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토큰에 1달러대… 실리콘밸리 '초저가' 공포 현실화
SMIC·화홍 급등, 엔비디아 없이 '기술 자립' 입증할까
SMIC·화홍 급등, 엔비디아 없이 '기술 자립' 입증할까
이미지 확대보기24일(현지시각)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앤스로픽 등 미국 빅테크의 절반도 안 되는 파격적인 가격을 앞세운 이번 발표는, 엔비디아의 최첨단 칩 공급이 제한된 환경에서 나온 결과라는 점에서 시장에 충격을 던졌다. AI 산업의 주도권이 기술력은 물론, 누가 더 적은 비용으로 효율적인 결과물을 내놓느냐는 '가성비 전쟁'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빅테크의 절반 가격, ‘하이브리드’가 만든 혁명
딥시크 V4의 핵심 무기는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이다. V4 Pro 모델 기준, 입력 토큰 100만 개당 비용은 1.74달러다. 앤스로픽의 최신 모델인 '클로드 소넷 4'가 3달러를 받는 것과 비교하면 사실상 반값이다. 출력 토큰 비용의 격차는 더 벌어진다. 딥시크는 3.48달러를 책정했지만, 앤스로픽은 15달러를 요구한다.
이러한 가격 구조가 가능한 이유는 '하이브리드 어텐션(Hybrid Attention Architecture)' 기술에 있다. 전체 매개변수를 무차별적으로 가동하는 대신, 작업에 필요한 소수(최대 370억 개)의 매개변수만 활성화하는 '혼합 전문가(Mixture-of-Experts)' 방식을 정교화했다. 덕분에 딥시크는 대규모 언어 모델을 운용하면서도 컴퓨팅 자원 소모를 최소화했다. 이는 막대한 설비투자를 쏟아붓는 미국 빅테크의 운영 모델에 대한 정면 도전이다.
SMIC·화홍 주가 폭등… 중국 ‘기술 자립’ 시나리오 작동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지난 24일 홍콩 증시에서 중국 파운드리 업체 SMIC 주가는 10%, 화홍 반도체는 15% 급등했다. 딥시크가 화웨이의 '어센드 950' 칩을 활용한 컴퓨팅 클러스터 구축 계획을 밝히자, 투자자들은 이를 중국의 반도체 자립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우려의 시선도 팽팽하다. 미국 빅테크들은 딥시크가 자사 모델의 출력값을 도용해 학습시키는 '증류(Distillation)' 기법을 썼다고 주장한다. 여기에 미국 정부는 딥시크가 수출 통제 대상인 엔비디아의 블랙웰 프로세서를 내몽골 데이터센터에서 불법으로 사용했는지 여부를 정밀 조사 중이다. 기술적 성과와 부정행위 사이의 경계가 이번 발표로 다시금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투자자가 챙겨야 할 'AI 시장' 체크리스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미국과 중국의 AI 기술 격차를 여전히 6개월 정도로 진단한다. 딥시크가 비용 혁신을 이뤘으나, 최고 성능 지표에서는 여전히 미국 모델을 뒤따르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베이 선 링 유니온 뱅케어 프리베 상무는 "결국 모델 성능 격차는 사용자가 체감하기 힘든 수준으로 좁혀질 것"이라며, 향후 승패는 모델 자체보다 클라우드 서비스의 지배력이 가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금 투자자와 기업인이 주목해야 할 핵심 지표는 다음과 같다.
첫째, 미국 빅테크의 설비투자(CAPEX) 속도다. 딥시크의 초저가 공세가 미국 기업들의 출혈 경쟁을 강제할지, 혹은 AI 인프라 투자 속도를 늦출지 확인해야 한다.
둘째, 중국 반도체 자립 데이터다. 화웨이 어센드 칩의 가동률과 생산 수율이 향상되는지, SMIC의 2·3나노 공정 성과를 추적해야 한다.
셋째, 미국의 대중 수출 제재망이다. 엔비디아 블랙웰 등 최첨단 칩 유입 경로에 구멍이 생겼는지, 미 상무부의 추가 제재 여부가 반도체주 변동성을 결정할 것이다.
딥시크의 V4는 기술 그 자체보다, '비싼 AI'가 '저렴한 AI'로 변모하는 거대한 시장의 전환점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이제 AI 시장은 단순히 누가 더 똑똑한가를 넘어, 누가 더 효율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가의 영역으로 완전히 진입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