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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고물가 동시 충격”…EU, 美·이란 휴전에도 경기둔화 경고

발디스 돔브로브스키스 EU 경제 담당 집행위원.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발디스 돔브로브스키스 EU 경제 담당 집행위원. 사진=로이터

유럽연합(EU)이 미국과 이란의 휴전 합의에도 저성장과 고물가가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충격을 피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발디스 돔브로브스키스 유럽연합(EU) 경제 담당 집행위원은 “이란 전쟁의 경제적 영향은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며 “스태그플레이션 충격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미국과 이란이 2주간 휴전에 합의했지만 중동발 에너지 충격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돔브로브스키스 집행위원은 휴전에 대해 “긴장 완화 측면에서 환영할 만한 조치이며 에너지 위기 완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경제적 영향은 여전히 높은 불확실성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 성장률 최대 0.6%p 하락 가능


EU 집행위가 내부적으로 검토한 시나리오에 따르면 에너지 가격이 내년 말까지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경우 올해 성장률은 최대 0.4%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

에너지 가격 회복이 지연될 경우에는 올해와 내년 모두 성장률이 최대 0.6%포인트씩 낮아질 가능성도 제시됐다.

기존 전망은 올해 1.4%, 2027년 1.5% 성장이다. 그러나 이번 분석은 중동발 충격이 장기화될 경우 성장 둔화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물가 역시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첫 번째 시나리오에서는 올해 인플레이션이 최대 1%포인트 상승하고, 두 번째 시나리오에서는 올해와 2027년 모두 최대 1.5%포인트 상승할 수 있다.

◇ 호르무즈 해협 변수…에너지 불확실성 지속


시장에서는 에너지 가격 안정 여부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제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석유·가스 공급의 약 5분의 1이 통과하는 핵심 수송로다.

FT는 이란이 휴전 기간에도 유조선 통과에 대해 암호화폐로 통행료를 요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휴전에도 에너지 공급 불확실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 EU 각국 대응…재정 확대 경계


이탈리아, 스페인, 폴란드 등 일부 EU 회원국은 연료세 인하 등으로 에너지 가격 상승 충격을 완화하고 있다.

그러나 돔브로브스키스 집행위원은 과도한 재정 지출에 대해 경계했다.

그는 “과거보다 재정 여력이 제한적이다”며 “지원책은 일시적이고 목표가 명확해야 하며 재정 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U는 다음달 각국의 재정 건전성 여부를 평가할 예정이다. 재정적자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과도한 적자 절차’가 적용될 수 있다.

이탈리아는 이 절차에서 벗어나기를 기대했지만 지난해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3.1%로 기준치(3% 미만)를 넘어서면서 상황이 불투명해졌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중동 위기가 심화될 경우 코로나19 당시처럼 재정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EU 집행위는 현재 상황이 그 정도 수준의 경기 침체는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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