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HBM 공급망 요동친다… 미 중간선거 3분기 분기점 부상

트럼프 '우회 수출 차단' 가시화… 반도체·배터리 밸류체인 손익 계산 긴박
달러 강세에 외국인 자금 이탈 압력… 방산 등 안보 자산 방어력 주목
트럼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트럼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미국 중심의 경제 블록 구축 가속화는 국내 증시 핵심 기업들의 이해관계에 즉각적인 변화를 몰고 올 동력으로 작용한다. 통상 압박 시나리오가 구체성을 띠기 시작함에 따라 투자 업계도 기술주의 위험 요인과 안보 자산의 수혜 가능성을 반영한 자산 배분 재조정에 착수했다.

우회 수출 규제 단계별 가시화… 첨단 메모리까지 사정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 워싱턴에서 열린 정치 행사에 참석해 자국 우선주의와 이념에 기반을 둔 대외 정책을 강하게 피력했다.

에포크 타임스는 이번 연설을 11월 중간선거 국면에서 더욱 강력한 통상 압박 카드를 꺼내 들겠다는 사전 신호로 해석된다고 같은 날 보도했다.

투자 업계가 가장 긴장하는 대목은 중국으로 향하는 첨단 기술 유입을 막기 위해 제3국을 거치는 우회 수출 경로까지 전면 차단하겠다는 구상이다. 정책 실현 경로는 단계적으로 확장될 공산이 크다.

초기에는 인공지능(AI) 컴퓨팅 칩과 제조 장비를 우선 표적 삼을 확률이 높게 점쳐진다. 이후 한국과 대만이 주도하는 첨단 메모리 반도체 생태계로 통제 범위를 넓히는 시나리오가 뒤따를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중간선거 가시권에 진입할수록 이 정책의 우선순위가 상향될 수 있다고 내다본다.

반도체는 공급 경직성 변수… 배터리 소재는 규제 차별화


정치권 규제 발언이 기업의 일선에 도달하기까지는 세부 산업 구조에 따라 시차가 발생한다.
국내 반도체 업계의 대중국 매출 비중은 인공지능 중심의 미국 수출 폭증으로 과거보다 크게 낮아진 상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매출 비중은 전사 기준 모두 10%대 후반에 머문다. 미국의 대중국 첨단 장비 반입 제한이 장기화하면 중국 현지 공장의 설비투자 위축은 피하기 어렵다.

다만 이는 단순한 수요 둔화에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글로벌 메모리 시장의 공급 경직성을 높여 고대역폭메모리(HBM) 가격을 지지하는 완충 요인으로 작용할 양면성을 지닌다.

배터리 분야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전면 폐지가 의회 동의를 거쳐야 하므로 단독 실행 확률이 낮다. 대신 대통령 행정명령을 통해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요건을 까다롭게 바꾸는 방식이 현실적인 경로다.

이에 따라 배터리 기업 사이의 명암이 뚜렷해진다. 북미 현지 생산 비중을 선제적으로 높인 배터리 셀 제조사는 지위를 유지할 수 있다. 반면 중국산 광물과 소재 의존도가 높은 일부 양극재·전구체 기업은 규제 민감도가 높아 이익 추정치 하향 조정 압력을 받는다.

방산 수혜론의 이면… 발주 시차와 가치평가 부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기조는 나토(NATO) 회원국을 향한 방위비 분담금 증액 압박으로 이어진다. 유럽과 중동 지역이 자체 방위력 증강에 나서면서 가성비와 신속한 납기 능력을 갖춘 국내 방산 기업들의 수주잔고가 늘어날 전환국면이 된다.

그러나 낙관론만 편승하기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방산 산업은 수주 물량이 실제 기업 매출로 찍히기까지 보통 6개월에서 18개월의 시차가 존재한다. 이미 시장의 높은 기대감이 반영되어 주가수익비율(PER)이 역사적 상단에 도달한 종목은 지정학 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차익 실현 매물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수주잔고 확대라는 확실한 기회 요인 배후에 실적 반영 시차와 높은 가치평가 부담이라는 위험 요인이 동시에 공존하는 구조다.

달러 강세 기조 속 스타일 로테이션 가속화


지정학 위기 격화는 자본 시장의 수급 환경을 뒤흔드는 거시경제 변수다. 글로벌 안보 위기감은 안전자산인 달러화의 독주를 유도한다. ·달러 환율이 상승하는 구간에서는 외국인 투자자의 환차손 우려가 커지며 코스피 시장 전체의 순매도 압력으로 이어진다.

미국 국채 금리의 변동성 확대는 미래 현금흐름을 기반으로 시가총액을 형성하는 기술·성장주 가치평가에 직접적인 할인 요인이 된다. 반면 확정된 수주잔고를 가진 방산이나 안보 자산의 매력도를 높인다.

결과적으로 코스피 시장 내 자금이 성장주에서 방어주와 가치주로 이동하는 투자 유형 순환(스타일 로테이션)의 배경이 된다.

3분기 자산배분… 가격 조건 연계 전략으로 선제 대응


미 정부 공약이 구체화하는 3분기부터는 자산운용 관점에서 진입 시점과 가격 조건을 연계한 세분화 대응이 요구된다. 투자 업계는 시장 가격의 움직임과 정치 이벤트의 동시 충족 여부를 자산 재조정의 핵심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보기술(IT)과 배터리 분야는 인공지능 관련 가치평가가 고점에 도달했다는 수치적 신호가 나올 때 분할 축소하는 전략이 권장된다.

대중국 추가 수출 규제 발표나 인플레이션감축법 개정안 초안이 공개되는 시점을 전후해, 관련 기업의 주가수익비율이 역사적 상단에 진입하면 위험 관리 차원에서 중국 노출도가 높은 종목과 소재주의 비중을 덜어내야 한다.

반면 방산과 안보 자산은 정책 방향성이 가시화되는 시점에 맞춰 비중 확대를 노려볼 만하다. 나토 회원국의 방위비 협상이 쟁점화되거나 대형 수주 공시가 이어지는 과정에서,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매물 탓에 10%에서 15% 수준의 가격 조정이 발생할 때를 매수 기회로 삼는 방식이다.

통화와 채권 자산의 경우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경로 변화와 환율 변동성 확대를 주시하며 보수적인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 환율 상승에 따른 손실을 방어하기 위해 환헤지 비율을 선제적으로 상향 조정하고, 글로벌 안보 위기 국면을 고려해 달러화 자산의 보유 비중을 지속해서 유지하는 분할 대응이 자산을 지키는 영리한 해법이 될 수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