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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선 한계 부딪힌 AI 초고속망… '유리'로 갈아타는 빅테크 광반도체 머니무브

대역폭 절벽 마주한 데이터센터, 1.6T 가속기에 광 인터커넥트 도입 준비
실적 기반 대장주와 기술 주도 잠재주 양극화… 소재·설계·패키징 밸류체인 분석
구리선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수만 대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하나의 거대한 컴퓨터처럼 묶어 돌리면서, 장치와 장치를 잇는 통신선이 감당해야 할 데이터양이 폭발적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구리선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수만 대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하나의 거대한 컴퓨터처럼 묶어 돌리면서, 장치와 장치를 잇는 통신선이 감당해야 할 데이터양이 폭발적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이미지=제미나이3
구리선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수만 대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하나의 거대한 컴퓨터처럼 묶어 돌리면서, 장치와 장치를 잇는 통신선이 감당해야 할 데이터양이 폭발적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이 역할을 맡아온 구리선은 전송 속도가 빨라질수록 신호가 약해지고 열이 심해지는 한계에 부딪혔다. 초당 112기가비트(Gbps) 수준에 이르면 구리선이 신호를 온전히 보낼 수 있는 거리는 고작 1~2m에 불과하다.

빛으로 갈아타는 이유… 전력 절반, 거리는 수천 배


빅테크의 투자 자금이 빛을 데이터 전송 수단으로 삼는 '광반도체(실리콘 포토닉스)'로 이동하고 있다고 지난 712(현지시각) 24/7 월 스트리트가 보도했다. 빛으로 신호를 보내면 거리가 멀어져도 손실이 거의 없고, 전력 소모도 크게 줄어든다.

구리선이 데이터 한 비트를 보낼 때 약 20피코줄(pJ, 1조 분의 1줄을 나타내는 에너지 단위)을 쓰는 반면, 광반도체는 2피코줄 미만으로 낮춘다. 하나의 광섬유에 여러 파장의 빛을 동시에 실어 보내는 기술을 쓰면 전송량도 극대화된다.

전환 시점은 2026년 하반기다. 데이터센터 통신 규격이 기존 800G에서 차세대 1.6T로 넘어가면서, 전기 신호를 빛으로 바꿔주는 광 부품 수요가 가파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설계부터 광원까지… 네 갈래로 나뉜 밸류체인


이 시장의 밸류체인은 크게 넷으로 나뉜다. 시스템 설계는 브로드컴과 마벨이, 광신호로 바꾸는 부품(트랜시버) 제작은 코히어런트와 루멘텀이, 위탁 생산과 패키징은 패브리넷과 TSMC, 빛을 만들어내는 레이저 광원은 IPG포토닉스와 엔라이트가 각각 맡고 있다.

실적 입증 대장주 vs 성장 잠재주


투자 관점에서 이들 기업은 두 부류로 갈린다. 실적으로 이미 존재감을 입증한 대장주와, 성장 잠재력은 크지만, 아직 상용화 초기 단계인 잠재주다.

광트랜시버 세계 1위 코히어런트는 엔비디아로부터 20억 달러(29900억 원) 투자를 확보했고, 최근 분기 매출 185000만 달러(27600억 원) 가운데 데이터센터 비중이 75%까지 올랐다.

위탁 제조사 패브리넷은 설비투자액이 1년 새 121% 급증해, 향후 광학 부품 공급 부족에 대비한 선제적 증설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반면 포에트 테크놀로지는 매출성장률이 200%를 넘지만 절대 규모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변동성이 크다.

차세대 표준 놓고 CPO vs 플러거블 경쟁


기술 표준을 둘러싼 경쟁도 진행 중이다. 지금은 갈아 끼우기 쉬운 '플러거블' 방식이 주류지만, 광 엔진을 메인 칩 바로 옆에 붙여 신호 손실을 극한까지 줄이는 '공동패키징 광학(CPO)' 기술이 차세대 표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브로드컴과 TSMC가 이 로드맵을 이끈다.
다만 주의할 위험도 있다. 값싼 개량형 구리선이 한 세대 더 버티면서 광반도체 채택이 늦춰질 수 있고, 정밀 조립 공정의 수율이 안정되지 않으면 초기 비용 부담이 이어질 수 있다.

엔비디아·브로드컴 같은 거대 기업이 광 부품까지 통째로 묶어 파는 방식을 택하면 중소 특화기업의 설 자리가 좁아질 우려도 남는다.

데이터센터는 단기적으로 플러거블 방식을 유지하되, 중장기적으로 CPO가 필수 표준으로 자리 잡는 이원화 경로를 걸을 전망이다. 세대교체 초기에는 실적이 탄탄하고 증설 수혜를 직접 받는 대장주가 돋보이겠지만, 기술 우위를 지닌 소형주도 함께 지켜보는 균형 잡힌 시각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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