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버스 "전투기 교착이 전체 고기술 협력 망쳐선 안 돼"
MGCS 전차 사업도 연쇄 흔들…카네기 "유럽 방산 협력 향방 결정"
MGCS 전차 사업도 연쇄 흔들…카네기 "유럽 방산 협력 향방 결정"
이미지 확대보기유럽 최대 공동 방산 프로젝트인 미래항공전투체계(FCAS)가 프랑스와 독일의 핵 탑재 요구 분쟁과 기업 간 주도권 싸움으로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전투기를 각자 개발하는 분리안이 공식 제기됐다. 균열은 차세대 전차 사업(MGCS)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독일 현지 언론 DW는 25일(현지시각) FCAS의 독일·스페인 측을 대변하는 에어버스(Airbus)가 수년간의 교착을 타개하기 위해 '두 개의 전투기 솔루션(Two-fighter solution)'을 포함한 프로그램 구조조정에 열린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에어버스 대변인 "프랑스·독일·스페인과 방향 협의 중"…포리 CEO 2파전안 지지
에어버스 대변인은 DW에 "FCAS와 관련해 프랑스·독일·스페인 정부와 사업 방향 결정을 위한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기욤 포리 에어버스 CEO는 "전투기라는 단일 기둥의 교착이 이 고기술 유럽 역량 전체의 미래를 위험에 빠뜨려서는 안 된다"며 "정부가 요청할 경우 두 전투기 옵션을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분리안의 핵심은 프랑스와 독일이 각각 독자 전투기를 개발하되 드론·센서·전장 실시간 연결 디지털 시스템인 '전투 클라우드(Combat Cloud)'는 공동 개발을 유지하는 구조다. 많은 분석가들은 전투기보다 오히려 이 전투 클라우드가 FCAS의 핵심 가치라고 본다.
FCAS는 2017년 프랑스·독일이 출범시키고 스페인이 합류했으며 총 사업 규모는 약 1000억 유로(약 175조 원)다. 2040년까지 6세대 공중 전투 시스템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전투기 설계 단계에서 양국의 안보 우선순위 충돌이 벽이 됐다. 프랑스는 핵 탑재 기능과 항모 이착함 능력을 요구하는 반면, 비핵국가 독일은 이것이 불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프랑스는 핵 탑재 차세대기가 필요하지만 독일은 현재 그런 역량이 필요하지 않다. 입장 차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사업을 유지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독일은 이미 NATO 핵 공유 임무를 위해 미국산 F-35A 도입을 결정했다.
다소·에어버스 지분 교착…MGCS 전차 사업도 연쇄 흔들
기업 간 갈등도 깊다. 프랑스 라팔 제조사 다소 아비아시옹(Dassault Aviation)은 전투기 설계에서 명확한 주도권을 원하며 독일·스페인 이익을 대변하는 에어버스와 지분 및 기술 이전을 둘러싸고 장기 대립 중이다. 수차례 중재 시도가 모두 실패했다.
방산 전문가 크리스티안 묄링(Christian Mölling) 카네기 국제평화기금 연구원은 DW에 "전투 클라우드가 중요한 이유는 유럽이 이 분야에서 미국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전투기 부분이 분리되거나 축소되더라도 드론·소프트웨어·전장 네트워킹 협력은 계속될 수 있다고 본다.
균열은 지상으로도 번지고 있다. 독일 레오파르트2와 프랑스 르클레르를 동시에 대체할 차세대 지상 전투 체계(MGCS)도 FCAS와 함께 2017년 출범한 독·프 정치적 빅딜이다. 프랑스가 FCAS 전투기를 주도하는 대신 독일이 MGCS 전차를 주도한다는 구조였다. 2024년 양국이 차기 단계 진행에 합의했으나 취역은 2040년 이후로 밀려 있다. FCAS가 분열되면 이 균형이 무너져 MGCS도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카네기 국제평화기금 방산 분석가들은 "FCAS의 결과가 향후 수년간 유럽 방산 협력의 미래를 형성할 것"이라며 "프로그램이 탈선하면 각국 정부가 이 규모의 다국적 무기 사업에 훨씬 더 신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유럽 공동 방산 사업의 구조적 모순이 FCAS에서 다시 드러났다"며 "단일 의사결정 라인과 확고한 생산 역량을 갖춘 한국형 방산 플랫폼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는 환경"이라고 주장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