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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낙관한 워시 신임 의장, 연준 내부는 물가 경계

FOMC 의사록 “기술제품·전기료 상승 압력 지속”…금리 판단 변수로 부상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로이터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인공지능(AI) 투자 붐의 생산성 효과를 강조하는 가운데 연준 내부에서는 AI 인프라 확장이 물가를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대형 기술기업의 데이터센터 투자와 반도체 확보 경쟁이 기술제품과 전기요금에 상승 압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담기면서 AI 붐이 금리 결정의 새 변수로 떠올랐다.

머니와이즈는 워시 의장이 AI 확산을 미국 경제의 생산성 향상 요인으로 보고 있지만 FOMC 내부에서는 물가 압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10일(이하 현지시각) 전했다.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등 미국 4대 기술기업은 데이터센터 구축과 반도체 등 핵심 장비 확보에 최소 7000억달러(약 1051조4000억원)를 투입하고 있다. AI 투자 확대가 성장 기대를 키우는 동시에 연준의 물가 판단을 복잡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부각된 셈이다.

◇ 의사록에 새로 등장한 AI 물가 변수


머니와이즈에 따르면 연준이 지난 8일 공개한 6월 FOMC 의사록에는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대한 정책 당국자들의 우려가 포함됐다.

의사록에 따르면 많은 참석자는 AI 인프라에 대한 강한 수요가 기술제품과 전기요금에 지속적인 상승 압력을 줄 가능성을 언급했다. 올해 초 회의에서는 두드러지지 않았던 쟁점이 통화정책 논의의 한 부분으로 들어온 것이다.

AI 데이터센터가 늘어나면 서버와 반도체, 냉각 장비, 전력 설비 수요가 동시에 커진다.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 기업 비용이 오르고 그 부담이 소비자가격으로 옮겨갈 수 있다.
FOMC는 6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조정하지 않았다. 미국 기준금리는 지난해 12월 이후 연 3.50~3.75% 범위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월가에서는 올해 안에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 워시 “AI, 생산성 높일 것”


워시 의장의 시각은 상대적으로 낙관적이란 평가다.

그는 AI가 미국 노동자의 생산성을 높이고 기업 이익과 임금 증가를 함께 이끌 수 있다고 본다. 노동자들이 AI 도구를 활용해 더 많은 일을 처리하면 기업의 단위 비용이 낮아지고 장기적으로 물가 안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논리다.

이런 관점에서 AI 투자는 단순한 비용 증가가 아니라 미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술 전환으로 해석된다. 기업이 데이터센터와 반도체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는 것도 미래 생산성 향상을 위한 선투자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FOMC 내부의 시각은 더 조심스럽다. 기술 혁신이 실제 생산성 개선으로 이어지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사이에는 장비 가격과 전력비 상승이 먼저 나타나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

◇ 기술제품 가격에 번지는 비용 부담


AI 투자 비용은 소비자 제품 가격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애플은 지난달 맥북과 아이패드 가격을 최소 150달러(약 22만5000원) 올렸다. 회사는 핵심 부품 확보 비용이 높아진 반도체 부족을 가격 인상 이유로 들었다.

AI 서버와 데이터센터에는 고성능 반도체와 메모리, 네트워크 장비가 대량으로 필요하다. 대형 기술기업이 같은 부품을 대규모로 사들이면 소비자 전자제품 제조사도 조달 비용 상승을 피하기 어렵다.

머니와이즈에 따르면 FOMC가 기술제품 가격을 따로 언급한 것도 이런 배경과 맞닿아 있다. AI 투자가 기업 간 설비 경쟁에 머물지 않고 소비자가 직접 구입하는 노트북, 태블릿, 주변기기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이다.

◇ 전력망도 통화정책 변수로


전기요금 역시 연준이 주목하는 비용 경로다.

AI 모델을 훈련하고 운영하는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쓴다. 서버뿐 아니라 냉각 설비와 전력 백업 장치까지 필요하기 때문에 데이터센터가 몰린 지역에서는 전력망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미국 도시 지역의 평균 전기요금은 지난 5월 킬로와트시당 0.19달러(약 285원)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2년 5월보다 약 27% 오른 수준이다.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계속 늘면 전력 생산과 송전망 확충이 따라붙어야 한다. 전력 인프라 투자가 지연되면 전기요금 상승 압력은 더 길어질 수 있다.

에너지 가격에는 지정학적 요인도 겹쳐 있다. 이란 전쟁으로 인한 공급 우려가 올해 물가를 밀어 올렸고 관세 부담도 남아 있다. 이런 상황에서 AI발 전력 수요까지 더해지면 연준은 물가 경로를 더 보수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

◇ AI 붐, 금리 결정에도 영향


이번 의사록의 의미는 AI가 기술주나 기업 투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통화정책 변수로 들어왔다는 데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연준은 그동안 고용과 임금, 주거비, 에너지, 관세를 중심으로 물가 압력을 평가해왔으나 이제는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전력망도 물가 판단의 주변 변수가 됐기 때문이다.

워시 의장은 AI가 결국 생산성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FOMC 참석자들은 그 효과가 나타나기 전까지 기술제품과 전기요금이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AI 붐이 물가를 낮추는 기술 혁신이 될지, 단기 인플레이션을 끈질기게 만드는 비용 충격이 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는 관측이다. 다만 연준 내부 논의에 AI 인프라 수요가 명시적으로 등장한 만큼 향후 금리 판단에서도 이 변수가 더 자주 거론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지적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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