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공모로 기업가치 2692조 원… 머스크 세계 첫 조만장자 눈앞
순손실·41조 달러 누적 적자·딥페이크 소송 리스크가 고밸류에이션 발목 잡나
순손실·41조 달러 누적 적자·딥페이크 소송 리스크가 고밸류에이션 발목 잡나
이미지 확대보기CNBC는 이날 오전 실시간 보도를 통해, 스페이스X가 주당 135달러(약 20만 5267원 )에 5억 5560만 주를 공모해 750억 달러(약 114조 원)를 조달하면서 사우디 아람코가 2019년 세운 256억 달러 기록을 세 배 가까이 경신했다고 보도했다.
공모가 기준 기업가치는 1조 7700억 달러(약 2692조 원)로, 미국 상장사 중 7위에 해당한다.
"최대 IPO" 화려한 데뷔… 그 이면의 재무 실상
스페이스X는 티커 'SPCX'로 나스닥에 상장됐다. 이번 공모에서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가 각각 약 1억 달러, 뱅크오브아메리카·씨티그룹·JP모건체이스가 각각 약 7500만 달러의 주관 수수료를 챙기는 등 5개 주요 은행이 전체 수수료 풀의 약 85%에 달하는 5억 달러(약 7604억 원)를 가져갔다.
화려한 외형과 달리 재무 체력은 취약하다. 스페이스X는 상장 투자설명서(S-1)에서 2002년 창사 이래 누적 적자가 413억 달러(약 62조 8090억 원)에 달한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순손실은 49억 달러(약 7조 4519억 원)였고, 올 1분기에만 42억 8000만 달러(약 6조 원)의 적자를 냈다. 스타십 로켓 개발에만 이미 150억 달러(약 22조 원) 이상을 쏟아부었다.
수익을 내는 사업 부문은 사실상 스타링크(Starlink) 위성 인터넷 서비스가 유일하다. 지난해 스타링크를 중심으로 한 통신 부문 매출은 113억 9000만 달러(약 17조 3184억 원)로, 전체 매출의 61%를 차지했다.
올 1분기에는 그 비중이 69%로 높아졌다. 스타링크는 현재 가입자 1000만 명 이상을 확보하고 있으며, 위성 9600여 기를 저궤도에 운영 중이다.
플로리다대학교 재무학과 제이 리터 교수는 CNBC에 "스페이스X는 너무 높은 기업가치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상승 여력이 제한적"이라며 "막대한 미래 가치가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고, 이를 실현하려면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주 데이터센터 야망 vs. AI 딥페이크 소송 리스크
머스크는 상장 당일 JP모건 라이브스트림에서 스페이스X가 2015년 이후 현금흐름 흑자를 유지해왔다고 밝히며, 이번 자금 조달 목적이 10만 기 이상의 위성 배치와 우주 AI 데이터센터 구축이라고 강조했다.
스페이스X는 2028년부터 AI 연산 위성을 배치하기 시작하고, 이르면 2027년 말 시범 운용에 나선다는 계획을 투자설명서에 담았다. 테슬라·인텔과 함께 텍사스주에 반도체 공장 '테라팹(Terafab)'도 공동 건설한다.
그러나 리스크도 만만치 않다. 스페이스X는 올 2월 머스크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를 인수했으며, 이로 인해 AI 챗봇 그록(Grok)과 소셜네트워크 X(구 트위터)까지 떠안게 됐다.
문제는 그록 관련 딥페이크 성적 비동의 이미지(이른바 '딥페이크 포르노') 생성·유포를 둘러싸고 미국 내외에서 소송과 규제 조사가 잇따르고 있다는 점이다.
스페이스X는 투자설명서에서 2025년 말 기준 관련 소송 예상 손실 적립금으로 5억 3000만 달러(약 8055억 원)를 계상했다고 밝혔다.
비영리단체 안전과학기술법률옹호연합(LASST)의 타일러 휘트머 대표는 CNBC 주최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안전 작업을 수행할 xAI 내부 역량이 충분한지 의문"이라며 "안전 문제는 곧 주주 가치 훼손 문제로 이어진다"고 경고했다.
폴리마켓 "시총 2조 달러 돌파 확률 70%"… 이제 관건은 실적
암호화폐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상장 당일 아침 스페이스X 연계 무기한 선물(퍼펫) 계약이 하이퍼리퀴드에서 주당 176달러 선에 거래됐다. 공모가 대비 약 30% 높은 수준이다.
예측 시장 플랫폼 폴리마켓 거래자들은 스페이스X가 이날 시총 2조 달러(약 3038조 원)를 돌파할 확률을 70%, 1조 8000억 달러를 웃돌 확률을 84%로 보고 있다.
앤드리슨 호로위츠의 데이비드 조지는 CNBC에 "스페이스X는 다른 어떤 기업도 해내지 못한 것을 증명해왔다"며 "스타십은 미식축구장 크기의 로켓을 우주로 쏘아 올린 뒤 지상 발사대 집게 팔로 회수하는데, 이 기술에 근접한 곳은 아직 없다"고 평했다.
스페이스X의 COO 겸 사장 그윈 쇼트웰은 CNBC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분기 실적에 집중하고 싶지 않다"며 "스페이스X에 투자하는 사람들은 우리가 매우 미래지향적인 사업을 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테슬라와의 합병 가능성에 대해 "머스크의 삶을 조금 더 편하게 해줄 수도 있다"면서도 "현재는 로켓 생산과 스타링크 서비스, 국제우주정거장(ISS) 임무에 집중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알파벳(구글 모회사)은 10년 전 스페이스X에 9억 달러(약 1조 3669억 원)를 투자해 현재 지분 약 4.9%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상장으로 알파벳 역사상 가장 수익성 높은 비상장 투자 성과가 가시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페이스X의 맞수인 오픈AI는 지난 9일 기업공개 관련 서류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공개 제출했고, 앤트로픽도 이달 초 같은 절차를 밟았다.
앤트로픽은 지난달 9650억 달러(약 1466조 원) 기업가치로 자금 조달을 마무리했다. AI 기업들의 IPO 릴레이 레이스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거대한 기대치를 공모가에 이미 얹은 스페이스X의 향후 실적이 이 흐름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