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데이터센터 지분 매각 추진… 건설비 급증에 조 단위 외자 유치 돌입
변전소 접속 대기표가 몸값 결정… 국내 초고압 변압기·케이블 반사이익
변전소 접속 대기표가 몸값 결정… 국내 초고압 변압기·케이블 반사이익
이미지 확대보기인공지능(AI) 고도화 추진력이 물리적 기반 시설인 데이터센터를 단순 부동산 자산에서 국가 전략 자산으로 재평가하고 있다. 설비투자 비용 폭등과 전력 공급 병목에 직면한 미국 개발사들이 지분 매각을 통한 자금 조달에 나서자, 글로벌 자본이 대거 유입되는 추세다. 이제 AI 패권 경쟁은 알고리즘 고도화를 넘어 전력망 선점 여부로 승패가 갈리는 국면에 진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7월 13일(현지시각) 보도에서 북미 데이터센터 개발사들이 수백억 달러 규모 경영권 지분을 매각하기 위해 투자은행들과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발표한 전력 소비 전망 자료를 보면 글로벌 데이터센터의 연간 전력 소모량은 오는 2030년까지 기존 사용량 대비 두 배 이상 폭증해 최대 1000테라와트시(TWh)를 웃돌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2026년 상반기 수출입 확정 통계에 따르면 국내 초고압 변압기의 대미 수출액은 미국 시장의 송배전망 교체 수요와 맞물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0% 안팎 증가하며 배 이상 급증했다.
짓다 보니 수십조 원… 확장 한계 부딪힌 개발사들
미국 데이터센터 개발사들은 천문학적 수준으로 늘어난 인프라 건설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지분 매각을 추진한다. 매각 대상에는 네트랄리티 데이터센터, 데이터뱅크, 에지코어 디지털 인프라스트럭처 등이 이름을 올렸다.
고성능 인공지능 서버를 구동하기 위해 필요한 냉각 장비와 전력 제어 장치 단가가 급등하면서 개별 운영사 수준에서는 추가 투자금을 대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 엔비디아가 제시한 인프라 가이드라인을 보면 가동 기준 1기가와트(GW)급 차세대 데이터센터를 건립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최대 1000억 달러(약 148조 77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자본 조달 압박이 심해지자 지분 매각 거래 규모도 불어났다.
업계에서는 미국 댈러스 소재 데이터뱅크의 지분 매각 가격이 최대 250억 달러(약 37조 1900억 원)까지 형성될 수 있다고 추정한다. 스위스 파트너스그룹이 소유한 에지코어 역시 잠재적 매수자들에게 제안서를 받으며 투자 유치 일정을 개시했다.
변전소 접속 대기표가 몸값 결정… "전기 쓸 권리가 핵심"
자산운용사들이 인수전에 참여하면서 가장 비중 있게 분석하는 기준은 안정적인 전력 공급 능력이다. 인공지능 서버는 그래픽처리장치(GPU) 밀도가 높아 일반 서버보다 전력 사용량이 급격히 늘어난다.
이에 따라 단순한 부지확보를 넘어 해당 지역 변전소와 전력망 연결을 보장받는 '변전소 접속 대기열' 상의 앞선 순번을 쥐었는지가 기업 가치를 지탱하는 핵심 척도로 굳어졌다.
송배전망 병목 현상이 장기화하자 한국 전력기기 업계가 반사이익을 얻는다. 북미 지역은 변압기 주문 뒤 납기까지 걸리는 대기 시간이 3년을 넘어서며 극심한 공급 부족을 겪고 있다.
국내 초고압 변압기 분야 대표 주자인 HD현대일렉트릭과 효성중공업은 북미 전력청들로부터 장기 공급 자격을 선제 획득해 대규모 수주 잔고를 확보했다. 송전선로 연결에 필수인 초고압 지중 케이블 생산 기술력을 보유한 LS전선과 대한전선도 변전소와 데이터센터를 연결하는 대형 프로젝트 위주로 공급 계약을 늘리며 연쇄 수혜를 누린다.
성장의 이면… 주민 반발과 투자 속도 조절 리스크
천문학적 인프라 거래 이면에는 건설 지연과 투자 회수 불확실성이라는 위험 요소가 상존한다. 데이터센터 인근 주민들은 급증하는 전기요금 부담과 장비 소음 문제를 제기하며 신규 건설을 반대하는 지역 이기주의(NIMBY) 흐름을 형성했다.
이에 따라 인수 후보사들은 대상 기업이 지역사회와 갈등을 통제하고 인허가 지연 요인을 선제 관리할 능력을 갖췄는지 정밀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테크 대기업들의 인공지능 투자 속도 조절 가능성 역시 극복해야 할 과제다. 인공지능 서비스 분야의 실질적인 수익성 증명이 시장 기대치보다 늦어진다면 막대한 비용을 들여 선제 구축한 전력 인프라가 과잉 설비로 전락해 기업 재무구조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투자자들은 정보기술 주가수익비율 추이와 더불어 미국 주정부들의 전력망 허가 지침 변화를 핵심 실물 지표로 삼고 관찰해야 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