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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토류 공급망 재편, 2027년 한국 방산에 '규격 인증' 충격 온다

광산 아닌 '정제·금속화' 기술 장벽… 미국이 틀어쥔 공정 지식의 독점 구조
미국 오하이오주 소재 나스닥 상장사 리얼로이스(REalloys)가 북미 유일의 중토류 금속화(Metallization) 시설로 미 국방부 공급망의 핵심 벤더로 올라서면서, 2027년부터 발효되는 미국의 중국산 희토류 조달 금지 규정이 한국 방산 수출 기업들의 인증 환경을 근본적으로 바꿀 전조가 보이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오하이오주 소재 나스닥 상장사 리얼로이스(REalloys)가 북미 유일의 중토류 금속화(Metallization) 시설로 미 국방부 공급망의 핵심 벤더로 올라서면서, 2027년부터 발효되는 미국의 중국산 희토류 조달 금지 규정이 한국 방산 수출 기업들의 인증 환경을 근본적으로 바꿀 전조가 보이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한국이 중국산 희토류를 줄이려면 광산 투자가 아닌 가공 기술 확보가 먼저다." 이 문장이 공허한 구호가 아니라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 오하이오주 소재 나스닥 상장사 리얼로이스(REalloys)가 북미 유일의 중토류 금속화(Metallization) 시설로 미 국방부 공급망의 핵심 벤더로 올라서면서, 2027년부터 발효되는 미국의 중국산 희토류 조달 금지 규정이 한국 방산 수출 기업들의 인증 환경을 근본적으로 바꿀 전조가 보이고 있다.
'2027년 데드라인' 규정에 따른 공급망 재편 현황. 도표=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2027년 데드라인' 규정에 따른 공급망 재편 현황. 도표=글로벌이코노믹


"채굴이 아니라 전환"… 중국이 30년 쌓은 공정 지식의 벽


희토류를 놓고 벌어지는 미중 패권 경쟁에서 결정적 병목은 채굴 단계가 아니다. 원광을 전기차 모터·전투기 레이더·미사일 유도장치에 들어가는 고순도 합금으로 전환하는 '금속화' 공정이 진짜 승부처다.
현재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정제 및 자석 생산의 약 90%를 통제한다. 지난 11일 글로브뉴스와이어와 오일프라이스의 지난 25(현지시각) 보도를 종합하면,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이 금속화 단계를 "중국 밖에서 재건하기 가장 어려운 구간"으로 명시했다. 수십 년간 축적된 운영 숙련도는 자본만으로 대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리얼로이스 연구개발 책임자 앤디 셔먼은 글로브뉴스와이어 보도에서 "원자재를 실질적 투입물로 전환하지 못하면 전 세계 광산이 전부 문을 열어도 중국 의존도는 1퍼센트도 줄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이 발언은 단순한 기업 홍보가 아니라, 한국이 지금껏 광산 지분 투자와 수입처 다변화에 집중해온 방식의 한계를 정면으로 지적한다.

캐나다-미국 2단 수직 계열화… '제로 차이나' 공급망 완성 가시화


리얼로이스는 지난 11일 캐나다 서스캐처원 연구위원회(SRC)와 협력해 오하이오에 '중국 외 최대 규모 중토류 금속화 시설(HREMF)'을 건립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사업비는 4000만 달러(602억 원)이며, 이미 5000만 달러(752억 원) 규모 주식 공모를 완료해 자금을 확보한 상태다.

공급망 구조는 '캐나다 분리·정제 → 미국 금속화'2단 수직 계열화다. SRC 새스커툰 시설은 인공지능(AI) 기반 무인 제어 체계를 도입했다. 5000개 데이터 포인트를 밀리초 단위로 감시하는 이 시스템은 기존 중국 시설이 80명을 투입해야 했던 공정을 6명으로 처리한다. 인력 효율은 13배 이상이다.

리얼로이스는 SRC 시설 생산량의 80%에 대한 독점 공급 계약을 보유하고 있다. 완전 가동 시 연간 네오디뮴-프라세오디뮴(NdPr) 525, 디스프로슘 산화물 30, 테르븀 15톤 생산이 목표다. HREMF2027년 상반기 초도 가동, 동년 중후반 완전 상업 생산이 일정이다. 이 시설은 중국산 장비·기술·소모품을 원천 배제하는 '제로 차이나 넥서스(Zero-China Nexus)' 설계를 채택해 2027년 미국 국방조달 규정 준수를 설계 목표로 명기했다.

