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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주유소 가격 당장 내려라”…베선트도 “지켜보고 있다” 압박

유가 하락에도 휘발유 가격 고공행진
갤런당 2.50달러 요구…물가 민심 잡기 나선 백악관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제유가 하락분을 소비자 가격에 즉시 반영하라며 주유소와 석유업계를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도 휘발유 소매업체들을 향해 “우리가 지켜보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스라엘·이란의 재충돌 이후 뛰었던 유가가 진정됐는데도 휘발유 가격이 충분히 내려가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라 백악관이 직접 가격 인하 압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일(이하 현지시각) 폭스뉴스에 따르면 베선트 장관은 전날 이 매체와 가진 인터뷰에서 “주유소들이 낮아진 원유 가격을 소비자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베선트는 “그들이 좋은 행위자가 되기를 권한다”며 “특히 미국 건국 250주년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지켜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 트럼프 “갤런당 2.50달러로 내려라”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휘발유 소매업체들이 즉시 가격을 내릴 것을 요구했다.

그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68달러(약 10만5000원) 수준이고 더 내려갈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휘발유 가격은 여전히 너무 높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주유소들이 갤런당 2.50달러(리터당 약 1020원) 수준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취지로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매업체들이 신속히 대응하지 않으면 “큰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가격 폭리는 불법이라며 주유소와 석유업계가 소비자 부담을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유가 하락에도 미국 소비자가 체감하는 휘발유 가격이 충분히 내려가지 않는 데 대한 정치적 대응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4일에도 법무부에 석유업계의 가격 폭리 여부를 들여다보라고 지시한 바 있다.

◇ 전국 평균은 아직 갤런당 3.85달러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미국 전국 보통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3.847달러(리터당 약 1570원)였다.

지난달 29일 기준 평균 가격은 갤런당 3.860달러(리터당 약 1570원)였다. 이는 한 달 전 4.391달러(리터당 약 1790원)보다는 낮아진 수준이지만 1년 전 3.187달러(리터당 약 1300원)보다는 여전히 높다.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갤런당 2.50달러와 비교하면 현재 전국 평균은 약 1.35달러 높다. 리터 기준으로도 현재 가격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목표보다 약 550원가량 높은 셈이다.
휘발유 가격은 미국 소비자물가와 정치 여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민감한 지표다. 특히 7월 4일 독립기념일 연휴를 앞두고 자동차 이동 수요가 늘어나는 시기에는 주유비 부담이 더 크게 부각된다.

◇ 베선트 “가격 오를 때는 원유 따라갔다”


베선트 장관은 주유소들이 유가 상승기에는 원유 가격을 빠르게 따라가면서도 하락기에는 소비자 가격을 늦게 내린다고 지적했다.

그는 “원유 가격이 오를 때 휘발유 가격이 얼마나 빨리 따라 올랐는지를 보여주는 자료가 있다”며 “이제 반대 방향에서도 업체들에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은 주유소들이 유가 급등기에 추가 마진을 누렸고 휘발유 소매 부문에서 기록적 이익을 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미국 국민을 위해 행동할 때라고 강조했다.

◇ 시장 원리와 정치 압박 사이


이번 사안은 시장 가격 결정과 정치권의 물가 압박 사이의 충돌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휘발유 가격은 원유 가격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정제 마진, 유통 구조, 주별 세금, 계절 수요, 재고 수준, 운송 병목이 모두 영향을 준다. 따라서 국제유가가 내려갔다고 해서 주유소 가격이 바로 같은 비율로 떨어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소비자 입장에서는 원유 가격이 내려갔는데도 주유소 가격이 높은 상태로 유지되면 폭리로 느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베선트 장관은 이 불만을 정치적으로 활용해 업계를 압박하고 있다.

석유업계에는 부담이다. 가격 인하 압박을 무시하면 백악관과 법무부의 조사 대상이 될 수 있고, 가격을 내리면 마진이 줄어든다. 특히 독립 주유소와 지역 유통업체들은 원유 가격보다 도매 가격과 재고 비용에 더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즉각적인 가격 인하가 쉽지 않다고 주장할 수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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