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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AI 패권 전쟁] 텐센트, 14억 위챗으로 AI 에이전트 선점… 알리바바 '기술 왕좌' 흔들

자율형 AI 비서, 다음 달 위챗 탑재 임박… "식당 예약·택시 호출 한 번에"
텐센트 시총 350억 달러 폭등·매수 의견 아시아 1위… 알리바바는 핵심 개발자 이탈
춘제 AI 보조금 전쟁 80억 위안 쏟아부어도 승자는 '생태계'가 결정
14억 명의 일상을 장악한 위챗(WeChat) 생태계를 앞세운 텐센트(Tencent)가 'AI 에이전트(Agentic AI)' 시대의 주도권을 빠르게 장악하는 반면, 기술 우위를 자랑하던 알리바바(Alibaba)는 핵심 인재 이탈과 상업화 부진이라는 이중고에 빠져들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14억 명의 일상을 장악한 위챗(WeChat) 생태계를 앞세운 텐센트(Tencent)가 'AI 에이전트(Agentic AI)' 시대의 주도권을 빠르게 장악하는 반면, 기술 우위를 자랑하던 알리바바(Alibaba)는 핵심 인재 이탈과 상업화 부진이라는 이중고에 빠져들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AI'대화 상대'에서 '실행 대리인'으로 진화하는 변곡점에서, 중국 IT 양강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14억 명의 일상을 장악한 위챗(WeChat) 생태계를 앞세운 텐센트(Tencent)'AI 에이전트(Agentic AI)' 시대의 주도권을 빠르게 장악하는 반면, 기술 우위를 자랑하던 알리바바(Alibaba)는 핵심 인재 이탈과 상업화 부진이라는 이중고에 빠져들고 있다. 이제 중국 AI 경쟁의 척도는 '모델 성능'이 아니라 '실생활 침투력'으로 옮겨가고 있다.
텐센트 vs 알리바바: AI 패권 경쟁 핵심 비교. 도표=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텐센트 vs 알리바바: AI 패권 경쟁 핵심 비교. 도표=글로벌이코노믹


QClaw·WorkBuddy 출시 직후 시총 4.6조 원 급증… 알리바바와 격차 2년 최대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7(현지시간) 텐센트가 기업용 자율형 AI 서비스 'QClaw''WorkBuddy'를 연달아 출시한 직후 주가가 6% 뛰었다고 보도했다. 시가총액 증가분은 약 350억 달러(52조 원), 텐센트가 알리바바와의 주가 수익률 경쟁에서 최근 2년 사이 가장 넓은 격차를 만들어낸 순간이었다.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텐센트에 대한 증권사 '매수(Buy)' 추천은 64건으로 아시아 전체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알리바바는 48건에 머물렀다.

AI 에이전트는 이용자의 직접 개입 없이 스스로 과업을 끝까지 수행하는 방식의 차세대 AI 서비스다. 검색하고, 예약하고, 결제까지 완료하는 일련의 행동을 AI가 자율적으로 처리한다. 텐센트 내부 관계자는 블룸버그에 이르면 다음 달 위챗 안에 자체 AI 에이전트를 정식 탑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기능이 가동되면 위챗 이용자는 앱 전환 없이 AI에게 "이탈리안 식당 내일 저녁 2명 예약해줘"지금 디디추싱으로 택시 불러줘같은 복합 실행 명령을 바로 내릴 수 있게 된다.

