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모의전서 유로파이터에 압도 주장, 교전 조건 미공개로 성능 단정은 성급
AESA·PL-15 기술 추격은 예의주시, K-방산 체계 종합 역량 다변화 분수령
AESA·PL-15 기술 추격은 예의주시, K-방산 체계 종합 역량 다변화 분수령
이미지 확대보기중국산 전투기가 가상 공중전에서 유럽 연합 주력 기종을 상대로 우세한 결과를 거두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글로벌 항공 방산 시장의 이목이 쏠린다.
베트남 군사 전문 매체 소하(Soha)는 지난 22일(현지시각) 중국 국영 중앙티비(CCTV)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를 인용해 파키스탄 공군의 J-10CE가 카타르 공군의 유로파이터 타이푼과의 모의전에서 9대 0으로 승리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해당 결과는 구체적인 교전 조건이 베일에 싸여 있어 단순 기체 성능의 우열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중국 항공 방산의 기술 추격 속도가 빨라진 만큼, 중동과 동남아 시장에서 수출 영토를 넓히는 K-방산(FA-50·KF-21)도 냉정한 주시와 전략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9대0' 일방적 결과 보도, 훈련 시나리오 한계 감안해야
보도에 따르면 이번 합동 공군 훈련 '질잘-II'(Zilzal-II)는 지난해 카타르에서 진행됐다. 파키스탄의 J-10CE는 카타르 공군의 유로파이터 타이푼 트랜치 3A를 상대로 가시거리 내 근접전에서 5승, 가시거리 밖 장거리전에서 4승을 거두며 전승을 거두었다고 중국 측은 주장했다.
다만 군사 전문가들은 교전 데이터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조기경보기(AWACS) 지원 유무, 교전 거리 제한 규정, 전자전(ECM) 개입 수준 등 구체적인 조건이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중전은 기체 자체의 성능보다 훈련 통제 규칙과 교전 가이드라인, 네트워크전(C4ISR) 환경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진다. 양국 전투기가 동등한 조건에서 맞붙은 실전적 데이터가 아닌, 특정 시나리오 아래 유효타 기준을 다르게 적용한 훈련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미사일·레이더 체계 결합, 기술적 추격 흐름은 실재
비록 단정적인 성능 우위로 보긴 어렵지만, 중국산 유도무기와 감시 체계의 성숙도는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J-10CE에 탑재한 안테나를 물리적으로 움직이지 않고, 전자적인 방법으로 전파의 방향을 바꾸어 여러 목표물을 동시에 찾아내는 최첨단 레이더인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와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PL-15'의 결합이 일정 수준 이상의 궤도에 올랐다는 해석이 나온다.
추정 사거리가 200km를 상회하고 자체 AESA 시커를 장착한 PL-15는 서방의 고성능 미사일인 미티어(Meteor) 등과 비교 구도를 형성하며 제3지대 시장을 공략 중이다. 중국산 공대공 미사일 성능을 둘러싼 실전 데이터는 여전히 제한적으로 공개돼 있으나, 단품 무기체계의 하드웨어 스펙이 서방 표준을 빠르게 뒤쫓고 있다는 점은 정설로 통한다. 송중핑 전 중국 인민해방군 교관 역시 이번 보도가 J-10CE의 중동, 동남아 수출 전선에 추진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가성비 시장의 지정학적 재편, K-방산의 대안은
K-방산은 단일 성능 위주의 가격 경쟁에서 벗어나 '체계 대 체계'의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 중국산 무기는 서방 부품과 호환되지 않고, 독자적 진영 구축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라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반면 한국은 서방 무기 체계와의 높은 호환성, 신속한 납기 능력, 그리고 안정적인 후속 군수지원(MRO) 인프라를 동시에 제공할 수 있다. 하드웨어 단독 경쟁력을 넘어 동맹국 간 안보 협력 체계와 금융 지원 패키지를 결합한 고차원 가치를 제안해야 글로벌 시장에서 승기를 지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투자자 체크포인트, 글로벌 항공 방산 시장 판별 지표
첫째, 중동·동남아 추가 수주 여부다. 이집트·인도네시아의 중국산 기종 실제 계약 전환 여부는 한국 방산 기업의 수주 잔고 목표 달성에 직접적인 변수로 작용한다.
둘째, KF-21 무장 통합 검증 속도다. 국산 AESA 레이더와 유럽제 미티어, 미사일의 조기 통합 성공 여부는 중동 시장 내 4.5세대 경쟁력 격차를 가르는 분수령이다.
셋째, 국내 방산 MRO 다변화 성과다. 단순 인도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정비 및 운영 효율성(Regional Sustainment) 부문의 이익 기여도가 주가의 하방 경직성을 결정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