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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안 CEO, 7개월 만에 1조 5000억 조달…'반(反)옵티머스' 승부수

테슬라 머스크식 인간형 로봇 거부…AI 두뇌 이식 공장 로봇으로 2035년 57조 시장 정조준
폭스바겐·세일즈포스도 베팅…설립 반년 만에 기업가치 WSJ·로이터 기준 5조원 돌파
RJ 스카린지의 산업용 AI 로봇과 엘론 머스크의 인간형 로봇 '옵티머스' 간의 대조적인 전략을 보여주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RJ 스카린지의 산업용 AI 로봇과 엘론 머스크의 인간형 로봇 '옵티머스' 간의 대조적인 전략을 보여주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리비안(Rivian) 창업자 RJ 스카린지(43)가 테슬라(Tesla)의 인간형 로봇 '옵티머스(Optimus)'와 정반대 경로를 선택한 산업용 로봇 회사를 7개월 만에 누적 투자 10억 달러(약 1조 5195억원) 기업으로 키워내며 글로벌 로봇 투자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13일(현지시각) 스카린지가 지난해 11월 설립한 마인드 로보틱스(Mind Robotics)가 누적 투자 10억 달러를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마인드 로보틱스는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에 본사를 둔 인공지능(AI) 기반 산업용 로봇 플랫폼 회사로, 기존 공장 자동화 로봇에 AI 두뇌를 이식하는 방식으로 제조 현장의 반복 노동을 대체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3단계 투자 릴레이…WSJ·로이터 "기업가치 34억 달러"


마인드 로보틱스의 자금 조달 속도는 이례적이다. 지난해 말 이클립스(Eclipse)가 이끈 시드 투자에서 1억 1500만 달러(약 1747억원)를 조달한 데 이어, 올해 3월에는 액셀(Accel)과 안드레센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가 공동 주도한 시리즈A에서 5억 달러(약 7597억원)를 유치해 기업가치 20억 달러(약 3조 390억원)를 인정받았다.

이어 5월에는 클라이너 퍼킨스(Kleiner Perkins) 주도로 4억 달러(약 6078억원)를 추가 조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는 이번 라운드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기업가치가 34억 달러(약 5조 1663억원)로 책정됐다고 보도했다. 시리즈A 이후 두 달 만에 약 70% 오른 수치다.

기존 투자자인 액셀·안드레센 호로위츠 외에도 메리텍 캐피털(Meritech Capital), 레드포인트 벤처스(Redpoint Ventures) 등 신규 투자자들이 대거 합류했다. 폭스바겐(Volkswagen)과 세일즈포스(Salesforce)의 투자 부문도 이번 라운드에 참여했다.

스카린지는 CNBC 인터뷰에서 "나는 마인드의 이사회 의장이자 임시 최고경영자(CEO)를 겸하고 있으며, 리비안과 마인드 두 곳 모두에 시간을 쏟을 수 있도록 사업 구조를 그렇게 설계했다"고 밝혔다.

마인드 로보틱스의 핵심 경쟁력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검증된 산업용 로봇 팔과 이동형 조작 장비에 AI 기초 모델(foundation model)을 결합해 상용화 속도를 높인다.

둘째, 리비안 전기차 공장의 실제 생산 데이터를 AI 모델 학습에 활용하는 '데이터 플라이휠(data flywheel)' 구조를 갖춘다. 리비안은 마인드 로보틱스의 핵심 파트너이자 주주로, 고용량 제조 환경에서 AI 모델 학습과 실전 배치를 위한 생산 데이터를 제공한다.

셋째, 리비안이 소수 지분을 보유한 첫 번째 고객사로 나서 초기 수요를 보장한다.

클라이너 퍼킨스의 파트너 일리야 푸시만(Ilya Fushman)은 "로봇공학은 AI로 가능한 것들의 궁극적 개척지"라며 "이것이 가장 큰 시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주넘기는 가치 없다'…옵티머스와 정반대 노선


스카린지가 테슬라와 다른 경로를 택한 것은 전기차 전략에서 두 회사가 걸어온 궤적과 닮아 있다. 리비안이 대중 세단 대신 모험형 픽업트럭·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틈새를 공략했듯, 마인드는 무대 시연용 퍼포먼스보다 실제 생산 라인에서의 안정성을 앞세운다.

스카린지는 "공장에서 재주넘기를 한다고 가치가 창출되지는 않는다"며 비(非)휴머노이드 노선을 분명히 했다.

그는 자동차 조립 공장이 완전 자동화된 이른바 '다크 팩토리(무인 공장)'로 전환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가장 단순한 작업을 로봇이 맡고, 더 높은 수준의 판단력과 손재주가 필요한 작업은 사람이 담당하게 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리비안이 '반(反)테슬라'로 불려온 것처럼 마인드가 '반(反)옵티머스' 노선을 걷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카린지는 순수 휴머노이드가 하나의 옵션이 될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인간 신체를 그대로 모방하는 것이 산업 현장 자동화의 지배적 경로가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 시각을 나타냈다.

마인드 로보틱스가 뛰어든 산업용 로봇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규모가 2035년 380억 달러(약 57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2023년 예측치의 6배에 해당한다.

모건 스탠리는 2050년까지 이 시장이 5조 달러(약 7597조원) 규모로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스카린지는 6월 3일(현지시각) 유타주에서 열린 리비안 R2 전기 SUV 출시 행사에서 "AI가 물리적 세계로 진입하고 있으며, 가장 대규모 응용 분야는 산업 현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AI 모델이 발전하는 속도는 일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최소 10배는 빠르다"며 "이것이 단기적으로 가장 큰 인식의 격차"라고 말했다.

마인드 로보틱스는 설립 6개월도 되지 않아 누적 투자 10억 달러를 돌파하며 자본 조달 속도 면에서 산업용 로봇 분야 스타트업 가운데 가장 빠른 성장 기록을 세웠다.

현재 홈페이지에 소프트웨어·하드웨어 엔지니어, 데이터 아키텍트 등 20여 개 채용 공고를 올려놓은 상태이며, 첫 제품은 1년 안에 공개할 계획이다.

세계 로봇 시장이 '휴머노이드 대 비(非)휴머노이드' 경쟁 구도로 재편되는 가운데, 감속기·센서·반도체 등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글로벌 제조 기업들에 대한 수요가 함께 커질지 주목된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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