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바·슈난 공장 가동률 저하… 일본 내 에틸렌 시설 절반이 생산 감축 돌입
중동발 나프타 부족이 ‘산업의 쌀’ 직격탄… 자동차·가전·생필품 가격 도미노 인상 우려
중동발 나프타 부족이 ‘산업의 쌀’ 직격탄… 자동차·가전·생필품 가격 도미노 인상 우려
이미지 확대보기일본 2대 석유 기업인 이데미쓰 코산(Idemitsu Kosan)은 원료인 나프타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국내 핵심 공장 두 곳의 에틸렌 생산량을 줄이기 시작했다고 17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이는 중동발 에너지 위기가 단순한 유가 상승을 넘어, 플라스틱과 섬유 등 현대 산업 전반의 기초 소재 공급망을 마비시키는 ‘실물 경제 쇼크’로 전이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 일본 에틸렌 생산 능력 16% ‘마비’… 이데미쓰의 비상등
이데미쓰 코산은 월요일부터 치바현 이치하라 공장과 야마구치현 슈난 공장의 가동률을 하향 조정했다.
두 공장은 일본 전체 에틸렌 생산 능력의 약 16%를 차지하는 중추 시설이다. 중동에서 수입되는 나프타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구조 탓에 호르무즈 해협 봉쇄의 직격탄을 맞았다.
이데미쓰의 감산 합류로 일본 내 12개 에틸렌 생산 시설 중 최소 6곳(절반)이 감산에 돌입했다. 앞서 미쓰비시 화학이 3월 6일부터 이바라키 공장 가동률을 낮췄으며, 미쓰이 화학 역시 9일부터 치바와 오사카 시설의 생산량을 줄인 상태다.
◇ ‘중동 의존도 70%’의 덫… 나프타 공급 절벽 현실화
일본 석유화학 업계가 이토록 취약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원료인 나프타의 높은 해외 의존도 때문이다.
일본은 나프타 수요의 60%를 수입하며, 그중 약 70%를 중동 지역에 의존하고 있다. 해협이 막히면서 대체 공급선을 확보하지 못한 공장들이 원료 고갈 위기에 처한 것이다.
나프타를 열분해해 얻는 에틸렌과 프로필렌은 '산업의 쌀'로 불린다. 식품 포장 필름, 타이어, 자동차 범퍼, 가전제품 외장재, 의류 소재 등 우리가 사용하는 거의 모든 공산품의 기본 원료다.
나프타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기 때문에 단기간에 공급처를 다변화하거나 대체 물질을 찾기가 극히 어렵다.
◇ 도미노 물가 인상 우려… 아시아 공급망 ‘비상’
전문가들은 이번 에틸렌 감산 사태가 아시아 전역의 물가 상승을 부채질하는 ‘그린플레이션(Greenflation)’ 이상의 공급망 쇼크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한다.
에틸렌 공급이 줄어들면 플라스틱 부품 수급이 어려워진 토요타, 소니 등 일본 대표 제조사들의 완제품 생산 단가 상승과 출고 지연이 불가피하다.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 중국 등 중동 나프타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의 에틸렌 가격이 동반 상승하면서, 역내 전체 석유화학 제품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 한국 석유화학 업계에 주는 시사점
일본 기업들의 잇따른 감산 소식은 동일한 공급망 구조를 가진 한국 석유화학 기업들에게도 강력한 경고 메시지다.
LG화학, 롯데케미칼 등 국내 기업들은 중동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미국산 셰일가스 기반 에탄 분해 시설(ECC) 비중을 높이거나, 동남아 및 북미로 수입선을 다변화하는 전략을 더욱 가속화해야 할 것이다.
원료 가격 변동성이 극심한 시기인 만큼, 무리한 가동보다는 수익성 중심의 가동률 조정과 비축 재고의 효율적 배분이 필요한 시점이다.
범용 에틸렌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보다는 탄소 포집 기술(CCUS)을 결합한 친환경 플라스틱이나 고기능성 소재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여 에너지 쇼크에 견딜 수 있는 체력을 길러야 할 필요가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