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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한계 마주한 반도체 산업, 차세대 소재가 K-반도체에 던지는 화두

미세 공정의 물리적 한계 돌파할 대안으로 부상 중인 탄소 나노튜브 기술의 잠재력
제조 강국 넘어 소재 패권 시대로의 전환, 한국 반도체 전략의 새로운 로드맵 필요성
2024년 7월 25일 싱가포르에 있는 지속 가능한 AI 공장의 지속 가능한 금속 클라우드(SMC) 하이퍼큐브에 칩이 잠긴 모습을 보여준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4년 7월 25일 싱가포르에 있는 지속 가능한 AI 공장의 지속 가능한 금속 클라우드(SMC) 하이퍼큐브에 칩이 잠긴 모습을 보여준다. 사진=로이터

반도체 산업의 근간을 지탱해온 실리콘 패권 시대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지난 수십 년간 이어온 실리콘 기반의 미세 공정이 선폭 3나노 이하에서 물리적 한계에 봉착함에 따라, 이를 대체할 차세대 소재 기술인 탄소 나노튜브(CNFET)가 미래 반도체 지형을 바꿀 핵심 변수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학계와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진행 중인 이러한 소재 혁신은 초미세 공정에 집중해온 현대 반도체 산업에 근본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국내 반도체 전문가들과 실리콘밸리 동향에 밝은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탄소 나노튜브 기술은 기존 반도체 제조 시설을 일부 활용하면서도 소자를 정밀하게 배치하는 공정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타진해오고 있다. 이는 그동안 난제로 여겨졌던 차세대 소재 기반 반도체의 실제 작동 가능성을 구체화하는 과정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소재 자체의 불순물로 인한 결함을 설계 단계에서 극복하는 기술적 돌파구들이 모색되면서, 실리콘 이후의 연산 칩으로서의 가치를 증명해나가고 있다.

전력 효율과 발열 난제 해결할 잠재력


실리콘 반도체는 미세화가 진행될수록 누설 전류에 따른 전력 소모와 발열이라는 물리적 장벽에 부딪혀왔다. 반면 탄소 나노튜브는 소재 특성상 전기 전도성이 우수하면서도 열 발생이 상대적으로 적다. 이론적으로 동일 전력에서 기존 실리콘 칩보다 향상된 연산 성능을 구현하거나 전력 소비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어, 막대한 에너지를 소모하는 AI 데이터 센터와 고효율 전력 관리가 필수적인 차세대 모빌리티 시장에서 핵심적인 대안 소재로 거론된다.

한국 반도체 제조 중심 전략에 던지는 경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그간 실리콘 웨이퍼 위에서 나노 단위 회로를 구현하는 초미세 공정 노하우로 세계 시장을 주도해왔다. 하지만 반도체의 주력 소재가 실리콘에서 탄소나 화합물 등으로 전환되는 패러다임 시프트가 현실화될 경우, 기존의 제조 공정 기술만으로는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러한 흐름은 실리콘 기반 초미세 공정에 주력하고 있는 한국 반도체 전략에 소재 원천 기술 확보라는 근본적인 과제를 던지고 있다.

원천 기술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 가능성


차세대 소재 반도체의 기술 주도권이 원천 기술을 보유한 국가와 설계 전문 기업들에 집중되는 시나리오는 한국 반도체 산업에 새로운 도전이다. 제조 기술력 중심의 파운드리 시장에서 소재와 설계 자산(IP), 그리고 새로운 공정 표준을 선점하는 국가가 향후 공급망의 상위 권력을 장악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하드웨어가 아닌 소재 혁명이 가져올 새로운 기술 지정학적 시대의 서막을 의미한다.

실리콘 이후의 미래를 향한 전략적 대비

탄소 나노튜브를 포함한 차세대 소재에 대한 논의는 반도체 산업의 시계바늘을 실리콘 이후의 시대로 빠르게 돌려놓고 있다. 이제는 단순히 선폭을 줄이는 경쟁을 넘어, 누가 먼저 새로운 소재 기반의 생태계를 구축하고 표준을 선점하느냐가 향후 국가 경쟁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반도체가 현재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존 성공 방식에 안주하지 않고, 소재 혁명이 가져올 거대한 변화에 대응할 선제적 로드맵을 수립해야 할 시점이다.


이교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aedang@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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