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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LX글라스, ‘반도체 유리 기판’ 승부수… 코닝·쇼트 등 글로벌 벽에 ‘고전’

AI 패키징 혁신의 핵심 소재 부상… 초박형 유리(UTG) 제조 경험 부족이 기술 장벽
코닝·쇼트 등 글로벌 선점업체와 격차 여전… 2028년 상용화 목표로 ‘균질화’ 난제 도전
인공지능(AI) 반도체의 성능을 극대화할 차세대 핵심 소재로 '유리 기판'이 부상하면서 국내 건자재 및 유리 전문 기업인 KCC와 LX글라스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사진=KCC이미지 확대보기
인공지능(AI) 반도체의 성능을 극대화할 차세대 핵심 소재로 '유리 기판'이 부상하면서 국내 건자재 및 유리 전문 기업인 KCC와 LX글라스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사진=KCC
인공지능(AI) 반도체의 성능을 극대화할 차세대 핵심 소재로 '유리 기판'이 부상하면서 국내 건자재와 유리 전문 기업인 KCC와 LX글라스가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글로벌 선도 기업들이 쌓아온 기술 장벽에 부딪혀 고전하고 있다.
미국의 코닝(Corning)과 독일의 쇼트(Schott) 등 오랜 역사를 가진 글로벌 유리 대기업들이 이미 시장의 표준을 선점한 가운데, 국내 기업들은 균질화된 품질 확보와 초박형 유리(UTG) 제조 노하우 부족이라는 숙제를 안고 추격의 고삐를 죄고 있다.

대만의 IT 전문 매체 디지타임스(Digitimes)는 19일(현지시각) 한국 기업들의 유리 기판 시장 진입 현황과 직면한 기술적 과제를 집중 분석했다.

◇ AI 시대의 ‘게임 체인저’ 유리 기판… 왜 열광하는가?


기존 반도체 패키징에 사용되던 플라스틱(유기물) 기판은 미세 공정이 심화되면서 열에 의한 변형과 신호 전달 속도의 한계에 직면했다.

유리는 플라스틱보다 표면이 매끄러워 회로를 더 세밀하게 새길 수 있으며, 열 팽창 계수가 낮아 대면적 패키징에서도 휨 현상이 거의 없다. 이는 고성능 AI GPU 가동 시 발생하는 열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유리의 절연 특성은 데이터 전송 시 발생하는 신호 손실을 획기적으로 줄여, 전력 효율을 중요시하는 AI 데이터 센터 시장에서 최적의 대안으로 꼽힌다.

◇ KCC·LX글라스의 도전… “글로벌 기업과의 기술 격차 실감”


국내 기업들은 반도체 기판용 유리 원소재 국산화를 위해 연구개발(R&D)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나, 상용화 단계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코닝과 쇼트 등은 수십 년간 디스플레이와 스마트폰용 강화유리를 생산하며 초박형 유리를 다루는 정밀 가공 노하우를 축적했다. 반면 건자재와 일반 유리 중심의 국내 기업들은 반도체급의 정밀도를 요구하는 유리 제조 공정에서 초기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반도체 유리 기판은 판 전체의 두께와 밀도가 머리카락 굵기의 수백 분의 일 수준으로 균일해야 한다. 현재 KCC와 LX글라스는 대면적 생산 시 품질 균일성을 유지하는 공정 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유리 기판은 기존 플라스틱 기판 공정과 호환되지 않아 전용 노광기, 세정기 등 장비 생태계 구축이 필수적이다. 선점 업체들은 이미 주요 장비사와 협력 관계를 구축한 상태다.

◇ 정부 주도 과제와 그룹 시너지로 ‘반격’ 준비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한국 기업들은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한국 산업통상부는 유리 기판 기술 개발을 핵심 과제로 선정하고 대규모 R&D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KCC와 LX글라스는 이 프로젝트의 주관사 또는 참여사로 활동하며 원천 기술 확보에 매진 중이다.

LX글라스는 반도체 설계를 담당하는 LX세미콘과의 협력을, KCC는 자회사인 모멘티브의 글로벌 소재 네트워크를 활용해 패키징 솔루션을 고도화하고 있다.

유리판에 미세한 구멍을 뚫어 전력을 공급하는 TGV 공정 기술에서 혁신을 이뤄내 글로벌 경쟁사를 추격한다는 전략이다.

◇ 한국 반도체 산업계에 주는 시사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유리 기판 도입을 서두르는 상황에서, 원소재인 유리판을 외산에 의존할 경우 또 다른 공급망 리스크가 될 수 있다. KCC와 LX글라스의 성공은 한국 반도체 생태계 전체의 경쟁력과 직결된다.

유리의 화학적 조성 기술(KCC·LX글라스)과 반도체 패키징 기술(SKC·삼성전기)이 결합하는 ‘기술 융합형 클러스터’를 형성해 시너지를 내야 할 것이다.

시장 형성 초기 단계인 만큼, 한국 기업들이 주도하여 유리 기판의 두께, 홀 크기 등에 대한 글로벌 표준을 제안하고 이를 기술 장벽으로 활용하는 영리한 전략이 필요하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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