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와타 전기로 전환에 약 40억 달러(5조 8710억 원) 투입, 2029년 가동 목표
그린 스틸 가격 일반 철강보다 40% 비싸…도요타·닛산 선도 구매로 수요 물꼬
그린 스틸 가격 일반 철강보다 40% 비싸…도요타·닛산 선도 구매로 수요 물꼬
이미지 확대보기닛케이아시아(Nikkei Asia)는 지난 16일(현지시각), 니폰스틸이 규슈(Kyushu) 야와타(Yawata)에 세계 최대 규모의 전기로(EAF·Electric Arc Furnace)를 건설하는 기공식을 열었다고 보도했다.
125년 야와타 공장, 탈탄소 전환 선언
니폰스틸은 최근 기타큐슈시(北九州市) 야와타 지역 규슈 웍스(Kyushu Works)에서 전기로 건설 기공식을 열었다. 마사히로 나카타(Masahiro Nakata) 규슈 웍스 총괄은 "125년 역사를 가진 야와타에서 대규모 프로젝트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총투자액 6302억 엔 가운데 약 30%는 정부 보조금으로 충당한다. 연간 200만 t 규모의 전기로를 비롯해 후판(厚板) 압연 공장과 자체 발전 설비를 함께 짓는다. 전기로는 2029 회계연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한다.
이탈리아 플랜트 전문기업 테노바(Tenova)가 히트 사이즈(heat size) 340 t짜리 세계 최대 전기로를 공급하고,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계열 에너지 기업 GE버노바(GE Vernova)가 대용량 전력 안정 공급 시스템을 맡는다.
전기로 전환은 탄소 감축의 핵심 수단이다. 철강 부문은 일본 산업 분야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의 약 40%를 차지한다. 석탄으로 철광석을 제련하는 고로(高爐) 방식과 달리, 철 스크랩을 원료로 쓰는 전기로는 탄소 배출이 고로의 4분의 1 수준에 그친다.
전력 수요 '원전 1기 분량'…에너지 조달이 관건
문제는 전기로의 전력 소비 규모다. 연간 100만 t 이상 생산하는 대형 전기로 한 기가 소비하는 전력은 원자력 발전소 0.5~1기 산출량에 달한다. 니폰스틸이 야와타에 짓는 설비 규모를 감안하면 안정적인 대규모 전력 확보가 필수다.
규슈 지역은 이미 전력 쟁탈전이 치열하다. 대만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 TSMC(대만적체전로제조공사)의 반도체 공장 전력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는 데다, 기존 공장과 증설 예정 시설을 합산한 TSMC 전력 수요만 원전 한 기 산출량의 30~40%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공지능(AI) 확산과 맞물려 데이터 센터도 빠르게 늘고 있다. 광역 송배전 운영기관(OCCTO)에 따르면, 일본 내 데이터 센터 전력 수요는 2026 회계연도부터 2035 회계연도 사이 10배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니폰스틸은 이 같은 전력 부족 리스크에 대비해 큐슈전력(Kyushu Electric Power)의 외부 공급 외에 500MW급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 4기(합계 2000MW)를 2031년부터 자체 가동할 계획이다.
석탄 발전보다 CO₂ 배출이 절반 수준인 LNG 발전을 활용하면 제품에 탄소 감축 실적을 반영할 수 있어, 장기적으로는 수소나 암모니아 혼소(混燒)로 전환하는 경로도 열어 두고 있다.
그린 스틸 가격 40% 비싸…도요타·닛산 선도 구매 나서
수요 측에서도 넘어야 할 산이 있다. 전기로산 그린 스틸 가격은 현재 고로산 일반 철강보다 40% 가량 높다. 일본 정부는 2025 회계연도부터 그린 스틸로 만든 친환경 차량에 최대 5만 엔의 보조금을 지급해 가격 격차를 일부 메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 보조금이 그린 스틸의 추가 비용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도요타(Toyota)와 닛산(Nissan)은 이미 저탄소 철강 구매에 나섰다. 구매 기업에는 탄소 발자국 감축 실적을 인증하는 증명서가 함께 제공된다. 자동차 산업이 그린 스틸 수요를 선도한다면, 다른 산업으로의 확산을 이끄는 촉매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다다시 이마이(Tadashi Imai) 니폰스틸 회장은 "탈탄소는 단기간에 투자를 회수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라며 "민간 기업이 이 과정을 혼자 감당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