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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30년물 금리, 연준 금리 동결에 19년 만에 최고

장중 5.244%까지 상승…10년물도 4.67%
인상 주장 반대표 3명, 장기 물가 우려 확산
케빈 워시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29일(현지 시각) 워싱턴DC에 있는 연준 청사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케빈 워시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29일(현지 시각) 워싱턴DC에 있는 연준 청사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하자 장기 국채금리가 급등했다.
이란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연준이 물가를 억제할 수 있을지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

29일(현지 시각) CNBC와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30년물 국채금리가 이날 장중 5.244%까지 올라 2007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에도 5.20%대를 유지하며 전 거래일보다 약 0.11%포인트 상승했다. 하루 상승폭은 1년여 만에 가장 컸다.

세계 금융시장의 대표적인 기준금리로 평가되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도 약 0.07%포인트 오른 4.67%대를 기록해 올해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반면 통화정책 전망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는 약 0.04%포인트 내린 4.23%대로 떨어졌다. 국채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인다.

단기 국채금리는 하락하고 장기 국채금리는 상승하면서 만기가 길수록 금리가 높아지는 수익률곡선의 가팔라짐도 두드러졌다. 시장이 당장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낮게 보면서도 장기적인 인플레이션 위험은 더 크게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 연준 금리 동결에 매파 3명 반대


연준은 앞서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유지했다.

다만 위원 3명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야 한다며 동결 결정에 반대표를 던졌다. 이는 연준 내부에서도 향후 물가 흐름을 둘러싼 의견 차이가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지적이다.

엘런 젠트너 모건스탠리 웰스매니지먼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은 상충하는 경제지표 속에서 인내를 선택했다”면서 “시장이 예상하는 금리 인상 시점이 뒤로 미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언 린젠 BMO 미국 금리전략 책임자는 “연준 내에서 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졌지만 다수 위원은 7월과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확인할 수 있는 9월까지 금리를 유지하는 쪽을 선택했다”고 평가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동결 결정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높아지면 신속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워시 의장은 “위원회의 결정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필요하고 적절한 상황에서는 행동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연준이 실제로 어떤 상황에서 금리를 올릴 것인지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수브라 라자파 소시에테제네랄 금리전략가는 “연준이 금리를 올리지 않은 결과, 높은 인플레이션이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을 시장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 유가 6.6% 급등해 물가 우려 자극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는 예상 밖으로 하락하면서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이 3.5%로 낮아졌다. 그러나 중동 지역의 군사적 충돌이 격화하고 국제유가가 다시 오르면서 물가 둔화가 이어질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의 공격에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 중부사령부도 이란이 28일 미군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으나 모두 요격됐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29일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6.6% 오른 배럴당 84.46달러(약 12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 상승은 휘발유와 운송비를 비롯한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 연준이 금리를 동결한 직후 유가까지 급등하면서 채권시장에서는 연준의 대응이 물가 압력을 억제하기에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 장기 기대인플레도 2024년 이후 최대 상승


NYT는 그동안 인플레이션 우려가 주로 단기 국채금리에 반영됐지만 이번에는 30년물 금리가 급등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시장이 예상하는 향후 30년간의 평균 물가상승률을 나타내는 30년물 손익분기 인플레이션율도 이날 큰 폭으로 상승했다. 하루 상승폭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확정된 다음 날인 2024년 11월 6일 이후 가장 컸다.

이는 투자자들의 우려가 단기간의 유가 상승을 넘어 물가가 장기간 높은 수준에 머무를 가능성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최근 미국 장기 국채금리는 정부 지출 확대와 국가부채 증가로 국채 공급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에 이미 상승 압력을 받아왔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경제성장 기대와 자금 수요 증가도 장기금리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이날의 급격한 상승은 재정 부담이나 성장 기대보다 연준의 인플레이션 대응 능력에 대한 우려가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것으로 분석됐다.

조너선 힐 바클레이스 인플레이션 분석가는 “이번 움직임은 장기 국채금리가 연준의 신뢰도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를 나타낸다”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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