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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해 ‘빙하의 전쟁’… 美, 300억 달러 투입해 쇄빙선 함대 재건 나선다

러시아 45척·중국 3척 공세에 미국은 고작 3척… ‘국가 해양 행동 계획’ 가동
핀란드·한국식 기술 전수받아 텍사스서 건조… 2032년부터 신규 쇄빙선 인도
2020년 11월 22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발트 조선소에서 열린 원자력 쇄빙선 야쿠티아의 부상 출항식에 참석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진=AF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2020년 11월 22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발트 조선소에서 열린 원자력 쇄빙선 야쿠티아의 부상 출항식에 참석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북극의 얼음이 녹으며 열린 ‘북서항로’와 ‘북동항로’가 강대국 간 해상 패권 다툼의 새로운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이 ‘극지 실크로드’를 표방하며 결속을 강화하자, 그동안 쇄빙선 전력에서 크게 뒤처졌던 미국이 300억 달러(약 45조 원) 규모의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반격에 나섰다.

28일(현지시각) CNBC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11척의 신규 극지 쇄빙선 건조를 포함한 ‘국가 해양 행동 계획’을 발표하며 북극권의 주권 수호와 항행의 자유 확보를 선언했다.

◇ ‘아이스브레이커 갭’… 러시아 45척 vs 미국 3척의 위기


현재 북극해의 지배권은 압도적인 쇄빙선 함대를 보유한 러시아와 이를 추격하는 중국이 쥐고 있다.

러시아는 8척의 원자력 추진 선박을 포함해 총 45척의 쇄빙선을 운용하며 북극항로를 장악하고 있다.

중국은 현재 3척을 보유 중이며, 조만간 원자력 추진 쇄빙선까지 건조해 '극지 강국' 대열에 합류할 기세다.

반면 미국은 단 3척의 쇄빙선만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중 한 척은 함령이 50년에 달해 부품 돌려막기로 간신히 운용되는 처지다. 아론 로스 처토프 그룹 국장은 "미국이 북부 고지대에서 적대국에 이점을 내주는 것은 국가 안보에 치명적"이라고 경고했다.

◇ ‘그린란드-영국’ 잇는 전략적 요충지… 미사일 방어의 핵심

북극은 단순한 무역로를 넘어 미국의 본토 방위를 위한 ‘골든 돔(미사일 요격망)’의 전초기지다.

러시아나 중국, 북한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가장 짧은 비행 경로는 북극과 그린란드를 거치는 대원형 경로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에 대한 전략적 관심을 표명하며 미사일 감시 및 요격 능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북서항로를 이용할 경우 극동에서 유럽까지의 항해 거리가 약 4,500해리 단축된다. 2025년에만 1,800척 이상의 선박이 이 경로를 통과했으며, 중국 코스코(COSCO) 컨테이너선도 항해를 완료하는 등 상업적 가치가 급등하고 있다.

◇ 텍사스 조선소의 부활… 핀란드·한국식 견습 모델 도입


미국은 무너진 국내 조선업을 재건하기 위해 해외 선진 기술을 적극적으로 수입하고 있다.캐나다의 데이비 디펜스(Davie Defence)는 텍사스 갤번스턴과 포트 아서의 노후 조선소를 인수해 10억 달러를 투자한다. 이곳에서 총 5척의 극지 쇄빙선이 건조될 예정이다.

미국 노동자들은 세계 최고의 쇄빙선 건조국인 핀란드 헬싱키로 파견되어 기술을 배운다. 이는 한국의 한화필리 조선소가 인력을 한국 한화오션으로 보내 주당 1척의 선박을 건조하는 노하우를 배우게 하는 전략과 유사하다.

핀란드에서 제작되는 첫 두 척에 이어, 텍사스에서 건조되는 세 번째 쇄빙선은 2028년 착공해 2032년에 인도될 예정이다. 2,000명 이상의 숙련 인력이 이 프로젝트에 투입된다.

◇ 한국 조선 업계에 주는 시사점


미국의 쇄빙선 재건 계획은 한국 기업들에게 거대한 기회의 문을 열어주고 있다.

한화오션(필리 조선소)의 사례처럼 미국 내 노후 조선소 인수 및 현대화 사업에 한국의 스마트 야드 기술을 수출하거나,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시장에 깊숙이 참여할 수 있다.

쇄빙선은 극저온을 견디는 특수강과 복합 설계가 필요한 고부가가치 선박이다. 한국 조선사들이 보유한 LNG선 및 극지용 선박 건조 경험은 미국 조선업 부활의 핵심 파트너로서 매력적인 요소다.

미·러·중의 북극권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한국은 북극항로 이용을 위한 쇄빙 상선 기술 개발과 동시에 미국의 북극 안보 전략에 기술적·산업적 지원을 제공하며 동맹을 공고히 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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