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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덩치’ 버리고 ‘효율’ 택했다… 모델 라인업 50% 감축 승부수

전기차 전환·글로벌 경쟁 심화에 따른 수익성 방어 목적… 연간 생산 능력 900만 대 조정
전략적 선택과 집중으로 ‘규모의 경제’에서 ‘가치 중심’으로 경영 체질 근본적 재편
폭스바겐.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폭스바겐. 사진=연합뉴스
폭스바겐그룹(Volkswagen Group)이 창사 이래 가장 강력한 구조조정에 착수한다. 전기차 시장의 수요 둔화와 중국 업체들의 거센 공세, 지정학적 리스크라는 ‘삼중고’를 돌파하기 위해 그동안 고수해온 양적 팽창 전략을 폐기하고 수익성 위주의 체질 개선을 선언한 것이다.
자동차 전문매체 카스쿱스(Carscoops)는 현지시각 10일, 폭스바겐그룹 이사회가 오는 2030년까지 전 세계 모델 포트폴리오를 최대 50%까지 줄이는 ‘미래 계획(Future Plan)’을 확정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계획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모델뿐만 아니라 차량 옵션 등 제품 구성의 복잡성을 75%까지 낮춰 ‘더 빠르고 효율적인’ 조직으로 탈바꿈할 방침이다.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그룹 최고경영자(CEO)는 “글로벌 시장 환경 속에서 기업이 더욱 회복 탄력성을 갖추고 효율적이며 민첩해지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변화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양적 팽창’에서 ‘효율 경영’으로… 생산 체제 900만 대 재편


이번 구조조정의 핵심은 ‘규모’보다 ‘효율’에 방점이 찍혀 있다. 과거 연간 1,200만 대 생산을 전제로 설계됐던 생산 능력을 시장 상황에 맞춰 900만 대 수준으로 하향 조정하는 것이 골자다. 이를 통해 중복 투자를 방지하고 핵심 시장에서의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폭스바겐그룹은 이번 계획에서 수익성이 낮은 틈새 모델과 중복 플랫폼 차량은 단계적으로 퇴출할 방침이다. 아르노 안틀리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제품 포트폴리오와 기술 플랫폼의 복잡성을 대폭 낮춰야만 성공적인 전환이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이와 함께 최대 10만 명 수준의 인력 조정과 독일 내 4개 공장 폐쇄 가능성까지 외신과 업계에서 거론되고 있으나, 구체적인 규모와 방식은 향후 노사 협의 과정에서 조율될 전망이다.

현대차·기아에 미칠 영향… 글로벌 ‘가격 경쟁’ 가열 예고

폭스바겐의 이번 대대적인 체질 개선은 현대자동차와 기아를 비롯한 한국 완성차 업계에도 상당한 전략적 시사점을 던진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거인이 생산 원가와 제품 라인업을 최적화한다는 것은, 향후 시장에서 더욱 공격적인 가격 정책이 가능해질 것임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폭스바겐이 복잡성을 걷어낸 신규 전기차 라인업을 앞세워 한국을 포함한 주요 시장에서 점유율 방어에 나설 경우, 현대차·기아의 중형 전기 SUV 라인업과 정면충돌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한다.

최근 폭스바겐그룹이 발표한 실적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인도량이 전년 대비 8.6% 감소하는 등 실적 하방 압력이 거세다.
이는 폭스바겐이 원가 절감형 모델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회복하려 할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하며, 국내 완성차 업체들 역시 대응 전략 마련이 시급해진 시점이다.

지속 가능한 성공 위한 ‘고통스러운 전환’의 시작


폭스바겐의 이번 조치는 단순히 비용을 절감하는 차원을 넘어,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SDV) 시대로 넘어가기 위한 인프라 재구축 성격이 짙다. 기술 플랫폼과 전자 아키텍처를 통합하여 그룹 내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것이 폭스바겐의 복안이다.

그러나 시장 관계자들은 폭스바겐이 처한 현실이 녹록지 않다고 진단한다. 거대한 구조조정 과정에서 겪을 노사 갈등과 브랜드 가치 하락이라는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향후 지속 가능성을 결정짓는 핵심이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구조조정이 폭스바겐의 생산 원가 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데 성공한다면 글로벌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겠지만, 그 과정에서 나타날 내부 진통을 얼마나 빠르게 수습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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