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인도량에도 7% 급락
로보택시 확대엔 반등…시장 평가축 AI로 이동
로보택시 확대엔 반등…시장 평가축 AI로 이동
이미지 확대보기테슬라가 역대 최대 분기 차량 인도 실적을 내고도 주가가 급락한 반면 로보택시 서비스 확대 소식에는 반등했다.
시장 평가의 중심이 전기차 판매량에서 자율주행과 인공지능(AI), 로봇 사업의 성공 가능성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테슬라 자동차 사업은 여전히 매출과 현금흐름의 핵심이지만 주가 프리미엄은 더 이상 차량 판매만으로 설명되기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모틀리풀은 테슬라가 2분기 사상 최대 차량 인도 실적을 냈는데도 주가가 하루 만에 7% 떨어졌다고 9일(이하 현지시각) 전하면서 이는 최근 1년 가까운 기간 중 가장 큰 낙폭이었다고 강조했다.
앞서 테슬라는 2분기 전 세계 차량 인도량이 48만126대였다고 지난 2일 발표했다. 전년 동기보다 25% 늘었고 월가 예상치 40만6000대 수준도 크게 웃돌았다. 같은 기간 생산량은 45만1758대였다.
에너지 사업도 성장했다. 테슬라의 2분기 에너지 저장장치 배치량은 13.5GWh로 1년 전 9.6GWh보다 증가했다. 숫자만 놓고 보면 차량과 에너지 사업 모두 강한 분기였다.
◇ 인도량보다 로보택시에 움직인 주가
주가 반응은 정반대였다.
기록적인 인도량 발표 뒤 주가는 급락했다. 반면 며칠 뒤 테슬라가 로보택시 서비스를 마이애미로 확대하자 주가는 반등했다. 지난 6일 종가는 420달러(약 63만6000원)에 근접했다.
이 차이는 시장이 테슬라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잘 드러낸다는 지적이다. 자동차 판매가 예상을 웃도는 것은 더 이상 주가 상승의 충분조건이 아니다. 대신 로보택시 확대처럼 테슬라의 AI 기업 서사를 강화하는 소식에는 주가가 민감하게 움직인다.
과거 테슬라 주가는 차량 인도량에 크게 반응했다. 판매량이 늘면 전기차 시장 장악력이 확인됐고 이는 높은 밸류에이션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됐다. 그러나 지금 시장은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 호조를 일시적 회복인지 구조적 성장인지 따져 묻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 고유가 효과와 수요의 질
2분기 판매 호조에는 일시적 요인도 섞여 있다.
중동 분쟁으로 휘발유 가격이 오르면서 전기차 관심이 일부 되살아났고 이것이 테슬라 판매를 밀어 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국제유가가 안정되면 이런 수요 촉진 효과는 약해질 수 있다.
수요의 질을 따지는 시각도 있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스페이스X는 지난 4월 xAI 관련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을 위해 테슬라 메가팩 2억6900만달러(약 4070억원)어치를 매입했다. 스페이스X는 앞서 테슬라 사이버트럭도 구매한 바 있다.
모틀리풀에 따르면 계열 성격의 회사가 테슬라 제품을 사들이는 것은 단기 실적에는 도움이 된다. 하지만 외부 고객 수요와 같은 방식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시장이 인도량 호조에도 신중하게 반응한 배경이다.
◇ 자동차 회사에서 AI 회사로
테슬라의 방향 전환은 이미 뚜렷하다.
머스크 CEO는 회사를 사이버캡, 세미트럭,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 플래그십 세단 모델S와 대형 SUV 모델X 생산을 중단하고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공장 라인을 옵티머스에 활용하기로 한 것도 같은 흐름이다.
이 변화는 테슬라의 투자 논리를 바꾼다. 전기차 판매가 최종 목적지가 아니라 자율주행 데이터와 로보택시 네트워크, 로봇 생산으로 가는 중간 다리로 재해석되는 것이다.
문제는 그 다리가 여전히 필요하다는 점이다. 자동차 사업이 안정적으로 현금을 벌어야 로보택시와 옵티머스 개발 자금도 나온다. 전기차 사업이 흔들리면 AI 기업으로서의 미래 가치도 압박받을 수밖에 없다.
◇ 높아진 기대만큼 커진 부담
테슬라가 AI 기업으로 평가받을수록 증명해야 할 것도 많아진다.
로보택시는 아직 제한된 지역에서 운영되는 초기 서비스다. 마이애미까지 확대됐지만 전국적 상업 모델로 자리 잡으려면 기술 안정성, 규제 승인, 보험, 사고 책임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자율주행은 성공하면 테슬라 주가의 핵심 근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사고가 발생하면 법적 책임과 규제 리스크가 커진다. 최근 네바다에서 테슬라 세미가 사망 사고에 연루된 점도 자율주행과 대형 전기트럭의 안전 논란을 다시 부각했다.
옵티머스 역시 아직 대량 생산과 상업 판매가 검증된 단계는 아니다. 테슬라가 로봇 기업으로 평가받으려면 시제품 시연을 넘어 실제 생산성과 수요를 입증해야 한다.
◇ 차량 판매 호조만으론 부족해진 테슬라
테슬라의 2분기 인도량 48만126대는 전기차 사업이 여전히 강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생산량보다 인도량이 많았다는 점도 재고 부담 완화 신호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시장의 눈높이는 달라졌다. 판매량이 늘어도 가격 경쟁과 마진 압박이 이어지면 주가 상승 동력이 제한된다. 중국 비야디를 비롯한 경쟁 업체들이 가격과 신차 출시 속도로 압박하는 상황에서 전기차 판매만으로 테슬라의 높은 기업가치를 설명하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