여기에 더해 리얼로이스는 이달 18일 불화수소산(HF) 없이 희토류 불화물을 생산하는 공정도 자체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불화수소산은 희토류 가공에서 가장 위험한 화학 투입물 중 하나로,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중국 외 지역에서 환경 부담을 낮추면서 희토류 정제 공장을 운영하는 경로가 열린다.

리얼로이스는 20262월 블랙박스스탁스(Blackboxstocks)와 합병해 나스닥에 신규 상장한 소형주다. 복합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일정 지연이나 비용 초과 가능성은 여전히 실행 위험으로 남아 있다.

'2027년 데드라인' 규정이 공급 지형을 바꾼다

방위산업 공급망은 한 번 규격 인증(Qualification)을 획득하면 수십 년간 교체되지 않는 특성이 있다. 리얼로이스는 미 국립연구소와 10년 이상 협력하며 이 까다로운 인증을 이미 마쳤다. 국방군수청(DLA)의 사마리움·가돌리늄 생산 계약도 올해 확보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새로운 경쟁자가 동등한 인증 수준에 도달하려면 최소 3~7년이 필요하다"고 본다. 선점 효과가 해자(垓子)가 되는 구조다.

시장은 이 구도를 알루미늄의 알코아(Alcoa), 철강의 클리블랜드-클리프스(Cliffs)와 같은 '전환 역량 기반 독점' 모델로 읽고 있다. 공개 자료를 확인한 희토류 공급망 분야 전문가들에 따르면, 미 국방부가 방산 규격 적합 소재 공급자를 선정할 때 납기 안정성과 인증 이력을 가격보다 우선시하는 구조가 고착화돼 있어 리얼로이스의 선점 지위는 단기 경쟁으로 뒤집히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 방산·산업에 미치는 구조적 충격


이 흐름이 한국 기업에 던지는 함의는 단순한 소재 수급 차원이 아니다.

한국은 희토류 수요의 9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한다. 전기차 모터의 핵심인 네오디뮴 영구 자석은 대중국 수입 비중이 88%에 달한다(한국개발연구원·KDI). 20254월 중국이 정제 희토류 6종과 자석 수출을 특별 허가제로 전환하면서 자동차·디스플레이·반도체 업계의 공급망 불안이 이미 현실화됐다.

한국 공급망의 구조적 취약점은 '미드스트림(중간 가공)' 공백에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진단한 내용에 따르면, 원광을 산업 소재로 전환하는 정·제련 단계는 국내에 기술과 인프라가 사실상 없다. 한국의 소재 흐름은 '중국 원소재 → 일본 가공 소재 → 한국 완제품' 구조로 연결돼 있어, 중국이 일본을 조준한 수출 통제만으로 국내 생산 라인이 연쇄 타격을 입는다. 한중일 공급망이 서로 연결돼 있어 특정국이 받는 충격이 3국 간에 확산할 수 있다.

한국 정부는 올해 2월 희토류 17종 전체를 핵심광물로 지정하고 1조 원 규모의 '희토류 공급망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10대 전략 핵심광물 재자원화율 20% 달성을 목표로 설정했다. 방향은 맞지만, 전문가들은 국내 자립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투데이의 분석에 따르면, 희토류 정·제련 공정은 방사성 폐기물과 강산성 폐수를 동반해 국내 환경 규제 아래서는 인프라 구축 자체가 난관이다. 기술력을 매개로 미국·EU 주도 공급망에 자본 참여하는 방식이 현실적 대안으로 거론된다.

핵심 쟁점은 2027년 이후다. DFARS 규정은 무기 체계 전반에 적용되므로, 미군에 부품을 공급하는 한국 방산 기업의 공급망이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기존 계약의 연장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리얼로이스가 구축하는 북미 중토류 가공망은 한국 방산 기업이 이 인증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외부 접점이 될 수 있다.

문제는 다시 가공 단계로 돌아온다. 희토류 자원을 가진 나라는 많다. 전투기에 들어가는 자석을 만드는 나라는 극소수다. 한국은 어느 쪽에 속할 것인가. 2027년까지 남은 시간이 1년도 채 되지 않는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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