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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KUS 핵잠 항로 해저 센서 포착…수중 감시망 노출 논란

인도네시아 롬복 해협서 중국 인민해방군 연계 연구소 장비 수거
미·영·호주, 2027년 순환 배치 앞두고 2027억 원 규모 수중 드론 내년 배치 선언
인도네시아 어부의 그물에 중국 인민해방군 산하 연구소가 제작한 수중 음향 센서가 포획되면서 베이징이 은밀히 구축해 온 해저 감시망 '투명 해양' 프로젝트의 정황이 노출됐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인도네시아 어부의 그물에 중국 인민해방군 산하 연구소가 제작한 수중 음향 센서가 포획되면서 베이징이 은밀히 구축해 온 해저 감시망 '투명 해양' 프로젝트의 정황이 노출됐다. 이미지=제미나이3

인도네시아 어부의 그물에 중국 인민해방군 산하 연구소가 제작한 수중 음향 센서가 포획되면서 베이징이 은밀히 구축해 온 해저 감시망 '투명 해양' 프로젝트의 정황이 노출됐다.

오커스(AUKUS) 핵잠수함의 주요 작전 항로를 겨냥한 중국의 수중 감시 전술에 대응해 미국과 영국, 호주는 즉각 15000만 파운드(3042억 원)를 투입, 2027년까지 무인 수중 드론을 실전 배치하기로 선언했다. 이 기술 경쟁은 미·중 안보 갈등의 전선을 우주와 하늘에 이어 해저로 확장하는 지정학적 전환점이다.

롬복 해협서 건져 올린 센서…베이징 '투명 해양'의 실체


지난달 30(현지시각) 안보 전문 매체 오토노션(AutoNotion) 보도에 따르면 최근 인도네시아 롬복 해협 인근 길리 트라방안 섬 북쪽 10킬로미터 해역에서 현지 어부의 그물에 3.7미터 크기의 어뢰형 장비가 포획됐다. 인도네시아 해군 마타람 기지가 수거해 정밀 분석한 결과 이 장비에는 중국 국유 조선 기업인 중국조선중공업(CSIC) 로고와 함께 중국 710연구소의 '심해 실시간 전송 계류 시스템'이라는 명칭이 명시되어 있었다. 다만 인도네시아 군 당국의 공식 입장과 해당 장비의 군사적 용도에 대해서는 추가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710연구소는 해양 기후를 조사하는 일반 학술 기관이 아니라 중국 인민해방군의 수중 공격 및 방어 기술을 연구하는 방위산업 연계 조직이다. 해양 군사 전문가 H.I. 서튼은 이 장비에 내장된 '음향 도플러 유속 측정기(ADCP)'가 수심별 물 흐름과 음파 전달 환경 데이터를 수집하는 핵심 장비라고 진단했다. 잠수함 탐지 환경을 조성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다.

중국은 지난 2014년부터 약 8500만 달러(128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서태평양과 인도양 해저를 하나의 거대한 데이터 기지로 묶는 투명 해양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단순한 '탐지 장비 포획'이 아니라 중국이 해저 데이터 네트워크 구축을 본격화했다는 점이다.

롬복 해협은 수심이 깊어 잠수함이 물 위로 부상하지 않고 사우스차이나해와 인도양을 오갈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다. 라이언 마틴슨 미국 해군대학 교수는 중국의 해저 감시망 확장 속도가 놀라운 수준이며 과거 미 해군이 누리던 수중 전력의 비대칭적 우위를 위협하는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오커스 3'15000만 파운드' 투입…수중 드론으로 대응 확대


중국의 해저 감시망 확장에 맞서 오커스 3국은 첨단 군사 기술 협력 체계인 '필라 2(Pillar 2)'의 첫 번째 핵심 시그니처 사업으로 무인 수중 드론(UUV) 공동 개발 계획을 공식화했다. 영국의 BBC 방송은 싱가포르 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한 미국, 영국, 호주 국방장관들이 해저 케이블 보호와 수중 감시 역량 강화를 위해 내년까지 첨단 수중 드론을 실전 배치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기존 로드맵에 비해 기술 도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건 구도로, 수중 감시망 확장에 대한 대응 속도를 앞당기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존 힐리 영국 국방장관은 싱가포르 현지 발표를 통해 "오커스 체제 하에서 너무 오랫동안 말만 많고 인도된 것은 적었다""이번 수중 드론 프로젝트를 위해 영국 정부가 15000만 파운드를 독자적으로 분담해 신속하게 군에 선진 전투 기술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오커스 연합군이 도입할 신형 수중 드론은 해저에 깔린 통신 케이블과 가스관을 보호하는 감시 임무는 물론 타격, 정찰, 군수지원 작전까지 수행 가능한 모듈형 시스템으로 설계된다.

