벼우면서 중량 대비 강도가 높고 부식에 강한 금속이다. 항공우주산업이나 고성능 자동차처럼 무게를 줄이면서 내구성을 확보해야 하는 분야에서 주로 사용된다.

파가니가 티타늄 볼트를 택한 것은 단순히 비싼 소재를 사용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차량의 중량을 줄이고 강도와 내구성을 확보하기 위한 선택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슈퍼카블론디는 “파가니는 기능만 충족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볼트 자체를 브랜드의 디자인 요소로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 볼트마다 0.002㎜ 깊이로 로고 각인


슈퍼카블론디에 따르면 각 볼트 머리에는 파가니 로고가 2마이크로미터(0.002㎜) 깊이로 새겨져 있다. 육안으로는 표면에 로고를 인쇄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금속 표면을 미세하게 파낸 형태다.

차량 외부에서 잘 보이지 않거나 일반 운전자가 알아차리기 어려운 작은 부품에도 브랜드 고유의 디자인을 적용한 것이다.

왓슨은 이를 두고 파가니의 품질에 대한 집착이 볼트까지 이어진다고 평가했다.

파가니는 공식적으로 자동차 제작을 예술과 공학의 결합으로 규정하고 있다. 공장도 일반적인 자동차 생산시설보다 재단사의 아틀리에나 예술가의 작업실에 가까운 공간으로 설명한다.

◇ 베어링·서스펜션 암도 별도 가공


파가니의 제작 철학은 휠 베어링, 서스펜션 암, 변속레버 등 다른 부품에서도 드러난다.

왓슨은 “일반 자동차에 사용되는 휠 베어링과 파가니의 부품을 비교하며 베어링을 감싸는 허브까지 단순한 기능성 부품이 아니라 공예품처럼 다듬어졌다”고 설명했다.

서스펜션 암도 표면과 형태를 정교하게 가공해 통상적인 양산차 부품과 차이를 뒀다.

파가니 유토피아의 변속레버는 이전 제품에서 나타난 진동을 줄이기 위해 다시 설계됐다. 내부 기계장치를 그대로 드러낸 구조를 통해 변속 과정 자체가 차량 디자인의 일부가 되도록 했다.

연료 주입구 덮개도 외관뿐 아니라 닫힐 때의 작동감과 소리까지 세밀하게 조정됐다.

왓슨은 파가니의 생산 방식을 “산업 규모로 만드는 장인 제품”이라고 표현했다. 수작업으로 만든 각각의 부품에서 동일한 품질과 감각을 구현하려 한다는 의미다.

파가니 차량의 높은 가격은 엔진 성능이나 한정된 생산량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란 분석이다. 외부에서 거의 드러나지 않는 볼트와 베어링까지 별도로 설계하고 다듬는 제작 방식도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라고 슈퍼카블론디는 덧붙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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