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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일본, 모가미급 호위함 11척 계약 체결…태평양 안보 동맹 새 축 형성

미쓰비시중공업 독일 TKMS 꺾고 최대 200억 호주달러 수주…일 방산 역사적 전환
초도 3척 일본 건조·나머지 8척 서호주 현지 건조…2029년 인도·2030년 취역
해당 이미지는 해상에서 기동 중인 업그레이드형 모가미급 호위함의 상상도를 담고 있다. 스텔스 설계와 32셀 수직발사체계를 갖춘 이 함정은 호주 해군의 차세대 주력함으로 선정됐으며, 미쓰비시중공업이 독일 TKMS를 제치고 수주에 성공한 이번 사업은 일본 방위산업이 서방 선진국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한 상징적 사례로 평가된다. 이미지=미쓰비시중공업이미지 확대보기
해당 이미지는 해상에서 기동 중인 업그레이드형 모가미급 호위함의 상상도를 담고 있다. 스텔스 설계와 32셀 수직발사체계를 갖춘 이 함정은 호주 해군의 차세대 주력함으로 선정됐으며, 미쓰비시중공업이 독일 TKMS를 제치고 수주에 성공한 이번 사업은 일본 방위산업이 서방 선진국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한 상징적 사례로 평가된다. 이미지=미쓰비시중공업

호주가 일본으로부터 차세대 해군 호위함을 도입하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계약에 서명했다. 블룸버그는 17일(현지 시각) 리처드 말스(Richard Marles) 호주 국방장관과 고이즈미 신지로(Shinjiro Koizumi) 일본 방위상이 이날 멜버른에서 서명식을 가졌다고 보도했다. 미쓰비시중공업(MHI)을 주계약자로 하는 이번 계약은 모가미(Mogami)급 호위함 11척 가운데 초도 3척을 대상으로 하며, 전체 사업 예산은 150억~200억 호주달러(약 108억~144억 달러)로 책정됐다.

독일 TKMS 꺾은 일본 모가미급…가격보다 기술력 택한 캔버라


모가미급은 지난해 8월 독일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즈(TKMS)의 메코(Meko) A-200을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번 서명은 그 결정을 계약으로 공식화한 것이다. 가격 면에서는 독일 제안이 더 저렴했으나, 모가미급은 레이더 탐지를 줄이는 스텔스 설계와 장거리 미사일 발사가 가능한 32셀의 수직발사체계(VLS)를 갖춰 기술적 우위를 인정받았다. 대잠전과 방공 임무에 최적화된 이 함정은 호주 해군의 노후한 안작(Anzac)급 호위함을 대체하게 된다.

호주 정부가 2024년 초 현재 방위력이 "목적에 맞지 않는(not fit for purpose)" 상태라고 판단하고 신형 호위함 도입을 결정한 배경에는 다른 함정 납기 지연으로 수상함 전력이 줄어들고 있다는 위기감이 있었다.
초도 3척은 일본 현지에서 건조돼 2029년 인도, 2030년 취역할 예정이다. 나머지 8척은 서호주에서 현지 건조돼 호주 조선 산업 발전에도 기여하게 된다.

살상 무기 수출 규제 철폐 앞둔 일본…방산 역사의 전환점


이번 수주는 일본 방위산업에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다카이치 사나에(Sanae Takaichi) 총리 정부는 세계적인 국방비 지출 증가 추세를 겨냥해 일본 방위 기업들에 더 크고 수익성 있는 시장을 열어주고자 수주 당시부터 방산 산업 육성에 공을 들여왔다. 일본 정부는 앞으로 수 주 안에 살상용 군사 장비의 수출 규제를 전면 철폐할 계획이다. 이번 호주 계약이 선진국 시장에서 일본산 방위 장비가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만큼, 규제 철폐와 맞물려 일본 방산의 글로벌 시장 진출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훈련에서 함정까지…진화하는 일·호 안보 협력


양국의 안보 협력은 이번 계약을 계기로 새로운 단계에 접어든다. 일본과 호주는 최근 수년간 대규모 연합 군사 훈련을 정례화했으며, 지난해 12월에는 고이즈미 방위상과 말스 장관이 국방 정책, 기술, 산업 개발에서 우주, 사이버, 통합 방공·미사일 방어(IAMD)에 이르는 분야에서 정기 협의를 갖기로 했다. 두 장관은 이달 초 도쿄에서도 회동했으며, 일본 언론은 다카이치 총리가 이르면 5월 호주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계약은 단순한 방산 거래를 넘어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 구도 재편을 상징한다. 일본의 기술력과 호주의 지정학적 위치가 해군력이라는 접점에서 결합되는 이 사례는, 미국 주도의 동맹 체계 아래에서 동맹국 간 자율적 안보 협력이 심화되는 흐름의 일부이기도 하다. TKMS는 호주에서 아쉬운 결과를 받아들이면서도 캐나다 CPSP에서 한화오션과의 경쟁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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