이 대응 투자는 호주가 추진 중인 3680억 호주 달러(3984,630억 원) 규모의 차세대 핵잠수함 도입 사업의 효용성을 지키기 위한 방어 조치 성격이 짙다. 오커스는 오는 2027년부터 호주 서부 스털링 해군 기지에 미국과 영국의 핵잠수함을 순환 배치할 예정이다. 잠수함의 주요 길목인 인도네시아 해협 일대에서 중국의 수중 감시망 정황이 확인됨에 따라 오커스는 스텔스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수중 드론을 활용한 사전 탐색 및 기만 작전 비중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서해·동해 진입로 변수…한국 해군과 방산 밸류체인 영향

중국이 구축한 수중 센서 네트워크와 인공지능(AI) 기반의 데이터 융합 기술은 한국 해군의 잠수함 작전 환경에도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베이징의 초기 해저 감시망은 대만 해협과 필리핀 연안에 집중되었으나 최근 해군력 확장에 맞춰 원해로 빠르게 뻗어 나가고 있다. 이는 유사시 한반도 주변 해역인 서해와 동해 진입로 역시 중국의 수중 감시망에 노출되어 탐지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국내 조선·방산 업계에서는 우리 군이 보유한 장보고-III 등 디젤-전기 추진 잠수함의 생존성을 보장하려면 중국 해저 센서의 위치를 식별하고 이를 무력화할 수 있는 독자적인 음향 기만기 및 수중 통신 기술력을 시급히 확보해야 한다고 말한다. 다만 한··일 중심의 수중 음향 정보 공유와 다국적 연합 훈련은 중국의 팽창을 상쇄할 수 있는 완충 요인이다.

이러한 수중 무인 체계 시장의 팽창은 국내 방산 공급망에 새로운 기회다. UUV 핵심 밸류체인은 플랫폼(조선), 음향 센서, 수중 제어 통신, 배터리(리튬이온 및 연료전지) 시스템으로 분화된다. 국내 시장에서는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수중 무인 체계 플랫폼 개발을 리드하고 있으며, LIG D&A가 유도 및 수중 제어 체계를, 한화시스템이 수중 감시 센서와 신호처리 AI 분야에서 기술 축적을 주도하고 있어 수혜 가능성이 제기된다. 호주 오커스 인프라와 직결된 한화오션의 호주 조선사 아스탈(Austal) 지분 확보 추진(19.9% 승인 완료) 역시 글로벌 공급망 진입의 추진력으로 꼽힌다.

투자자가 주목해야 할 수중 안보 체크포인트


투자자와 업계 관계자가 무인 수중 무기체계 시장에서 당장 확인해야 할 지표와 행동 기준선은 다음과 같다.

첫째, 오커스 필라 2 예산 집행 속도다. 영국의 15000만 파운드 투입 외에 미국과 호주의 추가 재원 마련 규모를 추적해 글로벌 무인 잠수정 시장의 실제 개화 속도를 가늠해야 한다.

둘째, 국내 방산주의 수중 드론 세부 밸류체인 수주 여부다. 플랫폼을 담당하는 대형 조선사 외에 수중 음향 센서, 리튬전지 등 핵심 부품을 납품하는 중소형 기술주의 공급 계약 체결 추이를 점검해야 한다.

셋째, 국방과학연구소(ADD) 중심의 국산화 예산 편성 추이다. ·동해 수중 탐지 리스크 대응을 위한 정부 차원의 UUV 및 해저 감시 자산 고도화 예산 증액 여부가 국내 기업들의 내수 펀더멘털을 결정한다.

인도-태평양의 해저 패권 경쟁은 이제 눈에 보이지 않는 센서의 촘촘함과 이를 부수려는 무인 드론의 파괴력 싸움으로 직결된다. 수중 안보의 성패는 단순히 잠수함의 척수가 아니라 바다 밑바닥에 숨겨진 거대한 데이터망을 먼저 지배하고 제어하는 편으로 기울 것이다. 이는 향후 방산 투자의 중심이 플랫폼에서 센서·데이터·무인체계로 이동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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