테크 리서치 뉴스레터 '인터커넥티드(Interconnected)'의 케빈 쉬(Kevin Xu)) 창업자는 "2026년은 AI 에이전트가 전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한 서비스 형태로 정착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텐센트가 오랫동안 축적해온 제품 경쟁력이 빛을 발할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JP모건의 알렉스 야오(Alex Yao) 애널리스트는 "결제·통신·검색·실행이 하나로 연결된 위챗의 생태계 장벽은 어떤 경쟁사도 단기간에 허물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알리바바의 역설… 세계 수준 AI 모델, 돈은 못 번다


초기 중국 LLM 시장을 선점했던 알리바바는 지금 역설적인 위기를 맞고 있다. 자체 개발 대규모 언어 모델(LLM) '통의천문(Qwen)'은 성능 지표상 오픈AI(OpenAI), 앤스로픽(Anthropic)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기술력을 실질적인 매출로 전환하는 상업화 단계에서는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조직 내부의 균열도 깊어지고 있다. 이달 알리바바 AI 기술의 핵심 인물이자 Qwen 모델 개발을 진두지휘했던 린쥔양(Junyang Lin)이 돌연 사임했다. 블룸버그가 접촉한 소식통에 따르면, 린쥔양의 연구팀과 알리바바 클라우드 부서 간 소통 단절과 내부 갈등이 이탈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가장 최근 공개된 Qwen 모델에 대해서도 내부에서조차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기술 리더십 공백이 가시화되고 있다.

알리바바는 향후 3년간 인프라·데이터센터 구축에 530억 달러(787800억 원)를 투입하겠다고 선언하며 반전을 꾀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은 대규모 투자 선언보다 지금 당장 실생활에서 작동하는 생태계에 더 높은 점수를 주는 분위기다.

춘제 AI 보조금 전쟁 80억 위안… 출혈 경쟁의 명암


올해 춘제(음력 설) 연휴는 중국 빅테크의 AI 점유율 전쟁터가 됐다. 모건스탠리 추산에 따르면, 연휴 기간 알리바바·바이트댄스(ByteDance)·텐센트·바이두 등 4대 기업이 자사 AI 앱 홍보에 투입한 금액은 80억 위안(17200억 원)에 달한다.

그러나 결과는 엇갈렸다. 텐센트의 AI '위안바오(Yuanbao)'는 보조금 살포가 끝나자 일일 활성 사용자(DAU)가 이전 수준으로 급락하는 '보조금 의존증'을 드러냈다. 반면 알리바바의 Qwen은 바우처 유효 기간을 길게 설정하는 전략으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이용자 유지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마틴 라우(Martin Lau) 텐센트 사장은 지난해 11월 기관 투자자 설명회에서 "위챗과 AI 에이전트의 결합은 수억 명의 이용자가 일상 속 수많은 과업을 처리할 수 있도록 돕는 장기적 핵심 비전"이라고 강조했다. 단기 이용자 유인보다 생활 깊숙이 AI를 파고드는 '침투 전략'이 장기 승부처라는 의미다.

카카오와의 구조적 유사성… 텐센트 모델이 한국에 던지는 질문


텐센트의 전략은 국내 AI 시장에도 적잖은 신호를 던진다. 카카오(Kakao)는 약 4800만 명의 월간 활성 이용자를 보유한 메신저 중심 생태계를 갖췄다는 점에서 위챗과 구조적으로 유사하다. 카카오 역시 카카오톡 기반의 AI 서비스 확장을 추진 중이지만, 결제·예약·교통을 통합하는 AI 에이전트로의 진화는 아직 초기 단계라는 평가가 업계에서 나온다.

국내 AI 업계 관계자는 "AI 에이전트 경쟁의 승패는 결국 얼마나 많은 사람이, 얼마나 깊이, 얼마나 자주 쓰느냐에 달려 있다""텐센트 사례는 생태계 선점이 기술 우위보다 훨씬 강력한 진입 장벽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입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AI 패권 경쟁의 교훈은 단순하다. 더 똑똑한 AI를 만드는 것과 더 많은 사람이 매일 쓰는 AI를 만드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14억 명의 일상 속으로 파고드는 텐센트의 역습이 '기술 왕국' 알리바바의 왕좌를 실질적으로 흔들 수 있을지, 그 귀추에 전 세계 IT·금융 업계의 시선이 쏠려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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